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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그날들> 양요섭 [No.161]

글 |나윤정 사진 |배임석 2017-03-06 6,519

앞으로 향한
믿음



어느덧 양요섭에게 뮤지컬 배우란 수식어가 익숙해졌다. 그는 아이돌 비스트 멤버로서만이 아닌 뮤지컬 배우 양요섭으로서도 자신의 무대를 차곡차곡 꾸려왔다. 2011년 <광화문 연가>로 뮤지컬 데뷔 후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풀하우스>, <조로>, <로빈훗>, <신데렐라>까지, 개성 있는 캐릭터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던 양요섭. 이번에 그는 <그날들>의 정의감 넘치는 청와대 경호원 무영을 맡아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관객들의 기대를 조금의 모자람 없이 채워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의 굳은 각오는 왠지 더욱 믿음직한 무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터닝 포인트가 된 순간들


<신데렐라> 이후 일여 년 만에 뮤지컬로 복귀하게 됐네요.
감회가 새롭네요. 뮤지컬 무대가 굉장히 그리웠어요.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더라고요. 더욱이 <그날들>이란 대작으로 컴백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특히 어떤 점이 그리웠어요?
연습 과정에서 선배님들과 여러 가지 약속을 하고, 그것을 무대에서 지켰을 때 큰 희열을 느꼈어요. 대사를 주고받을 때, 빠른 템포의 액션을 해냈을 때, 서로 약속한 것들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 그 순간의 희열을 절대 잊지 못하겠더라고요. 뮤지컬 할 때마다 이런 점이 제일 좋았어요. 그래서 계속 뮤지컬 무대가 생각나고, 그리웠어요.


<그날들>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욕심날 수밖에 없는 무대였어요. 무엇보다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도 큰 몫을 차지한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뭐예요?
이루고 싶은 건 참 많죠. 무엇보다 아이돌 양요섭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뮤지컬 무대에서만큼은 관객들에게 뮤지컬 배우로 보이길 원해요. 물론 그러려면 제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 공연 이후에도 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맡으며 뮤지컬 배우로서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


김광석 세대가 아니어서 그의 노래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어렸을 때부터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김광석 선배님뿐 아니라 유재하 선배님의 음악도 좋아했어요. 제가 처음부터 그들의 음악을 스스로 찾아 들었던 건 아니에요. 어린 시절에 가사를 적으면서 음악 공부를 해보려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 주변에서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을 추천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들의 음악을 알게 되었죠. 실제로 찾아 들었는데 좋은 곡들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한창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에 빠지게 되었어요.


특히 어떤 곡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예전에는 ‘사랑했지만’이나 ‘그날들’이 좋았어요. 그런데 요즘엔 ‘서른 즈음에’가 참 와 닿더라고요. 어느덧 이십 대 후반이 되어 차에서 이 노래를 듣는데, 가사가 정말 공감 가는 거예요. 너무 신기한 게 예전에는 이런 감정을 전혀 못 느꼈거든요. 그런데 막상 서른 즈음에 가까워지니, 정말 이 나이대의 모든 걸 대변해 주는 노래 같더라고요. 사람들이 왜 이 노래를 명곡이라 하는지 절실히 느꼈어요.


<그날들>을 처음 접했을 땐, 어떤 매력을 느꼈나요?
일단 시간 배열이 독특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드라마가 어렵지 않고, 관객들이 많은 걸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가 전개되었어요. 또 뮤지컬 넘버가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음악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좋더라고요. 지루할 틈이 없는 극이었어요.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다 좋아서 하나를 꼽기가 참 어려운데요. 그래도 제가 무영 역이다 보니, 그가 등장하는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 특히 무영과 그녀가 함께 ‘먼지가 되어’를 부를 때가 참 좋더라고요. 무영이가 사랑스럽기도 하고, 남자답기도 하고, 참 멋있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사랑했지만’을 부르기 전, 그녀를 떠나보내는 장면도 인상적이에요.


자신이 맡은 무영 역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어떤 표현이 좋을까요?
정의의 사도! 무영이는 연습할 때마다 색다르게 다가오는 캐릭터예요. 처음 봤을 때는 장난을 좋아하는 멋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정의의 사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도 있거든요. 그런 점이 진짜 멋있어요.


요섭 씨도 그런 편인가요?
물론 제 가슴 안에서는 정의가 살아 숨 쉬고 있어요. (웃음) 하지만 무영만큼 그것을 행동하고 표출하지는 못해요. 무영처럼 칼같이 단도직입적인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정학과 무영의 중간 정도랄까요? 그렇지만 정학에게 조금 더 가까운 편인 것 같아요.


그럼 실제 성격 중 어떤 점이 무영과 닮았나요?
사실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그 점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 봤어요. 무영의 성격 중 어떤 부분이 나와 가장 비슷할까? 아무래도 친구와 있는 모습 같아요. 무영이 정학과 있을 때, 막 장난도 치고 재밌는 말장난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모습이 저와 가장 흡사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이전 역할과 비교했을 때 무영은 어떤 점에서 가장 도전적인가요?
가장 도전적인 모습은 유준상, 이건명 선배님 등 많은 형님들에게 “야”라고 부를 때 나와요. (웃음) 그게 스스로의 틀을 깨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고요. 많은 형님들과 극 중에서 친구로서 연기해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도전이에요. 


무영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잖아요.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거예요?
무영도 분명히 많은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럼에도 이 선택밖에 없다고 느꼈으니 실행을 했겠죠. 하지만 저는 조금 더 생각해 봤을 것 같아요. 둘 다 살아남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정학의 대사처럼 ‘모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제 성격엔 그게 더 맞거든요.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찾아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무영은 희생을 택했기에 멋있는 남자 같아요.


그렇다면 요섭 씨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랑은 어떤 모습인가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거요. 그게 진짜 이상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는 게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그 사람 자체로 있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성숙함이 이뤄낼 성장


2년 전 이맘때, <더뮤지컬>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새해 키워드로 ‘웃음, 행복, 기쁨’을 꼽았어요. 어느덧 2017년이 되었는데, 올해 양요섭의 키워드는 뭐예요?
일단 행복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키워드고요. 올해는 건강과 사람, 그리고 행복!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어떤 시간이었나요?
2016년은 정말 ‘서른 즈음에’란 곡과 어울리는 해였어요.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여러 가지 관계들이 그랬죠. 아무래도 가장 큰 건 소속사를 옮긴 일이에요. 그 과정에서 저희를 찾아주신 회사도 있지만, 여러 고민 끝에 저희가 소속사를 설립하게 됐죠. 그러면서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으면서 한층 성숙해진 한 해가 되었어요. 그래서 ‘서른 즈음에’란 곡이 더 깊이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이제 뮤지컬 배우로서도 경력이 꽤 쌓였어요. 2011년 <광화문 연가>로 데뷔한 이후 벌써 7번째 작품이에요. 그동안의 무대를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뭐예요?
<조로>! 다른 작품들도 막공 때 울컥했지만, <조로> 때는 정말 노래를 부르지 못할 정도로 펑펑 울었어요. 처음 해보는 고난도의 액션들도 많았고, 그때 한창 그룹 활동과 겹쳐 있어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성장의 거름이 된 것 같아 더욱 애틋하죠.



반면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 있나요? 지금 다시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작품이요.
돌이켜보면 다 아쉬움이 남아요.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데뷔작이었던 <광화문연가>에요.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요. 극을 완벽히 이해하고 지용 역에 완전히 녹아들어 연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다시 할 수 있다면, 지용 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고, 더 잘 표현해 내고 싶어요.


앞으로 뮤지컬에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뭐가 있어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죠. <모차르트!>도 해보고 싶고, <엘리자벳>의 토드 역도 맡아보고 싶어요. 굉장히 강렬하고 센 캐릭터를 한번 연기해 보고 싶거든요. 또 기회가 된다면 악역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참 많아요.


열심히 일하는 만큼 휴식도 필요할 텐데, 이번에 <그날들> 공연이 끝나면 뭘 하고 싶어요?
여행 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지금은 여행 가기가 조금 힘들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럽에 가고 싶어요. 아까 팀 멤버들이랑 단체 카톡방에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각자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끝나면 다 같이 일본으로 갔다 오자는 말을 했어요. 일본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온천도 가면 참 좋겠죠. (웃음)


지금 이 순간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을 하나 꼽는다면 뭐예요?
제가 정말 이루고 싶은 소원은 아주 큰 성공이에요. 지금 소속사를 옮기고 굉장히 많은 생각들이 드는 시기거든요. 그러다 보니 하는 것마다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저 개인적인 일뿐 아니라 팀 멤버들의 일 모두가 잘 이루어졌으면 해요. 새로운 소속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 만큼, 올해는 굉장히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거라 기대해요. 가수 양요섭으로서, 뮤지컬 배우 양요섭으로서, 성장하기 좋은 시기가 될 거라 믿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1호 2017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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