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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여신님이 보고 계셔> 보이지 않아도 [No.221]

글 |안세영 사진 | Illustrator |이야기 2023-03-09 848

<여신님이 보고 계셔> 
보이지 않아도

 

 

삼촌들이 모이는 명절날이면 진희는 무인도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습니다. 이미 아빠에게 수십 번도 넘게 들었지만, 누구에게 듣느냐에 따라 조금씩 이야기가 달라졌거든요. 평소 아빠에게 듣는 이야기는 신나는 모험담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씩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아빠는 번뜩이는 꾀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영웅으로 등장했습니다. 반면 석구 삼촌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빠는 훨씬 우스꽝스러웠고, 그래서 아빠와 삼촌은 이야기를 하다 말고 서로 딴지를 걸며 티격태격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지만 여신님 이야기를 할 때의 석구 삼촌은 어쩐지 외로워 보여서 마냥 웃을 수 없었습니다. 아빠는 그 이유가 석구 삼촌이 무인도에서 연습한 걸 보여줄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진희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동현 삼촌의 이야기는 결말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삼촌이 수소문 끝에 가족의 행방을 알아냈을 때 이야기는 해피 엔딩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새드 엔딩처럼 들렸습니다. 삼촌은 여전히 가족을 찾고 있고, 진희는 이야기가 꼭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를 기도합니다. 가끔 진희는 이야기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아빠도 삼촌들도 그들의 뒷이야기를 모르지만, 진희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눈을 감으면 마음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어딘가에서 무인도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있는 그들을.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전쟁 도중 남한군과 북한군이 함께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글은 한영범 역을 맡은 최호중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로, 무인도에 남은 한영범이 구출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1호 2023년 2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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