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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7년 만에 영상으로 다시 살아난 <모비딕 라이브>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 포스터 제공 | 모비딕프로덕션 | 영상 | 안시은 기자 2019-03-28 1,413
3월 25일 대학로 CJ 아지트. 오후 8시를 넘기자 하우스 음악이 꺼졌고, 객석에선 고요한 가운데 기대감이 감돌았다. 예고됐던 무대 인사를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잠깐의 정적 후 배우들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따뜻한 환호로 맞았다. 



<모비딕>이 <모비딕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총 여섯 차례 상영회를 열었다. 2012년 공연을 끝으로 더이상 공연되지 않았기에 작품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였고, 보지 못해 궁금해 하던 이들에게는 어떤 공연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모비딕>을 추억하는 동시에 새롭게 나아가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허먼 멜빌의 동명 소설(1851년 작)을 원작으로 한 <모비딕>은 2010년 11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현 스테이지업)과 2011년 2월 두산아트랩 워크숍 공연을 거쳐 같은 해 6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어 트라이아웃 공연을 펼쳤다. 7월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초연했고, 2012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다시 공연했다.  


오랜만의 만남에 포옹을 나누는 신지호와 정예경 음악감독 


수다 삼매경


웃음꽃 핀 배우들(왼쪽부터 신지호, 지현준, 황건)

무대 인사 한 시간 전인 오후 7시 무렵부터 배우들이 하나, 둘씩 대기 공간에 모여들었다. 7년 사이 간간이 만난 배우들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본 이들이 많아 반가움과 즐거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왼쪽부터 이승현, 조성현, 황건, 지현준, 콘(KoN), 신지호, 차여울, 유승철)


이런 날은 기념 사진을 남겨야 해


어제 삭발을 했답니다 


벌써 17분이 흘렀네요…

마지막 실황 상영 전 진행한 무대인사에는 이승현, 조성현, 황건, 지현준, 콘(KoN), 신지호, 차여울, 유승철이 참석했다. 콘(KoN), 지현준, 이승현을 제외한 대부분은 <모비딕> 이후 뮤지컬에서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근황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유승철은 연주자로, 차여울은 드라마 OST와 차여울 밴드로 활동 중이라고 했다. 드라마, 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황건은 SBS에서 6월에 방영할 2부작 드라마 <사명대사> 촬영을 시작하는데 공교롭게 전날 삭발했다면서, 모자를 벗어 머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신지호, 콘, 지현준, 조성현은 <모비딕> 출연 당시 추억을 회상했다. “내 이름은 이스마엘…”이라는 대사로 인사를 시작한 신지호는 마음이 벅찼는지 “연강홀을 제 눈물로 가습기를 돌렸는데 CJ아지트도 제 눈물로 가습기를 돌리고 있다”며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해외에서 투어 공연도 많이 했다며,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조만간 할 거라는 소식도 알렸다. 

첫 오디션 통과자(관련 기사 http://www.themusical.co.kr/Magazine/Detail?num=691)였던 콘은 바이올린을 해서 퀴퀘그를 하게 되었다며, “찾아보니 식인종 추장의 아들이라 할 수 있을까 했는데 퀴퀘그로 잘 살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열정과 도전으로 만들었는데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마음에 살아남아 잊혀지지 않고 오늘까지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모비딕>이 사랑받는 이유를 짐작해 보기도 했다. 

지현준은 “방 책상 모니터 옆에는 아직도 여러분께서 촬영해주신, 퀴퀘그가 마지막에 이스마엘에게 손을 내미는 사진이 있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신지호가 <모비딕> 할 때와 같은 향수를 지금까지 쓰고 있더라며, 덕분에 “그 당시 기억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조성현은 <모비딕> 오디션 후 2주 만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가게 되면서 춤, 노래, 동선, 연주까지 정신 없이 익혀야 했다면서, 스페이스111 초연 땐 혼도 많이 나서 힘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하지만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으로 꼽을 만큼 기억에 많이 남고 행복했던 공연이라고 했다. 

배우들은 투자자들에게 <모비딕>을 꼭 다시 무대로 불러달라는 간절한 바람도 피력했다. 많은 투자와 지원으로 작품이 다시 빛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왼쪽부터 유승철, 황정규, 윤한, 신지호, 차여울, 조성현, 이승현)


저희도 달려왔습니다 (왼쪽부터 황정규, 윤한)


결국 터진 눈물 (신지호)

약 2시간 30여 분 간 상영 후 커튼콜 영상이 올라가기 직전 배우들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일을 부랴부랴 마치고 늦게라도 달려온 윤한과 황정규도 함께했다. 배우들은 커튼콜 영상을 보며 마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영상과 같은 동작으로 현장에 있던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무대인사를 하지 못했던 황정규는 “(원 캐스트라) 공연 모니터링을 한 번도 못했는데, 몇 년이 지나서 (영상으로나마) 처음 봤는데 좋았다.”고 했다. 윤한은 “7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영광이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타고난 말재간으로 자연스럽게 진행을 도맡은 유승철은 “7년은 잊혀지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않고 찾아와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대신해서 드리고 싶다.”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공연 영상을 보고 아직 감정에 푹 빠진 듯한 모습으로 내내 울먹이던 신지호는 “행복했던 기억을 잊기 싫다”며 “언젠가 여러분과 함께 이 공연을 다시 하고 싶고,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겠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커튼콜 인사 스케치

상영회를 마친 후 커튼콜 인사에 참석한 배우(신지호, 윤한, 이승현, 유승철, 조성현, 황정규, 차여울), 창작자들(조용신 작가 겸 연출, 정예경 작곡가 겸 음악감독)과 미니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들어보았다. 

<모비딕>을 상영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유승철 반가웠어요. 관객 분들을 뵙는 일도 그렇지만 같이 했던 배우들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믿겨지지 않기도 했고. 시간이 흘렀는데 관객 분들이 과연 기억해주실까 했거든요. 
신지호 처음 (조용신) 감독님한테 연락받았을 때 행복하고 설렜어요. 다신 못 볼 줄 알았거든요. 아직 어리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큰 순간(유승철 찬란 나왔다)이라고 생각했어요. 
윤한 저는 사촌동생한테 소식을 처음 들었어요. 뮤지컬 <모비딕> 상영회를 한다는데 혹시 티켓을 구할 수 있냐고. 티켓이 금방 판매될 거라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총 6회면 천 명이 넘게 와야 하는데 가능할까(했어요.) 
조성현 뮤지컬 상영회는 흔치 않은 케이스잖아요. 보통 다시 공연을 하는데 상영회라서 반응이 어떠실지 짐작되지 않았어요. ‘와주실까?’ 했는데 오늘 보니까 공연할 때 생각도 많이 나고 느낌이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공연을 영상으로 본 소감은?
신지호 행복했어요. 곡도 정말 좋고. 
유승철 그건 저도 인정! 
조성현 공연할 때는 하기 바빠서 감상하는 느낌으로 음악을 들을 일이 없었어요.
신지호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었죠. 
차여울 저는 공연 3일 전까지 울면서 연습했어요. 다른 분들은 연습이 된 상태였지만 저는 처음 참여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니까요. 힘들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그때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크게 와닿은 부분은 ‘저희 모두 다 어렸구나.’ 하는 거예요.
유승철 난 똑같은데? 다 똑같았어. 
조성현 다 똑같은데? 
차여울 알겠습니다. 
정예경 조성현 배우가 아까 연습하고 2주 만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갔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그 사실을 잊고 있었거든요. ‘(그때) 진짜 대단했다’고 생각했어요. 
황정규 <모비딕>은 모두의 에너지가 좋아서 배우나 연출, 음악감독, 관계자 모두에게 단발성으로 끝날 공연이 아니었다는 걸 영상보면서 다시 느꼈습니다.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모비딕>을 지금까지 기억해주신 비결은 뭘까?
정예경 요즘 학교(호원대 실용음악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학생들에게 <모비딕>을 했다고 하면 ‘어!’하는 학생들이 간혹 있어요. ‘저 고등학교 때 <모비딕> 보고 음악하기로 결심했어요.’ 하는 학생들 보면 좋아요. 
조용신 <모비딕>이 제 창작 첫 작품이었어요.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어요. 클래식 강국이고 노래, 연기도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모든 걸 한 사람에게 다 하게끔 한다는 게 굉장한 욕심인 걸 깨달았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서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팀워크가 단단하게 다져졌어요.
작품을 쓸 때도 배우 각각의 특성에 맞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강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다들 고생하면서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했고, 재공연도 해서 가능했어요. 시작은 저희 두 사람이 했지만, 마지막에는 ‘배우가 액터 뮤지션이라는 장르를 완성시켰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너무 감사하고요. 왜냐면 7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런 작품은 안 나오더라고요. 저희가 너무 힘들게 보였나봐요.(웃음)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자랑스러우면서도 배우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액터-뮤지선 뮤지컬이 또 나왔으면 좋겠어요. 

무대인사를 하지 못했던 두 배우의 근황도 궁금하다. 
황정규 지금은 황지성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개명한지 몇 년 됐는데, 4월에 곧 앨범이 나와요. 제가 작곡하고 베이스치면서 액터 뮤지션처럼 노래도 했어요. (차여울: 곡도 좋아요. 노래도 잘하고.) 여울 씨도 참여하셨고. 
윤한 저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작년에 결혼했어요. 가족들과 소규모로 결혼해서 당시 결혼하는 걸 몰랐던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은 가장으로서 잘 살고 있고, 음악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모비딕>을 사랑해준 분들에게 
신지호 7년 동안 기다려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다시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처럼 배우들도 그런 마음일 거예요.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처음이어서 더 힘들게 전우애를 느끼면서 했던 것 같아요.
유승철 누가 들으면 H.O.T.가 재결합하고, god가 재결합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렇게까지 매진될 거라 생각을 못햇는데 전회 매진이 되니까 ‘계속 기억해 주셨구나. 그리워해 주셨구나.’라는 마음이어서 감사했어요. 
신지호 아까 승철 씨도 엄청 울었어요.
유승철 그건 얘(신지호)가 옆에서 오열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원래 옆에서 누가 울고 있으면 덩달아 (울게 되거든요.)
신지호 아니야. 본인 죽을 때 가장 크게 울었어. (일동 폭소)
황정규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건 잊지 않고 계셔 주신 관객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승현 <모비딕>을 할 때면 순수함을 느꼈어요. 뮤지컬이 처음인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굉장히 열심히 했고 순수했어요. 이들의 열정에 샤워하는 느낌이 내내 들었고요. 그 느낌을 오늘 다시 느끼니까 정말 좋았어요. 전회 매진을 할 수 있었던 건 노래도 좋고 작품도 좋지만, 이들의 순수한 에너지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관객 분들도 그 에너지를 같이 느끼시지 않았나 싶고요. 관객님들께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투자 부탁드려요. 
조성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한 신기했어요. 햇수로는 8년째인데 이렇게 상영회를 하는 게 흔치는 않죠? 저도 간간이 기사 봤거든요.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순위에 오른 것도. 보면서 반가웠고 저에게도 굉장히 특별한 작품이에요. 처음이자 마지막인 뮤지컬이기도 하고. 여러 의미에서도. 7년 간 대형 뮤지컬부터 많은 작품이 있었을 텐데 그 중에서도 저희 뮤지컬 <모비딕>을 기억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리고 싶어요. 
차여울 저도 윤한 오빠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다 보면 가끔 ‘인생 뮤지컬’이라고 올라오면 혹시 <모비딕>이 있을까 해서 보게 돼요. 보면 <모비딕>이 있는 거예요. 시간이 지났을 때도. 그런 걸 보면서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구나’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상영회도 그 분들 덕분에 할 수 있었구나 싶었고요. 계속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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