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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reator`s Choice] 베스트 신 [No.90]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상상뮤지컬컴퍼니 정리 | 이민선 2011-03-29 4,290

이번달 <더뮤지컬>이 선정한 두 작품의 창작진들이 말하는 최고의 장면

 

 

 <몬테크리스토>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

 

<몬테크리스토>에서 한 장면을 고르기란 나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아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자신의 적들에게 복수를 하는 ‘더 많이 더 높이’ 장면일 것이다. 몬테크리스토가 악당 삼인방을 각기 다른 계교로 속이는 세 가지 이야기가 한 장면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세 가지 복수를 한번에 보여주는 아이디어는 두 작가들 - 잭 머피와 프랭크 와일드혼 - 에게서 나온 것인데, 안무가, 음악감독과 협의해 장면을 그려보던 중, 나는 ‘레롬(LERROM : 극 중에서 에드몬드가 복수를 위해 만든 회사의 이름) 보이’를 연결고리로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롬 보이들을 위한 안무를 짜고, 최면을 거는 듯한 으스스한 리듬을 붙였다. 아주 재치 있는 안무 덕분에 이 장면은 매우 영화적이고 모던해졌다. 슬로우 모션 스타일이 되었다가 빨라지는 기법이 관객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등장인물들이 그 시대에 걸맞은 의상을 입고 있지만 현대의 MTV에서 볼 법한 모던한 스타일로 연출했다. 주식시장이 붕괴되고 은행이 파산하며 부정한 돈이 유통되는 모습은 현재의 상황과도 거의 맞아떨어진다. 이 장면이 나오는 2막 중간까지는 아주 새로운 것들로 관객들을 놀래고 싶다. 몸을 앞으로 빼고 앉아서 “이게 뭐지?”하고 생각하게끔 말이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관객들이 금세 무대에 집중하도록 놀라움을 계속 던져주고 싶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내가 직접 한 장면을 고르기는 정말 쉽지 않지만 꼭 고르라고 한다면, ‘왕이 된다면(When We are Kings)’을 꼽겠다.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져있던 에드몬드는 감옥에서 파리아 신부를 만나 그에게서 학문과 검술을 익힌다. 에드몬드 스스로는 짐작도 할 수 없었던 음모의 주동자들이 그의 친구 몬데고와 당글라스, 빌포트임을 파리아 신부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에드몬드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그와 그리도 긴밀한 유대 관계에 있던 파리아 신부가 죽었을 때의 극적 긴장감이 내가 이 곡을 쓸 때 큰 영감을 주었다. 에드몬드가 파리아 신부로 인해 전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는 이 부분에서 나는 가장 강렬한 짜릿함을 느낀다. 잭(작가)과 내가 이 작품을 만들 때 넣었던 모든 요소들이 무대 위에서 구현되어서 처음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정말로 감동했다. 이 장면 이후에 에드몬드는 탈옥에 성공해서 몬테크리스토 섬의 보물을 갖게 될 것이다. 왕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모든 것을 되찾겠다는 에드몬드의 노래와 함께 극의 반전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흥분된다.

 

 


 <미션>

 연출가> 스테파노 제노베세

 

공연 속에 감동적인 부분이 많지만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로드리고의 속죄 장면이다. 그는 산을 오르는 고행을 하는 도중 다리에서 과라니 족을 만나게 되는데, 젊은 과라니 족 벤(Ben)은 로드리고를 죽이는 대신에 그가 짊어진 짐을 벗겨내고 그의 영혼과 삶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드라마가 극적인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떤 대사도 노래도 없이 음악과 감정만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 공연의 모든 곡들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줄거리를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극중 인물의 독백을 위해 노래를 사용했다. 노래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실제 배우의 목소리가 아닌 극중 캐릭터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막에서 로드리고가 도끼로 나무를 자르면서 노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가 그런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 건 쉽지 않지만 그 장면은 매우 파워풀하게 표현된다. 스토리의 힘을 간직하면서 유치해지지 않도록 노력하였고, 그런 식으로 나는 유명한 영화를 공연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었다.

 

 

 작가> 야야 삐아스트리

 

<미션>의 뮤지컬 대본을 집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메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에서 10분 정도만 등장하는 칼로타에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주기로 했다. 칼로타는 관객에게 모든 사건을 설명하며, 그녀가 가진 굉장한 개성을 드러낸다. 그녀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좋아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막의 마지막 부분이다. 과라니 족과 예수회 신부들을 대량 학살한 이후 그녀가 알타미라노 추기경과 카베자를 만나서, 진정 죽은 것은 예수회 신부들과 원주민들이 아니라 그들의 선교를 지켜주지 못한 추기경이라고 말한다. 영화 속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꼽히는 이 대사가 주는 울림 때문에 이 장면이 가장 좋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0호 2011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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