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오는 2026년 1월 개막한다.
2019년 초연 이후 21년, 22년, 24년을 거쳐 올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이번 공연은 오랜 시간 쌓인 배우들의 호흡과 감정이 더해져 더 깊이 있는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국립정동극장과 프로젝트그룹일다, 라이브러리컴퍼니가 공동으로 제작한다.
이번 공연에도 민새롬 연출, 박승원 음악감독, 그리고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배우 등 모든 창작진과 배우, 스태프가 다시 합류했다. 동일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세 시즌 연속으로 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은 그 자체로 작품과 배우 그리고 관객 사이에 형성된 깊은 신뢰와 예술적 유대를 증명하는 일이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4년 프랑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소설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청년의 장기가 다른 사람의 몸에 기증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연극은 원작자와 각색가(에마뉘엘 노블레)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300여 쪽에 달하는 소설 속 모든 인물을 한 배우가 연기하는 1인극으로 재구성했다. 작품은 원작 특유의 담담하고 시적인 문체를 무대에 세워 생명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연극은 19세 청년 시몽의 심장이 51세 여성 끌레르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을 그린다. 무대 위 단 한 명의 배우는 시몽, 그의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그리고 장기 이식 수혜자 등 각각의 인물과 그들을 관통하는 서술자까지 다양한 태도를 연기한다. 한 배우가 100여 분 동안 모든 인물과 순간을 무대 위에 불러내는 과정은 치밀한 절제와 균형을 요구한다. 인물에 대한 깊은 해석과 고도의 집중력으로 모든 장면을 선명하게 그려내는 배우의 노력과 연기를 마주하며, 관객들은 무대예술의 한 장르로서 1인극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된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무대, 영상, 조명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정교한 미장센으로 호평 받아온 작품이다. 무대는 검은 상자 형태를 띠며 의도적으로 빈 공간을 만들었다. 비워진 공간은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빛을 통해 각 인물과 장면을 구현한다. 비스듬히 놓인 상부 구조는 거대한 스크린으로도 활용되는데,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영상과 거대한 파도 소리가 공간을 압도하는 순간은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힌다. 또한 장면의 정서와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는 음악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양손프로젝트’의 멤버이자 연극 <전락> <유령들> <오셀로> 등에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연기 스타일로 관객과 평단의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손상규와,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연극 <온 더 비트> <타인의 삶> 등에서 깊이 있고 섬세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온 윤나무는 초연부터 지금까지 매 시즌 공연을 함께해오고 있다.
<전, 란> <지옥> <형사록> <당신의 맛>, 연극 <프리마 파시> 등 다양한 작품으로 브라운관과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여온 김신록과 뮤지컬 <일 테노레> <이프덴> <그날들>, 드라마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오는 2026년 1월 13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