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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베어 더 뮤지컬>, 디어 제이슨 [No.202]

글 |김리현 배우 illustrator | 이야기 2020-08-05 8,258

<베어 더 뮤지컬> 
디어 제이슨 

 

 

그곳은 어때? 나는 오랜만에 잠을 푹 잤어. 그동안 줄곧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 그날 이후로 온전히 혼자 보내는 시간이 없기도 했고. 엄마, 나디아, 그리고 다른 친구들까지 모두가 항상 내 곁에 있어 줬거든. 한때는 친구들을 원망했지만 이제는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들이야. 지금 친구들이 내 곁에 있는 것처럼 그때 내가 너의 곁에 있었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해. 그때의 나는 엉망이었어. 네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우리는 왜 이런 혼란 속에 울어야 하는지 모든 게 원망스럽기만 했어. 내가 조금만 더 네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간을 견뎌달라는 너의 말이 이렇게 큰 아픔으로 남을 줄 알았다면 견디고 또 견뎠을 텐데. 하지만 지금도 우리의 관계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우린, 아니 나는 그저 남들과 다른 거라 생각하기로 했어. 앞으로 너와 나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겠지만 항상 널 그리워하고 사랑할 거야.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살아갈게. 사랑해, 제이슨. 

 

<베어 더 뮤지컬>은 가톨릭계 기숙 학교 안에서 비밀리에 교제 중인 게이 커플 피터와 제이슨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피터 역 김리현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입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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