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600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서사를 다룬다. 1막은 조선, 2막은 유럽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서로 전혀 다른 배경의 두 세계는 무대, 조명, 의상의 섬세한 구분을 통해 한 무대 위에서 이질감 없이 구현된다.
모든 배역이 1인 2역으로 구성되었다는 점 역시 작품의 특징이다. 조선의 천재 과학자 영실과 비망록의 진실을 추적하는 학자 강배 역에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이 캐스팅됐다.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과학 발전에 힘쓴 세종과 비망록 속 진실을 좇는 방송국 PD 진석 역은 카이, 신성록, 이규형이 맡는다.
엄홍현 프로듀서는 "먼저 다빈치의 이야기로 뮤지컬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원작 소설을 읽고, 내가 다빈치에 대해 아는 만큼 장영실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 싶어 스스로 부끄러웠다. 장영실에 대해 알려주고 싶고, 장영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싶어 이 작품에 올인했다"고 작품을 선보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마타하리> <모차르트!> 등에서 활약한 권은아 연출이 극작, 작사, 연출을 맡았다. 권은아 연출은 “원작 소설이 워낙 방대해서 각색할 때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다”며 “작품 속에서 장영실이 다빈치를 만났다는 설정은 참신한 상상력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장영실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인 인물을 만남으로 인해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 중 인물들이 대단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이처럼 삶의 행복이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신성록은 "한국적인 소재로 뮤지컬을 만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그동안 우리가 마음속에 가까이 두지는 않았지만 역사에서 위대한 발견을 한 인물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 특히 학생들이 많이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태는 "장영실의 생애, 장영실과 다빈치의 만남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무엇보다 인간적인 공감과 위로를 주는 장면이 많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강조하며 “장영실이 닿고자 했던 것이 무엇일까 열어놓고 생각하며 공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오는 3월 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