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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MUSICAL]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No.158]

글 |박보라 사진제공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2016-11-15 4,186

사랑을 이야기하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1월 5일 ~ 2017년 1월 22일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



백석의 사랑 이야기가 뮤지컬로 태어난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초연을 앞두고 있는 것. 작품은 평소 백석의 시를 좋아했던 박해림 작가와 채한울 작곡가가 만나 탄생했다. 올해 초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스튜디오에 올린 트라이아웃 공연이 당시 호평을 받아 정식 공연이 확정됐다.


시인 백석은 천재적인 재능과 훤칠한 외모로 당시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명한 것은 백석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 기생 자야 김영한과의 러브 스토리다. 3년간 짧은 동거 생활을 한 두 사람은 해방 이후 북한에 남은 백석으로 인해 영원히 이별하게 된다. 남한에 혼자 남겨진 자야는 대한민국 3대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을 세워 어마어마한 부를 얻었다. 그녀는 폐암으로 죽기 전 약 1,000억 원 상당의 대원각을 법정 스님에게 기부한다. 자야는 ‘전 재산이 아깝지 않냐’는 한 기자의 말에 “1,000억 원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라는 백석을 향한 그리움이 담긴 유명한 말을 남긴다.



백석과 자야의 러브 스토리를 주목한 작품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나와 타나샤와 흰 당나귀>는 생이별 후 오랜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자야 앞에 갑자기 젊은 백석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뜨겁게 사랑했던 당시의 젊은 모습으로 나타난 백석은 자야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과거로 돌아간 자야는 백석에게 ‘나처럼 천한 여성을 한 시인이 사랑해서, 한 줄 나타샤로 만들어준다면 기꺼이 그렇게 살겠다’면서 평생 그를 향한 마음을 되새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마치 계속 곱씹으며 음미하는 시처럼 자야와 백석을 그리는데, 자야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바라본 백석과의 사랑은 잔잔하고 차분해 가슴이 시리다. 오세혁 연출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을 지나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 순리적인 세월의 흐름과 이에 따른 사랑의 온도를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석의 시와 시어를 노래 가사에 담아 이들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 특징. 채한울 작곡가에 따르면 작업 초창기에는 ‘겨울 나그네’나 ‘시인의 사랑’처럼 시에 곡을 붙인 낭만주의 시대의 연가곡을 염두에 두고 곡을 창작했다. 뮤지컬 넘버들은 곡마다 이어지는 백석의 시를 통해 자야를 향한 애틋함과 시에 담긴 정겨운 성격을 드러냈다. 백석과 자야가 함흥의 기방에서 처음 만나 밤을 지새우며 눈을 맞는 ‘정주’, 백석이 만주에서 자기 존재에 대한 고민과 쓸쓸함을 겪으며 스스로 정화하는 과정을 그린 ‘어느 사이에’,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의 넘버가 돋보인다.


연출은 연극 <보도지침>,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오세혁이 맡는다. 작가들의 선망의 대상인 천재 시인 백석 역에는 강필석, 오종혁, 이상이가 캐스팅돼 각각 다른 매력의 백석을 선보인다. 백석을 만나 사랑을 나누다 안타깝게 헤어지는 자야 역에는 정인지와 최연우가 더블 캐스팅됐다. 여기에 작품에서 백석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아버지가 되기도 하는 사내 역은 안재영, 유승현이 번갈아 맡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8호 2016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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