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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NOW IN LONDON] 록 밴드 비틀스의 주크박스 뮤지컬, <렛 잇 비> LET IT BE [No.114]

글 |홍정원 사진 |Annabel Moeller 2013-03-26 3,973

영국 전설의 록 그룹 비틀스의 노래로 스토리를 엮고, 제이미 헨드라이가 제작한 주크박스 뮤지컬 <렛 잇 비>가 밴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2012년 9월 14일 런던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 극장에서 개막했다. 2013년 2월 1일부터는 런던 사보이 극장으로 터를 옮겨 10월 5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개막 전부터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많은 비틀스 마니아들이 관심을 가졌고, 실제 비틀스에 버금가는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언론사들의 보도에 관객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관심으로 개막 18주 만에 160만 파운드(약 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팝 음악을 평정한 비틀스

비틀스는 1959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에서 밴드 ‘실버 비틀스’로 먼저 인기를 모았다. 이때의 멤버는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과 드러머인 피트 베스트, 베이시스트 스튜어드 서트클리프였다. 하지만 2년 후인 1961년, 스튜어드 서트클리프는 기타 연주보다 그림을 더 그리고 싶어, 그룹에서 탈퇴해 함부르크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그 빈자리에 폴이 베이시스트로 참여했다. 이들은 1961년 11월 9일 케번 클럽에서 지금의 비틀스를 있게 한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만나게 된다. 1962년 5월 레코드 회사 EMI의 자회사인 팔로폰과 녹음 계약을 체결했지만, 녹음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드러머 피트 베스트가 강제 탈퇴당하고, 새로운 드러머로 링고 스타가 영입되었다. 이로써,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설의 로큰롤 밴드로 기억되는 비틀스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1963년 1월에 발매된 두 번째 싱글 「플리즈 플리즈 미(Please Please Me)」를 시작으로, 「어 하드 데이즈 나잇(A Hard Day’s Night)」, 「비틀스 포 세일(Beatles for Sale)」 등의 앨범으로 세계 팝 음악을 지배하는 밴드로 군림하였다.

1965년의 앨범 「헬프 (Help)」에는 타이틀 곡 ‘헬프’,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예스터데이(Yesterday)’와 ‘헤이 쥬드(Hey Jude)’가 수록되어 있다. 비틀스는 앨범 「애비 로드(Abbey Road)」를 마지막으로 해체했고, 「렛 잇 비(Let It Be)」는 이들의 해체 이후 발매되었다. 마지막 앨범의 수록곡인 ‘렛 잇 비’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들 중 하나이다.

 

비틀스를 뮤지컬로 담아내다                                                          
<렛 잇 비>는 비틀스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뮤지컬이라기보다는 비틀스의 콘서트 현장을 재현한 무대라 할 수 있다. 50년 전 비틀스의 모습을 그대로 무대 위에 재탄생시킨다는 제작 의도에 걸맞게 멤버와 흡사한 외모와 연주 실력에 중점을 두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배우들의 제스처와 무대 연출 그리고 공연 순서 자체가 완벽한 재현을 뒷받침한다.
<렛 잇 비>는 특별한 드라마 전개 없이 비틀스의 앨범 순서대로 공연을 진행한다. 비틀스가 발매했던 각 앨범 재킷 사진을 모티프로 삼아 그 이미지를 무대 위에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다. 각 앨범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배우들의 의상과 세트를 전환하기 위해 무대는 암전이 되고, 다시 막이 올려지면 다음 앨범의 수록곡들이 연주되는 식이다. 프로젝터를 통한 영상에 각 앨범의 타이틀과 상징성 짙은 이미지를 소개하고, 조명이나 무대 장치에 변화를 주면서 각 앨범이 지닌 고유성을 부각시킨다. 그 당시에 유행했던 머시룸 장발 헤어와 검정 정장으로 꾸민 배우들의 의상과 패션은 뮤지컬 넘버와 더불어 시간의 흐름을 그려낸다.
무대 양옆에 설치된 빈티지 TV로 무대 위 배우들의 모습과 실제 비틀스의 탄생부터 변천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필름을 함께 볼 수 있다. 1965년 시어 스타디움 콘서트 현장의 영상이 무대 뒤 스크린에 투영되고, 이러한 영상 효과는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의 과거로 되돌아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품 중간에 1960년대에 유행했던 광고 영상이 나오자 관객들은 저마다 과거를 회상하며 열광하기도 했다. 두 시간가량 비틀스의 40여 개의 히트곡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점점 더 이들의 무대에 빠져들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비틀스 멤버를 쏙 닮은 뮤지컬 배우들

<렛 잇 비>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비틀스 멤버들을 묘사한 작품이다. 배우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물론 말투 하나하나가 실제 인물들과 1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우들의 현란한 악기 연주 실력이다. 그들은 1, 2부에 걸쳐 평균 20개 내외의 곡들을 쉼 없이 연주하며 노래하지만, 흔들림 없이 완벽하게 비틀스의 모습을 재현해냈다. 영국 언론지들은 뮤지컬 <렛 잇 비>를 두고 비틀스의 환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배우 엠마뉴엘 엥겔레띠는 폴 매카트니를,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웨스트엔드에서 줄곧 뮤지컬 <버디>의 버디 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르븐 거손이 존 레논을 연기했다. 웨스트 미들랜즈 출신의 영국 배우 스태픈 힐이 조지 역을, 필 마틴이 링고스타 역을 맡았다. 이들은 관객과 완벽하게 호흡하며, 공연의 매력을 증대시켰다. 이들 중 특히 르븐 거손은 존 레논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또한 독일에서 뮤지컬 <위 윌 록 유>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마이클 브렘웰은 1부 중간에 등장해 키보드와 탬버린 연주 및 음악 믹싱을 통해 환상적인 비트와 리듬을 선사했다.

 

 

뮤지컬에 소개된 비틀스의 명곡들                                                      

너무도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비틀스의 수많은 명곡들이 주는 파워는 가히 대단했다. 앨범 발매 순으로 뮤지컬 넘버를 구성한 <렛 잇 비>는 포크 록과 하드 록, 파워 팝, 쟁글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2시간 동안 모두 보여준다.
‘Let it Be’라고 쓰인 드럼의 출현과 함께 공연이 시작된다. ‘러브 미 두(Love Me Do)’, ‘플리즈 플리즈 미’를 시작으로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I Wanna Hold Your Hand)’ 등 정규 앨범에 수록된 히트곡들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다음 앨범으로 넘어갈 때마다 무대와 조명 그리고 배우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도 함께 변하면서 곡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특히 ‘예스터데이’는 폴 매카트니 역을 맡은 엠마뉴엘 엥겔레띠가 홀로 통기타를 연주하며 부른다. 그의 감성적인 목소리와 통기타의 만남은 명곡을 더욱 더 아름답게 부각시켰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뮤지컬의 타이틀이기도 한 노래 ‘렛 잇 비’는 공연 막바지에 선사된다. 한껏 부풀어 오를 대로 오른 관객들의 열기와 비틀스에 대한 동경 및 환상이 극에 달했다. 관객 모두 ‘렛 잇 비’를 따라 불렀고, 노래가 끝나자 앙코르를 요청했다. 관객과 배우는 하나가 되어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듯이 비틀스 멤버들은 세기의 히트곡 ‘헤이 쥬드’로 화답했다.
비틀스의 본고장답게 영국 현지에서 이들의 인기란 과연 대단하다. 50년 전 비틀스의 환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공연장은 평일에도 인산인해를 이루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객은 장년층과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특별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 않는 <렛 잇 비>는 전설의 로큰롤 그룹 비틀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불러 모으기에는 다소 미약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단 공연장에 들어간 순간,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 속에서 명곡들이 흘러나오면, 국적과 연령 차이를 넘어 관객은 모두 하나 되어 노래하며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어느새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에게서 진정 아름다운 음악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4호 2013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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