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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5월의 신랑 신부를 위해 [No.92]

정리 | 편집팀 2011-06-03 5,531

봄의 여왕인 5월,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꿈꾼다.
그리고 아름다운 축가도 꿈꾼다. 6인의 배우들에게 축가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강필석

얼마 전 아는 형 결혼식에서 뮤지컬 넘버로 축가를 부른 적이 있어요. 그 곡이 뭐였냐면, <맨 오브 라만차>의 ‘임파서블 드림(Impossible Dream)’이요. 제가 정한 곡인데, 음, 좀 이상한가요?(웃음) 결혼식을 잘 치러내는 건 험난한 일이지만 그 이룰 수 없는 그 꿈 꼭 이루시라고요. 하하. 처음에는 개사를 해서 부르려고 했는데 결국 안 바꾸고 그냥 불렀죠. 제가 워낙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의외로 가사가 결혼식 축가로 어울리더라고요. 형도 따라 부르던데요? 다행히 사람들도 좋아했고요. 저도 언젠가는 그 노래로 축가를 듣고 싶네요.(웃음)

 

 

 

 

 

 

 

 

 

 

 

 

 

 

 

조휘

보통 결혼식 축가로는 김동률의 ‘감사’를 부르거나, 좀 밝은 분위기를 원하면 SG워너비의 ‘랄랄라’를 불러요. 그런데 이따금 신랑이 못생겼다거나 신부가 안 예쁜 경우에 따로 부르는 노래가 있어요. 하하. 1년쯤 전이었나. 저하고 정말 친한 형이 결혼을 했어요. 근데 그 형이 슈렉을 똑 닮았거든요. 그래서 축가로 <미녀와 야수>의 ‘Beauty and the Beast’를 불러줬죠. 이 노래가 끝나면 아주 멋진 왕자님으로 변해 있을 거라면서요. 또 신부가 조금 안 예쁜 경우에는 <빨래>의 ‘참 예뻐요’를 불러줘요. “참 예뻐요”가 나올 때마다 신부한테 뽀뽀를 하라고 주문하면서요. 그럼 신부가 예뻐질 거라고.(웃음) 아, 물론 이건 정말 아주아주 친한 경우에, 장난으로 그러는 거라는 사실.

 

 


 

 

 

 

 

 

 

 

 

 

 

 

임강희
제가 지인들 결혼식에서 축가를 종종 부르면서도 축가로 부르면 좋을 것 같은 뮤지컬 넘버로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모차르트!>를 연습하면서 이 곡이라면 좋겠다 생각되는 게 있었어요. 제가 연기하는 난넬이 부르는 곡은 아니고요, 콘스탄체와 모차르트가 함께 부르는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라는 넘버인데요. 두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노래를 잘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가사와 멜로디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연약한 내 모습이 싫어… 니가 지켜준다면 할 수 있어…’ 같은 가사들이 있어요. 누구나 결혼식에 대한 판타지가 있잖아요, 제가 미래의 남편과 이 노래를 듀엣으로 부른다면 좋겠네요. 축가를 부르기 위해 곡을 고르다보면 여자 혼자 부를 만한 곡이 별로 없어요. 게다가 제 목소리가 파워풀하진 않아서 주로 듀엣으로 부르곤 하거든요. 꼭 결혼식이 아니더라도 남편과 노래를 부르거나 남편이 저를 위해 노래해준다면 참 좋겠죠.


 

 

 

 

 

 

 

 

 

 

 

 

 

 

임혜영
축가로 가장 많이 부르는 뮤지컬 넘버가 ‘All I Ask of You’나 ‘Take Me as I Am’이예요. 이런 건 좀 식상하죠? 전에 친한 언니 결혼식 때 <페임>의 ‘Let`s Play a Love Scene’을 부른 적이 있는데 축가 부른 후의 분위기가 좋았어요. 가사도 좋고 선율이 잔잔하면서도 슬프지 않았어요. 그 언니가 부탁하길 축가가 너무 잔잔하면 울지도 모르니까, 밝고 예쁜 노래로 불러달라고 했거든요. 우리말 가사로 ‘난 지금 원해요, 하나 되길. 사랑을 할 땐 대사는 필요 없죠. 사랑을 할 땐 마음만 필요해요’라고 노래해요.제가 축가를 종종 부르다보니까 제 결혼식 축가는 흔한 러브 송보다는 좀 더 특이한 걸 듣고 싶어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말고, 재미있고 특별한 곡이요. <위키드>의 뮤지컬 넘버들은 선율이 화려하면서도 잔잔하고 예쁘잖아요. 가능하다면 제 결혼식 때 동료 배우들에게 ‘For Good’을 들려달라고 부탁하고 싶네요. 아, <미스 사이공>의 ‘Sun and Moon’도 좋아요. 가사가 직접적이지 않고 시적이고요.

 

 

 

 

 

 

 

 

 

 

 

 

 

 

 

임병근
제가 서울예술단 단원이다 보니 축가를 부를 일이 있으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나의 사랑 나의 운명’이나 <15분 23초>의 ‘내가 지켜줄게요’를 많이 불렀어요. 뮤지컬 넘버로 부르는 축가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아, 예전에 서울예술단 선배님이 결혼할 때, 후배들 대여섯 명이 모여서 축가 연습을 했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오늘은 즐거운 날’로요. 노래 가사는 ‘오늘은 즐거운 날, OOO 시집가는 날’ 이렇게 바꾸고요. 대여섯 명이 콩트도 곁들이고 춤도 추는 퍼포먼스를 했더니 반응이 되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도 대여섯 곳의 결혼식장에서 그 곡을 불렀던 것 같아요. 하하. 제가 듣고 싶은 축가요? 제 결혼식 땐 제가 노래할 거예요. 이미 만들어진 곡 말고요. 제가 직접 작사하고, 작곡은 못하니까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아무도 모르는 곡이지만 그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니 의미 있지 않겠어요.

 

 

 

 

 

 

 

 

 

 

 

 

 

 

 

최수형
저는 보통 결혼식 축가로 뮤지컬 곡보다는 ‘You Raise Me Up’이나 ‘A Whole New World’처럼 대중들도 잘 알면서 뮤지컬적인 느낌이 드는 곡을 주로 불러요. 그러다 지난해 참석했던 어느 결혼식에서 (김)성민이가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걸 들었어요. 원래 지킬이 신에게 하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개사를 굳이 안 해도 ‘나만의 꿈,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신이여 허락하소서’ 이런 가사들이 신부를 향해서도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꽤 많이 불린다는데, 그런 이유인가 봐요. 제 결혼식엔 <미스 사이공>의 ‘Sun and Moon’을 듣고 싶어요. 노래가 정말 예쁘잖아요. 멜로디도 참 좋고, 남자와 여자를 ‘해와 달’에 비유하는 건 최고의 상징인 것 같아요. “그대는 햇살, 나는 달.”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2호 2011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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