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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TWEETVIEW] <머더 발라드> 원미솔 음악감독 [No.123]

진행·정리 | 안시은 2014-03-12 4,913

채움은 비워야 가능한 것

<머더 발라드>는 노래로만 진행되는 성스루 뮤지컬이자 록 뮤지컬로 새로운 형식을 덧입힌 작품이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이 작품에서 똘똘 뭉친 사람들과 음악 이야기, 15년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겪은 아티스트로서의 고뇌와 생각들을

솔직하고도 유쾌하게 꺼내놓았다. @lovethemusical로 보내온 독자들의 질문과 만났던 트윗뷰 타임라인의 기록들이다.

 

 

 

음악감독×15년

@theamy89

어떻게 뮤지컬 음악감독을 하게 되셨는지요.

@lovethemusical

첨엔 가요부터 시작했다가, 우연히 오디션 광고를 보고 반주부터 시작했어요. 예전엔 음악감독이 그리 많지 않아 얼떨결에 첫 작품부터 감독 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1999년부터니까 15년 차죠. 작품을 많이 하는 만큼 실력도 금방 늘 줄 알았는데 마음처럼 안 되더라고요.(웃음) 7~8년 차 됐을 땐 다른 생각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감사함이 더 커요. 모든 아티스트들이 겪는 과정 같아요. 10년 뒤 지금과 같을까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커서 구시렁댈 여유가 없어요. 그냥 감사한 거죠. <그리스>도 11년째 하고 있지만 할 때마다 내용은 같은데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져요. 성장한 거잖아요. 성장의 바로미터를 알 수 있는 고마운 작품이에요.”

 

@Diva_GN

원미솔 음악감독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국내 음악감독님인데요. 음악적 영감을 주로 어디서 받으시나요?

@lovethemusical

감사합니다. 영감님은 항상 부족하여, 절실한 마음으로 닥치는 대로 모집합니다. 많을 땐 자료 수집을 이유로 만 곡 가까이 들을 때가 있고요. 책, 영화, 그림 등등 가리지 않습니다. 흑흑.

“만 곡이 뻥은 아니고요. 곡 한 번 쓰려면 음악을 장르별, 작곡가별로 해서 처음이 괜찮으면 다 듣고 ‘중간은 어떻게 했고 끝은 어떻게 마무리했지? 이렇게 썼네?’ 하면서 계속 듣는 거예요. 영감님이라고 한 게 농담이 아니에요. 영감은 아이디어만 말하는 게 아니거든요. 포만 상태에선 채울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비우고 배고프다고 난리쳐야 해요. 혼자 싸우는 게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잘난 척할 시간이 없어요.”

 

@radioina

평소에 어떤 음악을 즐겨듣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머더 발라드>를 보고 난 뒤 들으면 더욱 좋은 음악도 추천 부탁드려요.

@lovethemusical

음악을 가리지 않는 편이에요. 이게 맘처럼 즐기면서 듣기 쉽지 않아 장르별로 고루 듣는 편인데, 최근엔 아무래도 ‘버스커 버스커’. <머더 발라드>를 보시고 난 뒤엔 데미안 라이스 형님의 음악을 추천합니다.

“작품을 하고 있을 땐 성격상 공연을 다 외워야 해요. 토할 정도로. 다른 음악을 들으면서 귀를 씻고 싶은데 바쁜 와중에 딴 걸 들으면 그만큼 못하게 되니까 불안하고. 사실은 작품 하나 끝나면 음악을 안 듣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에요. 일터가 음악이라 항상 음악을 해야 하니까요.”

 

@Diva_GN

곡에서 악기 또한 중요한 부분인데 악기 선정도 감독님이 직접 다 하나요?

@lovethemusical

<머더 발라드>처럼 최신, 그리고 멋진 라이선스 작품엔 제가 그리 손을 댈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사정에 맞춰 혹은 관객의 기호에 맞춰 덧댈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theamy89

제일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lovethemusical

제 인생에서요? 하하하. 전… 배우들에게 인기 많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머더 발라드>×음악

@egg9921

<머더 발라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셨나요?

@lovethemusical

성스루 뮤지컬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했습니다.

“대극장 성스루 뮤지컬이었다면 제 역할의 반을 가사를 알아듣기 쉽게 하는 작업에 피를 말렸을 거예요. 해야 할 얘기도 많고 경우의 수도 많거든요. 그런데 <머더 발라드>는 스토리가 간단해서 그냥 빠져들면 됐어요. 편하게 집중할 수 있었어요.”

 

@0331yj

<머더 발라드>에서 원미솔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넘버를 알려주세요!

@lovethemusical

‘입 문신’. 영어로는 ‘Mouth Tattoo’. 사라와 탐이 재회의 첫 키스를 나눈 뒤 내 맘과 몸에 남겨질 문신. 즉, 흉터에 관한 곡입니다. 제가 워낙 본능적이에요.

 

@withjaehee

<머더 발라드>에서 관객들이 제일 집중해서 들어줬으면 하는 넘버는 뭐예요? 이유도 같이 알려주세요.

@lovethemusical

‘Built for Longing’이라는 곡이에요. 작품의 허리 부분에 해당하는 넘버인데 삶을 돌아보고 우리 같은 작고 부족한 존재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조적인 노래입니다. 극 중 가장 이성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Yeouguen13

이번 공연 편곡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lovethemusical

아무래도 록이다보니 기타 톤에 무지하게 신경 썼습니다. 때론 강렬하게. 때론 차갑게.

 

@yesyes1204

노래들 중에 가장 신경을 쓰셨던, 혹은 까다로웠던 노래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lovethemusical

다 까다로운데 엉엉. 아무래도 서정적인 디테일이 강한 곡에 더 신경 썼어요. 오히려 폭발이 더 쉬울 수도 있죠.^^

 

@yesyes1204

<머더 발라드> 극장에 들어설 때랑 끝나고 난 후에 흐르는 음악들도 좋았어요. 어떤 기준에서 선곡된 노래들인지 궁금합니다!

@lovethemusical

저희 이재준 연출 아바이 수령님께서 학창 시절 미치도록 좋아하셨다는 곡들입니다. 이 곡 중 세 곡 정도만 제가 무마하기 위해서 무난한 곡들을 넣었어요. 저도 첨엔 듣고 깜짝 놀랐거든요. 저같이 용기 있는 애가 말이죠.

“하우스 음악 뭐가 좋겠어요?”라고 물어 와서 저는 데미안 라이스를 추천했는데 들어가기 전에 정말 클럽 같았으면 좋겠다는 연출님 컨셉이 있었어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데미안 라이스처럼 쓸쓸하게 가면 그렇잖아요. 분위기를 띄워놓은 다음 약간 다운되어 있지만 비트가 있는 음악을 중간에 끼워놓은 거예요.”

 

 

 

<머더 발라드>×원미솔

@maybe_0514

만약 극 중의 사라라면 감독님은 탐이랑 마이클 중 누구를 택하실 건가요?

@lovethemusical

흑흑. 전 탐입니다. 마이클하고는 환갑 정도에 만나고 싶어요.ㅠㅠ

 

@Mermaid_No7

개인적으로 유독 기존보다 더 돋보이게 해주고픈 배역이 있다면?

@lovethemusical

네 배역 다 잘 돋보이는데. 음… 탐이요. 탐들이 사라보다 노래 적다고 찡찡댔다고 하더라고요.

 

@malrikim

스테이지석 위치가 실제 클럽을 연상케 하는 이점도 있지만 관객석에서 볼 때 방해가 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lovethemusical

제가 그걸 어찌 알겠습니까만 02-556-5910으로 문의하시면 친절 답변 해드립니다.

“무대 위 객석이라 못 움직이시는 걸 이해하지만 그게 안타까워요. 보고 얘기도 하고 웃고 신나도 되는데. 사석 없애려고 연출님이나 안무 선생님도 거의 전 좌석에 다 앉아봤어요. 사이드만 아니면 어디 앉아도 좋을 것 같아요.”

@mint_autumn

혹시 바에 앉아보고 싶으신 생각은? 배우님들이 부담스러워 하시려나요? 큭큭

@lovethemusical

저는 정말 바에 앉아보고 싶어요. 같이 앉으신 분들께 까딱거릴 수 있는 용기도 드리고, 나중엔 같이 춤도 추고 막공 때 연출님과 올라갈 계획입니다.

 

@withjaehee

감독님에게 뮤지컬 <머더 발라드> 란?

@lovethemusical

너무 고민만 하기엔 ‘넌 아직 젊어.’라고 말해준 작품.

 

 

 

<머더 발라드>×배우들

@u_hyunny

한국어 가사를 붙이면서 신경 쓰인 부분이 있나요? 그리고 한지상, 김신의 배우는 원래보다 높여서 부르던데 그 두 배우는 악보가 다른 건가요?

@lovethemusical

두 배우가 가장 그들답게 연기하기 쉬운 음역대로 다시 만들어드렸습니다. 함께한 부분도 있고요. 가사 번역은 개사 작가님이 했어요.

 

@piano0723

<머더 발라드> 넘버를 가장 잘 소화하는 배우는? 감독님이 지닌 이미지가 연습을 거치며 변한 배우가 있다면요?

@lovethemusical

잘 소화하는 배우는… 프랭키. 하하하하. 다 잘하죠. 린아요! 린아는 더 이상 아이돌 가수만이 아닙니다!!! 멋진 여배우에요!

“최재웅은 그답게 무심한 듯하다가도 밀당을 벌컥하고 자기답게 하는 게 있고요. 성두섭은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열정이 많고 정석대로 하는 착실한 친구예요. 캐릭터를 성향과 맞추지 않으면서도 탐답게 많이 풀었죠. 강태을은 섬세한 남자예요. 그런데 외모나 보이스 톤은 우리가 상상하는 탐과 굉장히 닮아있어요. 한지상은 본능에 충실하죠. 성격은 가장 탐과 닮아 있는. 린아는 네 번째 뮤지컬인데 그간 너무 몰랐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딱 맞는 작품을 만나 이제 만개하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해요. (장)은아는 가수인데 뮤지컬은 두 개밖에 안 했거든요. 타고났어요. 대사가 없어서 더 편히 와 닿았겠지만 타고난 연기자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박)은미는 데뷔 때부터 같이한 친구인데 담대한 뚝심이 있어요. 아직 20대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죠. (임)정희는 <락 오브 에이지>를 같이 했었는데 그땐 이렇게 매력 있는 줄 몰랐어요. 놀 수 있게 놀이터를 만들어주면 끝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할 게 많은 대극장과 달라서 이번 연습 땐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해줬거든요.”

 

@jieuni1011

<머더 발라드>가 개막했는데 에피소드를 알려주세요.

@lovethemusical

에피소드라 할 건 딱히 없지만 작품이 조금 본능적이라, 실제 연습도 대화도 이성보단 본능적 멘탈이 강했습니다. 다들요.

“저나 배우들이나 모두 또래라 대화를 정말 많이 했어요. 연출님이랑 저랑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고, 안무 선생님이 가장 나이가 많으신데 마흔한 살밖에 안 되셨고. 은미만 스물여섯 살이고 다 30대인데 반이 유부남이에요. 주변에서 흔히 있을 법한 첫사랑, 재회 등의 내용이다 보니 남 얘기 같지 않아 노래로 표현하는 것에 쾌감을 느꼈어요. 특히 배우들이 이 작품을 정말 재밌어 했어요. 대부분 사석에서 알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재밌어하는 건 처음 봤어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내뱉는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거든요.`

 

@theamy89

이건 진짜 궁금한 건데 <머더 발라드>에서 제일 뺀질(?)거리는 배우는 누구예요?

@lovethemusical

프랭키요! 프랭키! 등장을 안 해요!!

“프랭키는 연출님이에요. 저희가 영어 이름이 다 있거든요. 제 영어 이름이 메리예요. 배우들이 저는 메리라고 부르고, 연출님은 연출님이라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저와 연출님을 메리, 프랭키라고 불러요. 거기다 프랭키처럼 생기셨거든요. ‘우리가 상상하는 프랭키는 이렇게 생겼겠지? 딸이지만?’이라고 상상하면서.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3호 2013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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