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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OH! BROADWAY] 변화하는 브로드웨이 티켓 문화 [No.180]

글 |여태은 뉴욕 통신원 2018-09-06 6,055

변화하는 브로드웨이 티켓 문화  



 

뉴욕 극장가에 등장한 모바일 티켓

요즘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는 바코드가 입력되어 있는 종이 프린트 티켓을 들고 입장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티켓은 최근 몇 년 사이 브로드웨이에 떠오른 새로운 티켓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긴 어렵다. 브로드웨이에서 모바일 티켓이 상용화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비롯한 장·노년층이 현지의 주된 관객층이며, 또한 뉴욕 외부에서 온 미국인 또는 해외 관광객들이 관람객의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공연 마케팅에서 전통적인 옥외광고(뉴욕 타임스퀘어에 즐비한 광고판들 중 다수가 관광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브로드웨이 공연 홍보 광고이다)나 라디오, TV 광고, 그리고 우편을 통한 광고지 배포가 여전히 중요한 전략으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 1월, 북미 상업 프로듀서·공연장 협회인 브로드웨이리그에서 발표한 2016-17시즌 관객 구성에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관객의 평균 연령은 여전히 만 41.7세로 높고(50세 이상의 관객이 전체 관람객의 32%를 차지한다), 전체 관람객의 절반을 훌쩍 넘는 61%가 관광객이다. 이들 중 절반의 관객이 미국의 티켓 판매 업체 티켓마스터 같은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구매하는데, 온라인에서 예매한 티켓을 수령하는 방법은 미리 우편으로 티켓을 배송받거나 당일 매표소에서 티켓을 수령하거나 아니면 이메일로 발송된 바코드 티켓을 직접 프린트해 가는 것이다. 물론 극장의 매표소에서 직접 티켓을 구매하거나 TKTS와 같은 공식 할인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할 때는 극장에서 발행하는 기존의 티켓을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라면 이 종이 티켓에도 바코드가 있어 대부분의 극장에서 티켓 검표를 할 때 스캐너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브로드웨이의 거대 극장 그룹 ‘빅 3’으로 꼽히는 쥬잠신사나 네덜란더사에서 운영하는 극장들 외에 다른 극장들(특히 오프브로드웨이의 극장들)에서는 아직 공연장 안내원이 직접 티켓을 검수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티켓 마케팅 전략

뉴욕 공연계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오프브로드웨이의 대다수는 비영리단체로, 뉴요커를 대상으로 하는 회원제(Subscription) 같은 멤버십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는 1년간 해당 단체의 라인업 티켓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갈라쇼 같은 특별한 이벤트에 초대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때문에 중장년, 노년층 회원들의 탄탄한 지지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오프브로드웨이 비영리단체들의 핵심 재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기존 회원들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회원수가 급감하여 멤버십 제도에 존폐의 위기가 닥치자 앞으로 단체를 지원해 줄 젊은 관객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브로드웨이나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텁허브(이베이 산하의 티켓 양도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웹, 모바일 모두 사용 가능)나 투데이틱스(브로드웨이·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할인 티켓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하여 최대 70퍼센트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큰 할인율만큼 좋은 좌석을 선택할 수는 없으며, 서비스에 상응하는 비용이 따로 청구되고, 모바일 티켓을 다운로드받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 외부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종이 티켓을 받아 입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밀레니얼을 위한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기존에 브로드웨이에서 저렴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으로 로터리 티켓(공연 당일까지 판매되지 않은 좋은 좌석 일부를 추첨에 뽑힌 사람들에게 $30~40에 판매하는 제도)과 러시 티켓(오전에 매표소를 열자마자 당일 공연의 일부 시야 제한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제도)이 있었는데, 직접 공연장 매표소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었던 이 티켓들이 이제는 디지컬 모바일 로터리와 러시 티켓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다. <알라딘>, <라이온 킹>, <아나스타샤>, <디어 에반 한센> 등의 인기 공연들이 모바일 로터리 티켓을 제공하며 각 공연의 웹사이트를 통해 로터리 티켓을 신청할 수 있고, 투데이틱스 같은 할인 티켓 플랫폼을 통해서도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의 디지털 모바일 러시 티켓을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다. 로터리 티켓을 신청할 때 페이스북에 해당 작품을 공유하면 추첨 확률을 높일 수 있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작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로터리 티켓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해밀턴>은 공식 웹사이트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뉴욕이나 런던뿐 아니라 투어 중인 모든 공연의 디지털 로터리 티켓을 신청할 수 있고, 당첨되면 단돈 십 달러(현재 <해밀턴> 뉴욕 공연은 가장 저렴한 티켓가가 400달러를 훌쩍 넘는다)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브로드웨이에서도 극장이나 작품에 따라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티켓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를 예매하는 과정에서 직접 QR코드 티켓을 경험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런던에서 뉴욕으로 건너오길 엄청 기다린 공연인 터라 티켓마스터의 치열한 예매 경쟁을 뚫고 예매에 성공해 공연을 관람하기까지 무려 여섯 달이 걸렸는데, 티켓마스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QR코드를 받은 것은 공연일로부터 3일 전이다. 아마 인기 공연인 만큼 불법적인 암거래를 막기 위해 공연 직전 QR코드를 발급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인기 뮤지션들의 대형 콘서트의 경우, 엄청난 수의 젊은 관객을 수용하기 위해 티켓마스터 같은 티켓 판매 업체에서 편의상 QR코드를 발급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티켓을 주로 이용한다.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아직 장·노년 관객층을 고려한 고전적인 티켓 판매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젊은 관객층을 개발, 유치하기 위해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한 티켓 판매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0호 2018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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