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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VIEW] <서울의 달> [No.159]

글 |박보라 사진제공 |서울뮤지컬단 2016-12-13 4,725

고단한 서울살이

<서울의 달>




서울 산동네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 <서울의 달>이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로 재탄생된다. 잊고 있던 추억과 공감, 힐링 요소를 무대로 가져온 작품은 남녀노소에게 큰 공감을 자아낼 예정. 12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달’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산동네 이야기 


1994년 대한민국을 안방으로 모이게 한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을 기억하는가. 당시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지금도 종종 회자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운경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80여 부작의 <서울의 달>은 인생의 성공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두 시골 청년의 이야기로, 서울 산동네 소시민의 고단한 세상살이와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김운경 작가 특유의 익살스럽고 맛깔스러운 대사, 무신경하게 툭툭 내뱉는 인물들의 표현이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웃음 포인트와 매력으로 꼽히며 사랑을 받았다. 일명 ‘막장’ 요소들을 찾아볼 수 없는 대신 힘겨운 삶 속에도 자신들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는 우리네 모습이 녹아든 것도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또한 당시 무명이었던 한석규의 캐스팅과 최민식, 김용건, 백윤식 등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은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동안 하이틴 스타 이미지가 강했던 채시라는 우유부단하고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는 불쌍한 여주인공 영숙 역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서울의 달>은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야망을 심어준 작품으로 꼽히는데, 드라마 대사로 나온 ‘보이즈 비 엠비셔스(Boys be ambitious)’는 단숨에 청년들의 유행어로 솟아올랐을 정도다. 이외에도 초보 제비 역인 김영배가 춤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등장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이라는 대사는 큰 화제를 얻어 같은 제목의 가요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작품은 야망과 꿈을 소재로 했지만,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것은 바로 파격적인 결말. 제비족이자 사기꾼인 주인공이 원한을 품은 여자의 사주로 동네 쓰레기통 옆에서 죽임을 당하는 엔딩은 강렬한 충격을 전했다. 그래서 KBS에서는 카바레와 빈민가를 배경으로 제비족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방송할 수 없다며 <서울의 달> 방영을 거절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드라마의 주 촬영지자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혔던 약수동은 방영이 끝난 후 재개발로 사라졌다.




청춘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              


작품의 총예술감독인 서울시뮤지컬단 김덕남 단장은 “<서울의 달>은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하는 복고 취향의 뮤지컬이 아니라 지금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삶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노우성 연출은 작품을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인 1994년이 아니라 2016년, 현재의 서울로 배경을 옮길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서울의 달>은 과거 달동네에서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청춘뿐 아니라 현재 삭막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연민을 다룰 수 있게 됐다. 특히 80부작이 넘도록 거대하고 촘촘하게 짜인 드라마는 뮤지컬로 각색되면서 큰 변화를 겪을 예정. 사실 각색 작업 초창기에는 <서울의 달>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버리기 아까운 대사,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두 뮤지컬 속에 담기 위해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펼쳐 놓는 구조의 이야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주변 인물을 축소하거나 제거하고 주인공인 홍식과 춘섭의 이야기인 ‘차가운 도시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강조해 2016년 <서울의 달>이 탄생했다. <서울의 달>은 변방 출신 ‘흙수저’ 홍식과 춘섭의 꿈을 향한 서울살이를 그린다. 특히나 작품은 홍식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현대인이 끊임없이 추구해 온 ‘꿈’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서울의 달>은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넘버를 중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제목과 동명인 ‘서울의 달’은 대표 넘버로, 낭만과 슬픔이 혼재된 순수한 인물들을 투영한다. 이 곡은 주인공들의 메인 테마로도 작품 곳곳에 등장해 강렬한 중독성을 남긴다. 이외에도 원작 드라마에 삽입된 ‘서울 이곳은’ 등의 정감 있는 곡들 또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작품에는 현재 공연계에서 주목을 받는 젊은 창작자들이 뭉쳤다. 최근 <에드거 앨런 포>, <페스트> 등의 작품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노우성 연출, <셜록홈즈>와 <프라미스>를 작곡한 최종윤 작곡가가 <서울의 달>을 위해 힘을 합쳤다. 여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등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성수 음악감독, 김경엽 안무가 등이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이번 <서울의 달>은 김성수 음악감독의 역할이 컸는데, 드라마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작품을 탄생시켜야 했기 때문. 최종윤 작곡가는 “김성수 음악감독은 음악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음악감독으로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야심찬 청춘인 홍식 역에는 배우 이필모와 허도영이 캐스팅됐다. 홍식의 고향 친구이자 투박하고 고지식한 소박한 청춘, 춘섭은 서울시뮤지컬단의 간판 배우 박성훈과 이승재가 열연한다. 또 홍식의 연인 영숙 역으로는 홍은주가, 드라마에 없는 새로운 인물인 홍식과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부서현 역으로는 배우 유미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12월 10~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39-177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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