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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2) 2012 기대주, 한지상 [No.100]

글·진행|이민선, 김유리 |사진|김호근 |메이크업·헤어|수 (Soo’s Odor 02-549-3330) 2012-01-20 5,488

긴 기다림의 끝, 빛을 향해 걸어가다

 

<넥스트 투 노멀>이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공식 보도 이후, 박칼린 음악감독이 20년 만에 배우 복귀를 선언한 것만큼이나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은 한지상의 귀환이다. 감미롭고 맑으면서도 고음에서는 힘 있게 쭉쭉 뻗어 나가는 그의 믿음직한 보컬이 그리웠던 건 공통적이었던 듯. 제대를 삼 개월 앞두고 경찰복에 까칠한 머리를 한 한지상이 <넥스트 투 노멀> 제작 발표회에서 영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소개하며 ‘I`m Alive’를 불렀다. 그가 맡은 게이브의 존재를 알려주는 곡이기도 했지만 배우 한지상의 복귀를 알리기에도 절묘한 선곡이었다. 

 

사실 배우 한지상은 입대 전에도 관객으로 하여금 기대를 품게 하는 배우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한 믿음을 품게 하는 배우. 2005년 <그리스> 이후 <알타보이즈>, <스위니 토드>, <밴디트>, <대장금>을 거치며 차근차근 한 걸음씩 옮기는 건실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가슴속 차곡차곡 쌓아 온 분노를 폭발적인 성량으로 풀어냈던 <스위니 토드>의 토비아스와 고궁 뮤지컬 <대장금>의 중종은 배우 한지상이라는 이름을 관객에 각인시켰고, 관객들의 호감과 신뢰를 얻게 했다. 그 여세를 이어갔다면 좋았겠지만, 2009년 <돈 주앙>, <어쌔신>을 마치고, 아쉽게도 그는 조용히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군인 신분임에도 제작사의 배려로 무사히 오디션을 치렀던 <넥스트 투 노멀>, 그 안에서 자신의 옷을 찾아 입은 그는 자신의 복귀가 화제가 된 이유를 작품과 캐릭터의 덕으로 돌린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란 특수성이 매력적이죠. 그리고 그가 가족에 끼치는 영향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너무 좋은 역할을 다행히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가 공연계를 비운 2년 사이, 82년생 동갑인 김무열과 홍광호는 뮤지컬 계를 대표하는 주역 배우로 성장했다. 가까운 사이기 때문에 더더욱 조바심이 났을 법도 하다. “그 사이 한 친구는 700만 배우가 되어 있고, 한 친구는 세계 최연소 팬텀이 되어 있었어요. 조바심이 많이 났죠. 하지만 그럴수록 실력을 키워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더더욱 하게 됐어요.”

 


한지상의 ‘준비’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연기적인 부분이다. “늘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에요.” 이것은 데뷔 이후 그가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가치이기도 하다. <스위니 토드>의 토비아스, <대장금>의 중종, <돈 주앙>의 라파엘과 <어쌔신>의 사무엘 비크, 그가 맡았던 역할들은 모두 유약해 보이지만 가슴에 뜨거움을 품고 어느 순간 확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일견 공통적이다. “진정성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사실 누구나 조금은 다중인격을 가지고 있고, 극단적인 심경의 변화를 경험하잖아요. 그런 리얼리티에 관심이 많아요.” 이런 연기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 2006년 대학 선후배인 김무열과 김대명, 한지상이 만든 ‘반상회’ 활동이다.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서로의 마음을 다잡아 주는 중요한 모임으로 정말 다른 성향의 친구들이지만 연기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일 수 있는 그런 결사체다. 


“무대를 많이 기다렸어요. 400일, 300일, 200일 처음엔 조바심 내며 기다리다가, 나중에는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기다리게 됐죠. 그런 제게 <넥스트 투 노멀>은 제대 후 사흘 만에 복직을 시켜준 고마운 작품이고, 가족 같은 선배님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좋은 에너지를 다시 얻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끼게 하는 작품이에요. 감사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려고요.” 새로이 다시 다가온 빛을 향해 한지상은 그렇게 그 믿음직스런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0호 2012년 1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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