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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VIEW]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 내일을 위한 도약 [No.217]

글 |이솔희 사진 |충무아트센터 2022-10-17 386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 
내일을 위한 도약

 

2021년 첫선을 보인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가 다시 돌아온다.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되는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는 충무아트센터가 주관하는 창작뮤지컬 발굴 프로그램으로, 경연작으로 선정된 세 작품 가운데 우승작을 선정해 정식 공연의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낙원> <다이얼> <한성전차> 세 작품이 최종 경연작으로 선정됐다.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디딤돌

 

충무아트센터는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이하 NEXT) 이전에도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인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를 통해 창작진 양성에 힘써왔다.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는 2013년 출발한 지원 사업으로, 이를 통해 <난쟁이들> <명동 로망스> <시데레우스>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등 다수의 작품을 탄생시키며 창작뮤지컬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 뒤를 잇는 NEXT는 창작자 육성이 아닌 작품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블랙앤블루’가 작품을 개발 중인 작가, 작곡가 팀에게 현역 전문가의 멘토링을 제공해 창작자의 능력 향상과 우수 창작 작품의 탄생을 목표로 한다면, NEXT는 개발 과정을 마치고 무대화를 계획 중인 작품 중 숨겨진 원석을 발굴해 유통시키는 것이 목표다.

 

NEXT의 지원 대상은 완성된 대본과 음악이 있는 순수 창작 작품이다. 쇼케이스 및 시범 공연 같은 개발 과정을 거쳤지만 정식 공연을 올린 적 없는 창작뮤지컬이 주요 지원 대상인데, 20회 미만의 유료 공연을 진행한 작품은 출품이 가능하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은 창작자가 원작에 대한 저작권을 취득했을 경우 지원 가능하다. 한 팀이 여러 개의 작품으로 지원하거나 이전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다시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생 및 미성년자의 참여는 제한하는 대신, 뮤지컬 전공 대학생의 실험 정신이 반짝이는 창작 작품은 경연 무대와는 별도의 공연을 펼칠 기회가 제공된다.

 

이번 2회는 지난 5월 공모를 시작해 2주간 서류 접수를 받았으며 약 10개의 작품이 전문 심사 위원의 1차 서면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창작진의 작품 피칭과 질의응답이 중심이 되는 2차 심층 심사를 통해 세 편의 최종 경연작이 선정됐다. 선정작은 10월 29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60분 이내의 리딩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충무아트센터는 각 작품별로 지원금 천만 원을 지급해 리딩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및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경연을 위한 프로덕션 비용은 전액 부담한다. 최종 우승작은 전문 심사단의 평가 점수에 별도로 모집한 관객 심사단, 일반 관객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선정된다. 최종 우승작에는 2차 개발 지원금 이천만 원이 수여되며, 2023년 2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무료 대관을 지원한다. 지난해 첫 번째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앨리스 스튜디오도 이 같은 우승 혜택을 발판 삼아 지난 3월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공연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공연이 취소되었다.

 

 

우리가 거쳐온 우리의 이야기 


올해 NEXT를 통해 공개되는 세 작품은 각각 다른 시기의 한국을 배경으로, 혼란과 불안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먼저 <낙원>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까지, 한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살아가며 서로 다른 낙원을 꿈꿨던 젊은이들의 삶을 그린다. 숙희는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네 살 터울 여동생 삼일을 돌보며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인생을 산다. 그런 그의 곁에 독립운동에 뛰어든 소꿉친구 강, 부유한 집안의 자식이지만 일본을 향한 반발심을 품은 석훈이 등장하고, 숙희와 삼일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낙원>은 이념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인물들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꿈꾸는 낙원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한다.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의 삶을 다룬 <니진스키>로 데뷔해 죽은 자들을 위한 병원이 배경인 <구내과병원>, 국악을 활용한 판타지 사극 <금악>, 태권도 퍼포먼스를 도입한 <태권, 날아올라>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온 김정민 작가와 성찬경 작곡가 콤비가 또 한번 힘을 모은 작품이다. 

 

<다이얼>은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교환원이 필요했던 1970년대 서울의 전화 교환원 이야기다. 당시 전화기의 가격은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고가였는데, 통신 문화 증진 축제 ‘다이얼’에서 이벤트 상품으로 전화기를 내걸자 이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화국 직원들의 모습을 무대에 펼쳐낸다. 동시에 주인공인 전화 교환원 어진이 자신의 교환 기계를 고쳐주는 수리공 남일과 가까워지며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가 함께 진행된다. 유지혜 작가는 전화 교환원이었던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다이얼>을 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전화 교환원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사람을 통해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팬레터> <미아 파밀리아> <미오 프라텔로> 등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박현숙 작곡가가 유지혜 작가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아온 그가 또 한번 마니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성전차>는 1900년대 초, 전차가 처음으로 등장한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팩션 뮤지컬이다.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근대화의 상징인 동시에 이면에 숨겨진 아픔을 지닌 전차에 얽힌 사건들을 새로운 스토리로 엮어낸다. 등장인물은 세상의 변화에 순응하는 윤호와 변화에 맞서는 상진, 그리고 변화에 반대했으나 다시금 흔들리는 지욱 세 사람이다. 세 사람의 목표는 전차를 없애는 것. 하지만 외부의 압력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게 된 세 사람은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시대라는 벽을 마주한 세 청춘의 각기 다른 모습을 통해 삶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제 막 뮤지컬계에 뛰어든 신진 예술인 조대흠 작가가 대본을, 권승연 작곡가가 음악을 맡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7호 2022년 10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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