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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쿠거> [No.139]

글 |나윤정 사진제공 |쇼플레이 2015-05-12 4,950

그녀들의 과감한 매력 발산




요즘 누나들의 로맨스가 심상치 않다. 예전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연상녀와 연하남 커플이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이런 세태를 반영해 대중문화 속에서도 연상 연하 커플이 대세다. 화제의 드라마 <밀회>에선 김희애가 무려 열아홉 살 연하인 유아인과 호흡을 맞추며, 특급 사랑을 그렸다. 누나들의 당당한 로맨스는 무대에서도 빛난다. 뮤지컬 <쿠거>는 제목 그대로 쿠거족의 이야기다.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연하남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상녀들. 세상은 이들을 ‘쿠거’라 부른다. 본래 쿠거는 고양이과의 맹수로, 먹이를 찾을 때까지 어슬렁거리는 습성을 지녔다. 이런 모습을 빗대어 늦은 밤까지 자신을 만족시켜줄 파트너를 찾아다니는 나이 든 여성을 쿠거라 불렀는데, 지금은 연하남과 사랑을 나누는 여성들까지 아우르는 말이 됐다.

<쿠거>는 작가 돈나 무어가 극작과 작곡을 맡아 8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린 테일러 코벳의 연출로 201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2년 동안 300회 이상의 공연을 매진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섹스 앤 더 시티>처럼 과감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 작품은 특히 40~5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단순히 여성 관객들을 겨냥한 시각적인 퍼포먼스 쇼가 아니라 현 시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드라마를 강조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쿠거>에는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릴리, 클래리티, 메리-마리, 이 세 사람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싱글’이란 공통점이 있다. 답답했던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 뒤 새 삶을 시작하려 하는 릴리, 인생을 즐기고 싶은 욕망을 숨긴 채 쿠거족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여성학자 클래리티, 이 둘은 우연한 계기로 완벽한 쿠거의 삶을 살고 있는 메리-마리의 술집을 찾게 된다. 메리-마리의 가게를 오가며, 젊은 남자와의 사랑에 눈뜨게 된 릴리와 클래리티. 그 과정에는 약간의 오해와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지만, 결국 세 사람은 화려한 쿠거가 되어 성적 만족뿐 아니라 삶의 행복까지 찾는 기쁨을 누린다. 사랑 앞에서, 인생 앞에서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들은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친구가 된다.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인 이번 공연은 특히 여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기대를 모은다. 순수함이 매력적인 릴리 역은 개성 뚜렷한 두 배우 박해미와 김선경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완고한 겉모습 안에 남다른 욕구를 숨기고 있는 클래리티 역은 최혁주와 김혜연이 더블캐스팅 됐다. 유쾌하고 생기 넘치는 쿠거인 메리-마리는 지난해 <레베카>의 반 호퍼 부인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 김희원이 맡아 특유의 유머 감각을 뽐낼 예정이다. 그리고 무대에는 세 명의 여배우 외에 한 명의 남배우가 더 출연해 청일점 역할을 한다. 20대의 훈남 벅, 네일샵 주인 이브, 트와일라잇 소년, 알몸의 피터 등을 연기하는 멀티맨에는 이주광과 조태일이 이름을 올려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한줄평 거침없지만 여운을 남기는 여자들의 이야기

4월 10일~7월 26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1588-521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9호 2015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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