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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FESTIVAL1-춘천마임축제,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No.69]

글 |박병성, 정세원 사진제공 |춘천마임축제 사무국, 아이예스컴 2009-06-29 5,629

Festival

 

삶이 그 자체로 축제라는 것을 도무지 믿을 수 없을 때, 반복되는 일상과 짜여진 관계들이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할 순간을 지워버릴 때, 정해져 있는 것 밖으로의 여행은 새로운 계기를 찾기 위한 모범 답안이다. 그 여행의 목적지로 추천할 만한 전국의 문화 축제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봄바다의 교향악을 들을 수 있는 통영의 현대 음악제,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여유롭게 펼쳐 보이는 전주의 영화 축제, 호수와 기차의 도시가 꿈꾸는 몸짓의 소통, 춘천마임축제, 젊음의 약동이 무엇인지 듣고 보고 만질 수 있는 인천의 록페스티벌, 그리고 작은 섬 하나를 자유로운 선율로 가득 채우는 자라섬의 재즈페스티벌까지. 이미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특별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축제들을 소개한다.

 


열린 난장 속으로, 춘천마임축제

 

‘춘천’하면 떠오르는 것에는 호수, 막국수, 닭갈비 이외에 또 하나가 있다. 바로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으로 초여름 호반의 도시를 난장으로 만드는 춘천마임축제이다. 이 축제는 1989년 한국마임축제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으로 성공한 지역 축제이다.
오늘날의 공연장은 엄숙하다. 정장을 빼입고 공연장에 가서는 음식물을 먹어서도 안 되며, 1시간 반 가량을 조용히 앉아서 관람해야 한다. 무대에서 주는 감동이 그 보답을 해주지만, 돈까지 지불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자유를 반납해야만 한다. 춘천마임축제에는 공연장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자유로움과 축제성이 살아있다. 공식 초청 공연 중 일부는 춘천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공연장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공연들이 야외에서 특정한 방식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로운 난장 형식으로 펼쳐진다. 축제가 벌어지는 일주일간 춘천은 일상이 무너지는 일탈의 장소, 자유와 상상력으로 가득한 해방구가 된다. 많은 공연에서 관객은 일방향으로 수용하는 수용자가 아니라 공연의 일부로서 주체자로 참여한다.
지난해까지는 고슴도치섬을 중심으로 난장이 벌어졌는데, 올해에는 공지천 일대의 우다마리(소설가 이외수가 지은 개방형 명칭으로 다양한 의미를 각자가 부여할 수 있다.)에서 벌어진다. 대표적인 행사는 우다마리에서 밤새도록 벌어지는 ‘미친금요일’과 ‘도깨비난장’이다. ‘미친금요일’은 우다마리 곳곳에서 퍼포먼스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벌어지는 행사다. 가히 퍼포먼스의 융단 폭격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은 돌아다니며, 잡담도 하고 재미가 없다면 퍼포먼스 도중이라도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자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도깨비난장’은 밤새도록 마임을 비롯한 움직임을 중심으로 하는 공연을 즐길 수 있는데, ‘미친금요일’의 퍼포먼스가 공식적인 무대가 없이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진다면 ‘도깨비난장’에서는 무대 주위에서 자유롭게 떠들고 즐기면서 축제에 참여한다. 애주가들은 공연을 보면서 가볍게 술을 즐길 수도 있다.
축제의 또 다른 명물은 ‘도깨비열차’이다. ‘도깨비열차’에서는 춘천에 도착하는 동안에도 축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열차 안에서 다양한 마임과 퍼포먼스를 벌인다. 도깨비열차는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특정 날짜에 특정 시간이 지정된 열차이므로 미리 알아보고 이용하면 춘천까지 이르는 길이 보다 즐거워질 것이다.

 

 

72시간 펼쳐지는 록의 향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여름의 뜨거운 도시에서 벗어나 더 뜨거운 열기 속으로 들어가는 록 페스티벌.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1999년 폭풍우로 인해 중단됐던 인천 송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이후 7년여의 준비 끝에 화려하게 부활한 국내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이다. 매년 여름 전 세계를 들썩였던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 등의 대규모 음악 축제들을 부러워만 했던 국내 음악 팬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축제이며, 록의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매년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지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음악에 대한 열정,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든 이들이 참가해 열정을 불태운다. 지난해까지 약 15만 명의 관객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찾아 머리를 젖히고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은 국내외 60여 팀 이상의 뮤지션들이 펼치는 공연을 장장 72시간에 걸쳐 쉴 틈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록’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을 소개해 국내 음악 팬들에게 새로운 음악과 뮤지션을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에는 스트록스, 플라시보, 프란츠 퍼디난드, 2007년에는 뮤즈, 라르크 앙 시엘, 케미컬 브라더스, 2008년에는 트래비스, 언더월드 등의 밴드를 헤드라이너로 출연했으며, 해외 록 아티스트들과 국내 인디 밴드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 외에 블랙 아이드 피스, 제이슨 므라즈, 가십 등 많은 해외 록 아티스트들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팬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캠핑이다. 9만여 평의 펜타포트 행사장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캠핑 존에는 약 3천 동의 텐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즐기는 공간에서 관객들은 무대를 지키는 일 외에도 마음 맞는 이들과 밤새 음악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올해도 어김없이 인천 앞바다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전까지 아이예스컴과 공동제작을 맡았던 옐로우 나인이 따로 기획한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이 오아시스를 비롯한 막강 라인업을 내세우며 같은 시기에 열린다는 것. 2009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미국의 뉴 메탈 밴드 데프톤스를 비롯해 호주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에스키모 조 등이 처음 내한할 예정이며, 신스팝, 뉴 메탈, 브릿팝 등 다양한 장르의 비중 있는 뮤지션들을 섭외 중이다. 노브레인, 코코어,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 등 인디신을 주름잡고 있는 국내 밴드들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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