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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영원한 밤 [No.212]

글 |안세영 사진 | 2022-09-23 1,089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영원한 밤

 

 

예상대로 출판사에 편지를 쓴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어. 사람들은 여전히 『뱀파이어 테일』이 바이런의 구상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만 주목할 뿐이야. 마치 꿈에서 깨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어쩌면 이 소설은 단 한 사람을 잠에서 깨운 순간 세상에 나와 제 역할을 다한 걸지도 모르지. 적어도 나만은 직시하게 되었으니까. 이것이 나의 이야기임을 말이야.


그래, 이 소설은 나의 이야기야. 하지만 이야기를 움직이는 건, 정말 나였을까?


의식 저편에서 끝없이 되살아나는 환영, 낮과 밤처럼 무한히 되풀이되는 우리의 이야기를 이제 그만 끝맺으려 해. 누구든 차갑게 굳은 이 육체를 발견한다면 존 폴리도리가 죽었다는 헛소문은 내지 말아주기를. 수차례의 탈피 끝에 멈춰버린 유충은 설령 죽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마지막 변신을 준비하고 있을 따름이니.


나는 카슈미르의 나비. 이제 영원히 함께하자.

 

(!)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1819년 4월 1일, 존 폴리도리가 쓴 소설이 알 수 없는 경로로 바이런의 이름으로 발간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글은 존 폴리도리 역을 맡은 현석준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로, 존이 출판사에 저자 오류 수정을 요청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2호 2022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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