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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내셔널 투어 앞둔 <라이온 킹>, 한국 관객 사로잡을 비결은?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디즈니, 클립서비스 2018-07-31 5,263
<라이온 킹>이 초연 이후 21년 만에 투어 공연으로 한국을 처음 찾는다. 2006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 배우들이 공연한 적은 있지만, 원어 투어는 처음이다. 대작인데다 첫 투어로 오리지널 감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많은 매체가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어제(7월 3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펠리페 감바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의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배우들의 넘버 시연이 한 편의 토크 콘서트처럼 이어졌다. 



<라이온 킹>의 시작을 알리는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부터 ‘쉐도우 랜드(Shadow Land)’, ‘엔드리스 나이트(Endless Night)’,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이트(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 대표곡을 배우들이 실제 무대 분장을 하고 선보였다. 특히 조나단 앤드루 흄(Jonathan Andrew Hume, 심바 역)과 재니끄 찰스(Janique Charle, 날라 역)는 한국 공연에 출연하지 않지만, 각각 싱가포르와 웨스트엔드 공연 중 컨퍼런스 공연만을 위해 한국을 찾아 노래했다. 


◈<라이온 킹>의 구심점 – 줄리 테이머
<라이온 킹>은 1997년 11월 13일 초연하여 20개국에서 9천 5백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여섯 프로덕션에서 15년 이상 공연한 유일한 작품이다. 

월트 디즈니는 지난 25년 간 브로드웨이에서 <미녀와 야수>로 출발해 가장 최근에 선보인 <겨울왕국>까지 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이 중 최고 히트작은 단연 <라이온 킹>이다. 

<라이온 킹>을 콘텐츠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초창기 트리트먼트는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느낌이었다고. 실제 사자는 하루종일 초원에 드러누워 있는데 여기에 "(스토리를 창조하여) 생명성을 부여"하며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컴퍼니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는 "<라이온 킹>은 단편 프로젝트였는데, 영화 시장에서 실패할 거라 생각했다"며 <라이온 킹> 초창기를 회상했다. <미녀와 야수>가 뮤지컬로 만들어질 무렵 <라이온 킹>의 뮤지컬화 얘기가 나왔을 때 내부에서는 무대화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고 했다. 



<라이온 킹>의 핵심에는 줄리 테이머가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줄리 테이머는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오페라 등 대작 프로덕션에 참여했지만 브로드웨이 상업 프로덕션과는 거리가 있었다. 제의를 받았을 때 “라이언, 뭐라고요?” 했을 정도로 <라이온 킹>을 잘 알고 있던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라이온 킹>에서 연출부터 의상 디자인, 마스크와 퍼펫 공동 디자인, 추가 작사까지 1인 다역을 해냈다. 감바 이사는 “줄리 테이머가 애니메이션에서 사바나 초원을 색다르게 해석했다”며 무대화를 위해 고민한 결과물을 들려주었다. 

줄리 테이머는 “퍼펫(인형)을 인간과 접목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사람을 인형탈 혹은 분장에 가두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고 보여줌으로써, “퍼펫이 인간이고, 인간이 곧 퍼펫”이도록 했다고 영상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동물을 보여주지만 “인간이 중심”이라고 했다. 이야기 자체는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서 뮤지컬로…아프리카 감성을 담다


Photo by Joan Marcus ⓒDisney

감바 이사는 “애니메이션에서 뮤지컬로 만들 때는 많은 재해석과 재발견을 해야 한다”며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스토리텔링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9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은 이야기를 보강하면서 뮤지컬은 2시간 30분 분량이 되었고, 암사자 날라 이야기가 보강되었다.

감바 이사는 “이야기를 보강하면서 날라 캐릭터를 강화했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현실에선) 암사자가 사냥부터 많은 걸 하고, 숫사자는 잠만 잔다”며 “암사자 날라가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했다. 의상 디자인도 마치 뛰어나가 싸울 것 같은 모습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이야기는 무대 디자이너 리차드 허드슨(Richard Hudson)과 도날드 홀더(Donald Holder)가 시각화했다. 감바 이사는 이들과 작업한 야생 누떼가 돌진하는 장면을 줄리 테이머가 가장 좋아했다고 말했다. 

줄리 테이머는 이 장면을 “미니어처와 원근법을 활용했다. 고전 영화 기법처럼 롤러 아이디어로 인형을 조종해서, 누떼가 관객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더 큰 동물이 나오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 감성이 중심축이다. 감바 이사는 “아프리카 의상의 질감과 느낌, 디자인을 <라이온 킹>에서 볼 수 있는데,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가면도 아프리카 문화를 담았다. 

안무가 가스 페이건은 자메이카 킹스턴 출신으로 <라이온 킹>이 첫 상업 작품이었다. 감바 이사는 “그는 브로드웨이에서보던 스타일은 아니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안무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음악에도 아프리카 요소가 많이 담겼다. 마이클 샤퍼클라우스 음악감독은 “<라이온 킹>에선 목소리와 악기가 어우러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객에게 보이진 않지만 퍼커션이 무대 양쪽에 위치해 있고, 드럼도 있다. 젬베, 마림바 등이 쓰이고, 다양한 종류의 피리도 쓰인다”고 소개했다. 

“월트 디즈니 작품에는 아름다운 대표곡이 많지만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인의 감성과 합창을 가미했다.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이트’도 합창을 활용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 음악적 요소는 영화에서는 장면에서 배경으로만 기능하는데, 뮤지컬에서는 살아움직이면서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이것이 뮤지컬을 더 특별하게 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다”

아프리카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투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배우를 선발했다. 라피키 역을 맡은 느세파 핏젱이 그렇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핏젱은 “남아공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는 디즈니팀이 정기적으로 오디션을 진행한다”며 “2008년에 처음 봤을 땐 떨어졌지만, 2009년에 합격해서 <라이온 킹>에 출연하게 됐다. 중국, 브라질, 싱가포르 등에서 공연했고 한국에 올 예정” 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프로덕션, <라이온 킹>의 메시지
인터내셔널 투어 팀에는 16개국 출신 아티스트가 참여 중이다. 감바 이사는 <라이온 킹>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비결을 “다문화”로 꼽았다. “줄리 테이머 연출은 4년 간 아시아 시장에서 일했고, 가스 페이건 안무가는 자메이카 출신”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들 역시 같았다. 감바 이사는 “여러 국가 출신 배우를 기용했다. 투어 자체가 축제이기 때문이다. 2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도 있다. 다국적 문화를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에 녹여냈다고 보면 된다”라며 다양한 국가에서 배우를 선발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들을 “비밀 병기”로도 꼽았다. “지난 20여 년 간을 돌이켜보면 애니메이션 때부터 역량있는 아티스트들이 노력해서 오늘날까지 오게 됐다. 애니메이터부터 작가, 작곡가 등 재능있는 분들이 모인 힘”이 성공을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공연은 <라이언 킹>이 던지는 메시지와 같다. 심바가 말하는 우리는 하나는 각기 다른 배경을 하나로 묶는 메시지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느세파 핏젱은 “(작품의 문을 여는) 라피키는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역할이다. 심바가 자신을 알아가면서 왕이 되어가는 여정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역할을 소개하며, <라이온 킹>의 메시지는 프로덕션 그 자체라고 말했다. 

“<라이온 킹>의 메시지는 시간을 관통하고, 세대를 아우른다고 생각한다. <라이온 킹>을 10년 전에 봤다고 해서, 그때 받은 감동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서 이해하고 배울 것이 또 있다는 것이 라피키가 줄 수 있는 메시지 같다. 이것이 (심바가) 왕이 되어가는 여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감바 이사는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처럼 인간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해나가며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것이 <라이온 킹>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현재에도 유효하는 것이다”라고 핏젱의 말에 덧붙였다. 




◈인터내셔널 투어, 한국을 찾다
이번 공연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 그룹과 호주 마이클 캐슬 그룹, 에스앤코가 협력하여 선보인다. 20주년이 되어서야 투어 공연을 진행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파트너” 때문이었다. 감바 이사는 “프로젝트를 같이 할만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공연 규모였다. 다른 국가에서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가 같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투어 공연도 가능해졌다고 감바 이사는 설명했다. “투어 공연은 마치 마을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것과 같은 규모라 어려움이 많다. 1백 명 이상 인력이 동원되고, 수 톤 규모의 장비와 소품, 의상을 옮겨야 한다. 호주에서 이를 제대로 실행할 파트너를 찾았고, 그게 마이클 캐슬 그룹이다”

투어지에는 필리핀, 싱가포르(현재 공연 중), 대만(2019년)을 비롯해 한국도 포함되었다. 펠리페 감바 이사는 그간 라이선스로 공연한 <아이다>, <뉴시즈>를 통해 한국 시장을 수년 간 살펴왔다고 말했다. “(지켜보면서) 한국에선 뮤지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욕구도 있어서 잘 받아들여질 거란 기대가 있었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재능도 뛰어난 것도 한국을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느끼게 했다”고 한국 시장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일본 극단 사계가 2006년 진행했던 라이선스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감바 이사는 “사계 극단이 당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하고 이유를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고려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한국 시장은 많은 작품이 성공했고, <라이온 킹>은 출발부터 공격적으로 기존 원칙과 규칙을 깨면서 만든 뮤지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점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한국 시장에 어울릴 거라 생각한다”고 흥행을 전망했다. 


Photo by Joan Marcus ⓒDisney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가족 관객층을 확장시킨 것으로 알고 있고, 한국에서도 그런 점에 대한 기대가 큰데 어떠냐는 질문에 “<라이언 킹> 혹은 다른 제작 공연도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하진 않았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브로드웨이 공연은 저녁에 해서 아이들이 보기 어려운 시간대에 한다. <라이온 킹>은 더 세련된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높은 수준으로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공연으로 제작했다”고 답했다. 

다만 월트 디즈니가 스토리텔링에서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 “동심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라이온 킹>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처음으로 뮤지컬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제작사 에스앤코의 신동원 프로듀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서 아시아 시장에서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몇 년 간 정체하고 있는 점이 아쉽지만 <라이온 킹>을 통해서 관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다양한 뮤지컬 작품이 폭넓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 공연은 11월 대구를 시작으로 2019년 1월 서울, 4월 부산까지 6개월여에 걸쳐 관객들과 만난다. 감바 이사는 새롭게 개관할 부산 공연장에 대한 기대도 표했다. “각기 다른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환경에 대해 타협하진 않는다. 한국에서 공연할 공연장 선정에 만전을 기했다. 제대로 준비해서 <라이온 킹>을 즐기는 것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짓는 부산 공연장에서 개관작으로 공연하는 것이 설렌다. 새로운 관객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Photo by Joan Marcus ⓒDisney

원어로 처음 선보일 <라이온 킹>은 11월 9일부터 12월 2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2019년 1월 10일부터 3월 28일까지 서울 에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어 4월에는 새롭게 개관하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1차 티켓 오픈은 8월 28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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