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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큰 넘버스> 11월 초연…박영빈·박주혁·류찬열 등 캐스팅

글: 이솔희 | 사진: 낭만바리케이트 2026-09-29 323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Broken Numbers)>가 2026년 11월 처음 관객들을 만난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이름과 기억을 잃은 채 출구 없는 벽 안에 갇힌 다섯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누구였는지 찾아가는 작품이다. 극작과 작사는 성재현, 작곡은 양지해가 맡았다. 2025년 진행된 ‘낭만바리케이트 작품 낭독회 <작곡열전2>’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은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그 성원에 힘입어 본공연으로 무대에 선보이게 되었다.

 

자신의 몸에 새겨진 ‘1’, ‘23’, ‘21’, ‘408’, ‘130’이라는 숫자로만 서로를 구분하는 다섯 사람. 정체를 알 수 없는 벽은 이들을 압박하고, 벽 틈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잊고 있던 기억을 깨운다. 이주노동자의 투쟁, 계엄의 거리에서 생명을 구하려 했던 간호사의 선택, 총기 난사 사건에서 살아남은 학생의 고통, 전쟁 속 아이들을 살린 군인의 기억이 차례로 드러나며 서로 다른 시공간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우리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 갇혀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국적과 나이, 살아온 시간이 다른 인물들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벽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을 잡는다. 그러나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것은 각자가 잊고 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누군가의 외침은 다른 이의 기억을 깨우고, 한 사람의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의 과거로 이어진다. 동료의 죽음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거리에서 피를 나누자는 외침과 겹쳐지고, 학교에서 울린 총성은 전쟁터의 기억을 불러낸다. 작품은 이러한 연결을 통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겼던 삶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보여준다.

 

기억을 되찾을수록 인물들은 잊고 있던 상처뿐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이 지키려 했던 것들과도 마주한다. 탈출을 위해 시작된 여정은 점차 자신의 이름과 삶의 의미를 되찾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작품은 다섯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대와 공간을 펼쳐낸다. 모든 상황을 관찰하듯 지켜보는 ‘1’, 차별과 부당한 죽음에 맞선 이주노동자 ‘23’, 다친 이들을 위해 거리로 나선 간호사 ‘21’,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있는 학생 ‘408’,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자신을 쓸모없다고 여겼던 군인 ‘130’이 각자의 기억을 무대 위로 불러낸다.

 

다섯 배우는 자신의 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타인의 기억 속 동료와 가족, 주변 인물로 등장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인물들은 장면을 살아내다가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직접 서술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이 사건을 따라가는 동시에, 그 사건이 어떻게 기억되고 전해지는지 바라보게 한다. 서로 다른 삶을 오가는 다섯 배우의 관계는 극이 진행될수록 변화한다. 낯선 숫자로 만난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름을 부르게 되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의 음악은 인물들의 기억을 불러내고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름 대신 숫자를 반복하며 시작하는 ‘어둠’부터 자신의 존재를 되찾아가는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까지, 노래는 다섯 사람의 변화를 따라간다. 한 사람의 목소리에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는 구성은 작품이 이야기하는 연대를 음악으로 확장한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성재현 작가와 양지해 작곡가의 협업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뮤지컬 <브론테>로 저력을 보여준 두 창작진의 신작으로, 뮤지컬 <브론테>, <번 더 위치>, <그레이 하우스> 등에서 섬세한 필체와 남다른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작가 성재현과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 <인화>, <브론테> 등에서 부드러운 발라드에서 강렬한 사운드의 음악, 통통튀는 음악까지 넓은 범위의 음악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작곡가 양지해가 기록과 기억, 인간의 존재에 관한 질문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탄탄한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연극 〈콜타임〉, 〈댄스 네이션〉 등에서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인물의 생생한 목소리와 대담한 무대 표현으로 풀어낸 이오진 연출이 맡는다. 여기에 뮤지컬 〈시지프스〉,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등에서 역동적인 안무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온 김병진 안무가가 합류해, 다섯 인물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무대를 완성한다.

 

 

벽 안에서 다른 이들을 관찰하는 ‘1’ 역에는 박영빈, 박주혁, 류찬열 배우가, 동료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외치는 ‘23’ 역에는 김현기, 김준식, 노혜성 배우가 출연한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는 ‘21’ 역에는 문진아, 안상은, 박선영 배우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안고 있는 ‘408’ 역에는 이서후, 이선주, 최수현 배우가, 전쟁 속에서 아이들을 살리기로 선택한 ‘130’ 역에는 정호준, 이현재, 장민수 배우가 함께한다.

 

한편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객과 공유한다. 개막 약 4주 전부터 매주 월요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실제 연습 현장을 공개하며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와 창작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뮤지컬 <브로큰 넘버스>는 오는 11월 18일부터 2027년 2월 7일까지 링크더스페이스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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