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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Favorite] 그곳에 가고 싶다 [NO.98]

정리 | 편집팀 2011-11-15 3,758

하바나, 산타페, 그리스…. 나도 당장 저기로 떠나고 싶다. 객석에 앉아 무대 위의 마법에 빨려드는 동안 나도 모르게 환상에 젖어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배우들은 어떨까요?

 

 

 

 

 

 

 

 

 

 

 

 

정동화                                       
<헤어스프레이>의 배경은 1960년대 볼티모어. 지역 방송국 TV에서 방영되는 10대들의 넘버원 댄스 프로그램 ‘코니 콜린스 쇼’는 모든 10대들의 꿈의 무대입니다. 그중에서도 전 쇼의 인기쟁이 링크 라킨을 연기했어요. 키스 한 방으로 TV를 시청하던 모든 10대 소녀들이 탄성을 지르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만드는 매력적인 아이돌 스타죠. 하하. 미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때의 미국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은 없고 오로지 흑백 TV 앞에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쇼에만 푸욱 빠져 열광했던 10대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은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때 그들의 단순한 열정과 애정이 마냥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저 역시 10대 땐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며 그들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따라하곤 했으니까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1960년대 미국의 볼티모어로 가서 쇼의 1등 아이돌이었던 링크 라킨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하하.

 

 

 

 

 

 

 

 

 

 

 

 

신영숙                                       
제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햄릿>이 체코 뮤지컬이에요. 제가 예전에 출연했던 창작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체코 작곡가의 작품이었고요. 우리나라에 체코 작곡가들이 만든 뮤지컬들이 많이 소개됐잖아요. 제가 그 작품들에 참여해보니까 음악이 참 매력 있어요. 웅장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데가 있는 것 같아요. 극적이기도 하고 우리 정서와도 잘 맞고요. 그래서 체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체코 문화의 어떤 점들이 한국 정서에 어울리는 걸까. 체코 작곡가들은 어떤 환경, 어떤 분위기에서 작업을 할까.’ 체코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서, <모차르트!> 공연을 한 후에 오스트리아를 다녀왔거든요. 음악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가니 무척 좋더라고요. 체코의 음악과 문화에 포커스를 맞춰서 여행을 가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체코 여행을 가려고 관련 도서를 찾아봤는데, 건물들도 정말 아름답고 야경도 멋지고 체코만의 분위기가 무척 기대돼요. 

 

 

 

 

 

 

 

 

 

 

 

 

정상윤                                       
파리! 이유는 파리가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제가 지금 연습 중인 작품이 <파리의 연인>이라서요. 하하. 허나 <파리의 연인>은 아직 개막 전이니 패스. 작품 속 배경 중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보통은 아름답거나 낭만적인 장소를 이야기하겠죠? 하지만 저같이 말하는 사람도 필요할 거예요.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전 <쓰릴 미>의 실제 배경인 시카고에 가보고 싶거든요. 리처드와 네이슨이 살았던 동네나, 두 사람이 어울려 다니던 클럽 같은 곳들, 이 친구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를 둘러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이런 말을 하면 제가 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아이 시체를 유기했던 배수구에도 가보고 싶어요. 작품을 준비하던 당시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그 장소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묘한 충동을 느꼈거든요. 거기 가서 딱히 뭘 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가만히 앉아 있고 싶더라고요. <살인의 추억>의 엔딩 신에서 송강호 씨처럼 말이에요. 물론 고인의 명복도 빌어야겠죠. <쓰릴 미>도 요즘 한창 연습 중이라 너무 빠져 있는 건가 싶기도 한데 오랜만에 다시 이 작품을 연습하니 많은 감정들이 겹쳐지네요.

 

 

 

김태훈                                       
<맨 오브 라만차>에서 세르반테스가 갇혔던 스페인의 지하 감옥! 계원예고 2학년 때, 김달중 선생님이 연출, 남경읍 선생님이 안무를 맡으셨던 <돈 키호테>에 출연하면서부터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당시 (최)재웅이가 돈 키호테, (조)승우가 산초, (김)다현이가 여관 주인, 그리고 내가 노새꾼의 대장인 뻬드로를 맡아 안양, 성남의 문예회관과 각종 소극장들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그때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감옥 세트를 보면 ‘정말 당시 스페인엔 이렇게 깊은 지하 감옥이 있었을까’, ‘세르반테스는 거기에서 무엇을 했을까’ 많은 것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을 먹게 됐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 질문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몇 년 내에 꼭 세르반테스가 정말 갇혔던 지하 감옥을 찾아 가봐야겠다. 그리고 10년을 주기로 한 번씩 가서 세월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을 맛보고 싶다.

 

 

 

 

 

 

 

 

 

 

 

최지호                                        
가보고 싶은 곳이라…. 퍼뜩 떠오르는 건 <김종욱 찾기>의 인도예요. 사실 좀 전에 <김종욱 찾기> 공연 연습을 마치고 나왔거든요. 하하. 예전부터 인도나 네팔에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 작품에 인도가 등장하더라고요. 이색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할까요. 모델 생활을 하던 시절엔 화보 촬영차 해외에 나갈 일이 종종 있었는데 요즘엔 멀리 떠날 기회가 통 없네요. 여행 다니는 건 좋아하지만,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계획을 세우고 자주 떠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서 시간이 날 때 충동적으로 떠나는 편이죠. 주로 제주도나 남해로 낚시 여행을 가고요. 어느 날 갑자기 혼자 훌쩍 떠났다 돌아오는 거죠. 아, 인도에 간다면 타지마할을 꼭 보고 싶어요. 누구와 함께하고 싶냐고요? 글쎄요. 그건 마음속으로만 생각할게요. 하하.  

 

 

 

 

 

 

 

 

 

 

 

이정미                                         
제가 <달고나>, <젊음의 행진>, <내 마음의 풍금> 등 80년대 전문 배우잖아요, 하하. 이게 질문에 맞는 답변일지는 모르겠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 초반의 서울에 가보고 싶어요. 아 정확히는 제 생일인 ‘1983년 4월 4일의 대학로’에 ‘17세 청소년’이 되어 가보고 싶어요.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하고, 그날 서울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아주 아주 궁금해요. 아, ‘롤라장’에 꼭 가봐야겠어요! 생각해보니 저 지금 더 오래된 과거의 여인을 맡고 있네요. 공연 중인 <폴링 포 이브>에서는 인류 최초의 여성 이브를 하고 있고, 앞으로 하게 될 <밀당의 탄생-선화공주연애비사>에서는 삼국시대 공주님이 돼요. 그야말로 과거 전문 배우인데요! 시간을 추억하는 공연은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시대를 경험하게 해주니까요.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8호 2011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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