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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무대 뒤 조력자들 - 박종배 조안무 [No.177]

글 |나윤정 사진 |심주호 2018-07-04 5,872
몸으로 말하는 이야기
 
박종배 조안무는 <프리실라>, <드림걸즈>, <뉴시즈>, <벤허> 등에 출연한 배우로, 2014년 <프리실라>를 시작으로 <뉴시즈>, <벤허> 등의 댄스캡틴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벤허>에서 문성우 안무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이번 시즌 <삼총사>의 조안무를 맡게 되었고, <프랑켄슈타인>의 댄스캡틴 겸 조안무로 활약 중이다.


 
2018 <삼총사> 
2018 <프랑켄슈타인> 
 

 
<삼총사>를 통해 처음 조안무를 맡게 되었다. 어떤 계기였나. 
<벤허>에 출연했는데, 당시 댄스캡틴도 함께 맡았다. 그때 문성우 안무감독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러다 문성우 감독님이 차기작인 <삼총사>를 준비하시면서 조안무를 구하셨다. 마침 <프랑켄슈타인>에 참여하기 전이라 시기가 딱 맞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조안무로 참여하게 되었다. 
 
댄스캡틴을 처음 시작한 것은 언제였나. 
2014년 <프리실라>에서 처음 댄스캡틴을 맡게 되었다. 그때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이 와서 댄스캡틴 오디션을 따로 보았다. 댄스캡틴은 크리에이티브팀에서 정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오디션까지 진행한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오디션장에 불려가서 안무를 잠깐 배우고, 그 안무를 오디션에 참가한 여자 배우들에게 티칭하는 것이 미션이었는데, 생소하면서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후 <뉴시즈>, <벤허>, 그리고 지금 <프랑켄슈타인>에서도 댄스캡틴을 맡고 있다. 
 
댄스캡틴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팀원들에게 안무를 가르쳐주는 역할을 맡는다.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공연이 개막하고 나면 보통 크리에이티브팀은 공연장에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그때부터 일어나는 문제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다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역할을 대체할 사람을 정하거나 장면을 정리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뉴시즈>의 경우 남자 배우들이 많다보니, 부상이 잦았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세 번 포지션 변경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만날 무대감독님이 댄스캡틴을 찾았다. (웃음)
 
이와 비교했을 때, 조안무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인가.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댄스캡틴으로 활동할 때와 무대에 출연하지 않고 조안무 역할을 맡았을 때, 시야 자체가 달라지더라. 사실 배우로서 작품 속에 들어와 있을 때는 크리에이티브팀이 말하는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한 걸음 떨어져서 창작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보니 크리에이티브팀의 생각이 너무나 이해가 잘되었다. 그만큼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특히 조안무의 주된 역할은 안무 티칭이다. 안무감독님이 안무를 만드시면, 조안무는 배우들에게 안무를 알려주고 연습을 시킨다. 댄스캡틴일 때는 동료 배우가 틀리면 그 친구의 책임이라 할 수 있지만, 조안무일 때는 배우가 틀리면 내 책임이 된다. 댄스캡틴일 때는 배우들을 도와주는 입장이었다면, 조안무에게는 훨씬 더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 
 
조안무로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조안무로서 참여해 만들어진 작품이 무대에 올랐을 때, 큰 희열을 느꼈다. 배우들에게 도움을 준 부분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멋있게 해냈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객석에서 그 무대를 직접 마주해 보니, 배우로서 공연에 참여했을 때와는 또 다른 희열이 있었다. 물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 역할 자체가 내 성향과 잘 맞는 것 같다. 원 포인트 레슨이라고 해야 하나. 순간순간 안무가 주어지면 배우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가급적 그 부분의 포인트를 정확하고 쉽게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반면,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크리에이티브팀은 좋은 그림이 빨리빨리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조감독들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빨리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반 연습 과정이 더 힘들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단 하나의 미래’ 장면에서 철창 안에 갇혀서 추는 춤이 있다. 힙합과 스트리트 댄스, 팝핍과 웨이브가 접목된 안무로, 아직 국내 뮤지컬에서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춤이다. 생소한 안무이다 보니 그것을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다. 거기다 철창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있다 보니 몸이 자유롭지가 않다. 상당히 어려운 안무다 보니 지금 완벽하게 해결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 장면을 연기하는 팀만 오늘 일찍 와서 따로 연습을 하기로 했다. 
 
연습 일과는 어떤가. 
연습 일과는 배우들하고 똑같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쉬는 시간에도 안무 연습이 필요한 배우들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연습 시작 한 시간 전에 콜을 받고, 안무 숙지가 느린 배우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연습실에 항상 나와서 옆에서 배우들을 지켜보며 안무 연습을 하는데, 그뿐 아니라 연습 후에도 작품과 관련된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계속 공부해야 한다. 연습실에서 안무 연습을 하고, 집에 가면 영상을 찾아보고 준비하는 일을 반복한다. 그만큼 조안무는 사전 준비와 정리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조안무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센스가 있어야 한다. 안무가가 제시하는 동작이나 느낌을, 한 번에 파악해서 바로 표현할 수 있는 센스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무를 한 번 보고 나서 일주일 동안 연습해서 구현해도 되겠지만, 조안무는 그 순간 바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암기력도 중요하다. 연출님이나 안무감독님이 주신 디렉션을 다 이해하고 외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트에 적어놓아도 되지만, 그때그때 디렉션을 외우고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안무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소통을 하나. 
이번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안무가 수정, 보완될 예정이다. 그래서 문성우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 퇴근할 때 감독님 차를 타고 가는데, 그때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작품과 안무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서로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정리한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해서, 다음 날 커피를 마시면서도 안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작품을 발전시키는 단계에서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설명해 주시는데, 이후 나는 이것을 다시 배우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감독님이 안무를 이런 그림을 원하시니까 이런 느낌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배우는 이야기 안에 있기 때문에 시야가 갇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어야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이해하게 된다. 조감독으로서 안무감독님과 배우들이 같은 그림으로 갈 수 있게끔 소통하려고 노력을 한다. 공연은 소통이 원활해야만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공연 안무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준다면. 
최근 더욱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 무용뿐만 아니라 힙합 댄스, 스트리트 댄스, 밸리 댄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춤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안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더 넓게 공부하면서 여러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SNS나 유튜브를 통해 관심 있는 춤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 그리고 애크러배틱 등 정말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을 때 직접 체육관을 찾아가서 배우기도 했다. 
 
앞으로 무대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올해로 무대에서 데뷔한 지 10년이 되었다. 물론 누구나 그러하듯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런데 한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이 판에 남아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나 또한 이 판에서 오래 잘 버티는 것이 목표다. 매번 새로운 프로덕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즐겁다. 그렇게 만든 무대로 관객들을 마주했을 때의 행복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연 일을 계속할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7호 2018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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