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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모크> 프레스콜 “조금 더 흥미있고 재미있게 다가가려 했다”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7-03-24 3,997
지난 12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관객들과 처음 만났던 <스모크>가 3월 18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정식 공연 중이다. 

<스모크>는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 제15호』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감도』를 비롯해 『건축무한육면각체』, 『회한의 장』, 『날개』, 『종생기』 등이 담긴 스토리가 세상을 떠나려는 ‘초(超)’, 바다를 꿈꾸는 순수한 ‘해(海)’, 이 둘에게 납치된 여인 ‘홍(紅)’ 등 세 인물을 만나 펼쳐진다. 



<스모크>의 출발은 이상의 소설 『날개』였다. 추정화 연출은 “날자. 날자. 딱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란 구절에 홀린 듯 빠져들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많은 좌절을 겪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며 “『날개』를 부여잡고 지금까지 왔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어려운 이상의 시로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스모크>를 만들게 된 설명했다. 

정식 공연에서는 무대부터 스토리, 음악 등 많은 부분을 재정비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프레스콜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추정화 연출은 정식 공연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의 결은 그대로 갖고 가되 더 흥미있고 재미있게 다가가려 했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난해하다”, “어둡다”는 평들이 많았던 것. 추정화 연출은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면서도 이내 “그 말이 다 맞더라”고 인정했다. 이상에 깊이 빠져들어간 상태에서 작품을 만들다 보니 혼자만에 세상에 갇혀서 만든 것 같았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특히 배우들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부딪히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완성되었다. 추 연출은 특히 김재범에게 많은 감사를 표했다. 



음악도 변화했다. <스모크> 음악은 미스터리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맞게 마이너풍의 곡들이 대부분이다. 허수현 작곡가는 “스무곡 중 열곡 이상을 다시 썼다”며 “이상의 시를 담은 가사가 많아서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다. 가사를 쓴 추정화 연출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경수, 박은석, 윤소호, 정연, 유주혜 등 초연 배우들과 함께 김재범, 정원영, 고은성, 김여진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참여했던 배우들에게는 이번 공연이 또다른 느낌이었을 터. ‘초’를 연기하는 박은석은 처음 작품을 만들어갈 당시 “이상에 대해 많은 부분들을 같이 공부했다”며 특히 추정화 연출에게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계속된 거절이었다. “거절을 반복해서 당하면서 간접적으로 이상의 심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해 웃게 했다. 

트라이아웃 공연에서는 초 역할이 “이상의 인격과 동떨어지게 연기해도 되는 캐릭터”였다면 정식 공연에서는 “이상의 인격과 많이 맞닿아있는 캐릭터”로 변모했다. 이상의 처절함과 슬픔, 절망을 표현하면서 “전보다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 역을 연기하는 윤소호는 “천재였고 당시 인정받지 못했던 시인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백부, 백모 밑에서 고아처럼 어렵게 살았다”고 이상에 대해 설명했다.

트라이아웃 공연에서는 세 인물의 스토리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모두 담기엔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며, 본 공연에서는 이상이 자란 과정과 환경을 조금이나마 표현되어 관객들의 이해를 도운 것 같다고 비교했다. 특히 이상이 왜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그럼에도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홍’ 역의 유주혜는 “‘홍’은 이상의 고통스러운 생각 등을 담아내는 역할”이라며 배우로서 “뛰어난 분의 인생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가 했던 노력은 소설 중 『날개』, 『종생기』 등을 이상의 글을 많이 읽었고,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지, 왜 그렇게 표현했을지 고민하면서 힘들었을 상황을 공감하려고 했어요”



김재범, 정원영, 고은성, 김여진은 본 공연에 처음 합류했다. 김수로 대표가 <스모크>가 좋아진 이유로 김재범의 출연을 꼽은 것에 대해 김재범은 “저를 믿어주셔서 그런 것 같다”며 “저 역시 선배님을 믿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정원영은 “‘해’를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한 인물로 표현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많이 귀여워졌던 것 같다”며 후반부 변화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소년을 표현해야 하는데 (더 어린) 꼬마로 표현된 것 같다”고 연기에 대해 설명했다. 많이 귀여워진 덕에 “(해 역을 맡은 배우) 셋 중 제일 형인데 분위기메이커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정원영과 같은 역을 연기하고 있는 고은성은 JTBC <팬텀싱어> 이후 바빠진 덕에 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해서 공연을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도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여건 안에서 당장 있을 공연을 잘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홍’ 역을 맡은 김여진은 납치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초’역을 맡은 배우들의 체격이 건장해서 폭 안겨서 안정적이라 좋다. 연기할 때도 감정을 깊게 표현해서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정화 연출은 “이상의 모든 일생을 담을 수도 없거니와 담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비난받을 때가 가장 아플 거라 생각해서 그 순간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 순간의 이야기를 세밀하고 흥미있게 보여드리려 했다. 모자란 부분에 대해선 발전하는 방향으로 바꿔갈 것”이라며 “끝이 아니라 또 다시 비상을 꿈꾸는 뮤지컬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향후 작품 방향에 대해 말했다. 

시인 이상이 비난을 받으면서도 굳건히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글을 선보였듯 “우리 모두 아프지만 견디다보면 언젠가 나비처럼 우리도 날 수 있지 않을까”란 주제를 담고 있다며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치유받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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