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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OCUS]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이쇼> [No.204]

글 |박보라 사진제공 |이쇼 2020-09-21 1,601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이쇼>

 

공연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토크 콘서트계의 조상이다. 시즌1과 시즌2를 거치며 부르기 힘들었던 긴 이름 대신 팬들이 편의상 짤막하게 불렀던 별칭 ‘이쇼’로 정식 명칭을 바꾸고 지난 7월 13일 5년 만에 다시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이쇼>가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 장르를 품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  시즌1에 출연한 조승우, 남경주
 

감동을 전하는 징검다리

<이쇼>의 첫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르테르>에 출연하고 있던 이석준은 한 관객이 추운 겨울 공연장 밖에서 꽃 한 송이를 든 채 좋아하는 배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먼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 후 그 팬이 기다리던 배우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품에 안은 꽃을 건넨 뒤에 돌아서는 팬의 뒷모습이 이석준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애틋한 잔상으로 남은 것이 <이쇼>의 시작이었다. 그날 그 사건을 계기로 뮤지컬과 뮤지컬배우를 사랑하는 팬들을 대신해 직접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때마침 <베르테르>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은 그에게 누군가가 진행 실력이 좋으니 토크 콘서트를 해보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그것이 불씨를 당겼다. 이석준은 “당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방송에 나갈 수 있었지만 뮤지컬배우들은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쇼> 시즌1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기 충분한 뮤지컬배우 100명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로 첫걸음을 뗐다. 그리고 그 목표대로 2007년 10월 100회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1년, <이쇼> 시즌2가 시작됐고 2015년까지 총 81회를 이어 나갔다. 사실 시즌2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100회 공연을 계획했지만 이석준의 건강상 이유로 조기 종연했다. 갑작스러운 시즌2의 클로징 사실을 접한 <이쇼>의 팬들은 SNS는 물론 이석준에게 직접 편지를 써 <이쇼>를 향한 애정 가득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석준은 시즌3에 대해 “당시 언젠가는 꼭 돌아와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미처 채우지 못한 시즌2의 19회차가 마음에 빚으로 남았다. 그래서 시즌3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시즌3은 매달 격주 월요일에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또 온라인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  시즌2에서 게스트를 소개하는 이석준
 

<이쇼> 시즌3은 2004년 시즌1에서 사진 촬영을 담당한 포토그래퍼가 이석준과 공동 제작을 맡고, 이석준이 직접 섭외한 마니아들로 스태프를 꾸렸다. PD와 FD, 작가, 영상 크루로 꾸려진 팀 인원은 총 7명이다. 지난 시즌 최대 20명에 가까웠던 스태프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번 팀 스태프들은 누구보다 <이쇼>에 진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석준은 <이쇼> 스태프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을 내걸었다. 공연 팬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용어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쇼’가 공연 마니아들의 궁금증을 대신해서 묻고 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의도 때문이다. 실제로 관객들과 MC 이석준이 마치 한 팀이 된 듯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들을 유쾌하게 파헤치는 분위기가 자주 형성된다. 이를 위해 ‘이쇼’는 게스트와의 사전 인터뷰를 상당히 오래 진행하는 편이다. 배우는 물론 작품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은 이후에 본격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이쇼’만의 색다른 에피소드를 만든다. 

앞으로 <이쇼>는 온라인 콘텐츠의 활성화를 최종 목표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회 수나 화제성을 떠나 숨겨진 대학로의 원석을 온라인 콘텐츠로 소개하고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되려 하는 것이다. 이석준은 ‘이쇼’가 공연 전문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시작으로 오프라인 토크 콘서트인 <이쇼>를 바탕으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현재 <이쇼>의 유튜브 채널 ‘이쇼티비’에는 게스트들의 브이로그나 음악 커버 영상 등의 온라인 콘텐츠가 업로드돼 있다. 이를 통해 공연 마니아들은 물론 공연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공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이석준은 “우연히 온라인에서 <이쇼>의 콘텐츠를 접한 사람들이 공연을 직접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쇼’가 공연과 관객을 연결하는 감동의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쇼> 첫 회에 출연한 김지현, 조형균

변하지 않는 이야기를 끌어내다

<이쇼>는 다른 토크 콘서트와는 달리 티켓 오픈 전에 게스트를 공지하지 않는다. 게스트는 공연 시간 약 한 시간 전에 공개된다. 이런 전통은 시즌2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쇼>는 어떤 배우가 출연하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토크 콘서트라는 믿음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또한 공연계가 아직 제대로 주목하지 않은 배우와 작품을 소개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쇼>에 출연한 실력 좋은 배우들을 직접 본 관객들이 입소문을 내고 그 영향으로 작품에 캐스팅이 되어 무대에 오르면 그야말로 <이쇼>가 추구하는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석준은 직접 실력이 좋은 배우들을 수소문해 캐스팅한다. 배우만이 아니다. 2012년에 공연된 <모비딕>은 과거 <이쇼> 출연 이후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고, 최민철, 최수형, 문종원, 양준모, 조순창, 김대종이 모여 결성한 ‘섹시동안클럽’의 독특한 매력을 알렸다. 
 

게스트 비공개를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쇼>가 배우들의 인기 척도를 가늠하는 자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이석준은 “자체 콘텐츠의 힘을 가져야만 한다. 시즌1 때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시즌2부터 게스트 비공개라는 방침을 내세웠다. 게스트 비공개 원칙을 통해 <이쇼>는 재미있다는 걸 인정받았고 조금씩 힘을 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쇼>를 만드는 중심인물은 단연 제작과 MC를 맡고 있는 이석준이다. 스태프들의 의견을 취합해 게스트를 선정하는 것도 그고, 캐스팅에 난항을 겪을 때 직접 발 벗고 나서는 이도 그다. 오랜 시간 대학로를 지켜온 선배답게 사석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주변 배우들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놓치지 않는다. 또 주변 배우들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캐치해 머릿속에 저장해 놓는다. 이런 부분은 실제 <이쇼>를 만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는데, 평소 배우들의 장점을 기억해 놨다가 ‘이쇼’에서 공개할 수 있도록 끌어올린다.

새롭게 시즌3을 시작한 이석준은 “<이쇼>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한 것이 없다. 사람이 전하는 진심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스로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이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처럼 <이쇼>를 사랑하는 관객을 바라보는 것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라 덧붙였다. 다시 돌아온 <이쇼>의 공연을 향한 사랑을 느껴보자.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4호 202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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