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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②]<벤자민 버튼> 문수호 작가, 무대 위 새로운 생명력

글 |이솔희 사진 |김태윤 2024-05-28 1,408

ALL ABOUT <벤자민 버튼>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 지난 11일, 가슴 따뜻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작품의 연습 현장부터 창작진, 배우 인터뷰까지! <벤자민 버튼>의 모든 것을 더뮤지컬이 들여다봅니다.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주인공 벤자민 버튼 역을 맡은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됩니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삶을 다룬 뮤지컬 <벤자민 버튼>.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거꾸로 흘러가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퍼펫(인형)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다. 벤자민 버튼 역의 배우들은 나이대에 따라 각기 다른 퍼펫을 무대 위에서 직접 조종하며 인물의 일생을 표현한다. 공연에 사용되는 퍼펫은 인형극의 본고장인 체코에서 인형극을 전공한 뒤 오랜 시간 퍼펫을 통해 생명력을 전하고 있는 오브제 아티스트 문수호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에게 <벤자민 버튼> 속 퍼펫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벤자민 버튼>과는 어떻게 처음 만났나요? 작품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2016년에 조광화 연출님과 함께 쇼케이스 작업을 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퍼펫에 대해 소통해 왔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다른 작업도 함께 하며, 2021년에는 <벤자민 버튼>의 두 번째 쇼케이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의 공연과 쇼케이스로 다양한 퍼펫의 형식과 소재를 실험해 왔습니다. 이번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퍼펫들은 저한테 매우 클래식한 작업이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작업’이라는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벤자민 버튼> 무대에서 사용되는 퍼펫을 제작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 퍼펫의 재료나 형식은 클래식합니다. 크기를 제외하고요. 대부분 이 정도 크기의 퍼펫은 절대적으로 목각이 가지고 있는 무게가 있어 재료를 다른 가벼운 소재로 바꾸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목각에서 오는 따뜻한 감성을 포기할 수 없었고, 그것을 고수하기 위해서 목각의 속을 비워 무게를 줄이는 결정을 했습니다. 가벼운 퍼펫은 무대 위에서 더 많은 잠재력을 펼칠 수 있기에 ‘무게’를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번 퍼펫 작업을 하며 작가님께 영감을 준 대상이 있다면요.

국내에서 퍼펫은 아직 생소한 작업인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보니, 국내 공연에서 해외 작품의 연구와 노력에 대한 존중 없이 결과물만을 복제하여 쓰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 식의 작업을 지양하기 위해 과거의 제 작업에서 영감을 얻으려 했고, 기술적인 부분 또한 전통 퍼펫 제작 방식에서 차용하였습니다.

 

퍼펫을 제작할 때 연출가와 함께 디자인하고, 안무가와 함께 설계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각각의 파트와 어떤 논의를 거쳤나요.

조광화 연출님하고는 아주 첫 단계부터 상의하며 디자인 했습니다. 결국 극작가의 상상 속 인물의 몽타주를 찾아내는 일인 거죠. 그렇게 인물이 만들어지면 심새인 안무가와 퍼펫의 움직임에 대해서 대화합니다. 이번 <벤자민 버튼>에서는 움직임을 많이 줄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모든 관절이 다 움직인다는 것은 모든 관절을 컨트롤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극에서 필요한 동작 이외의 관절은 많이 생략하는 방향으로 작업했습니다.

 

2015년 쇼케이스부터 이번 본 공연까지,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작품입니다. 본 공연에 오르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을 듯합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연출님과 제가 서로의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퍼펫의 스타일이 달라서 여러 방식의 퍼펫들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의 작업과 연출 방식이 아니다 보니 연출가와의 조율이 중요하였습니다. 작품을 위해 각자의 균형을 맞춰 갔던 과정이 퍼펫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공유하는 기회,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잡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벤자민 버튼>의 퍼펫은 ‘마네킨’과 ‘로드 퍼펫’ 두 양식으로 제작됐습니다. 각 양식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퍼펫은 대부분 조종 방식에 의해서 양식이 나누어 지는데, 마네킨은 배우가 별도의 조종장치 없이 손으로 쥐고 직접적으로 에너지를 주어 조종하는 퍼펫을 말합니다. <벤자민 버튼>에서 제작된 퍼펫들은 로저(벤자민 버튼의 아버지) 퍼펫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네킨에 속하며 사람 크기 대비 1:1 비율의 퍼펫과 3:1 비율의 작은 퍼펫이 있습니다.

 

로드 퍼펫은 말 그대로 로드(Rod, 막대)에 달린 조종 장치나 손잡이를 잡고 조종하는 퍼펫을 말합니다. <벤자민 버튼>에서 로저는 벤자민의 상상과 로저가 세상에 남긴 흔적이 합쳐져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의복과 의복 걸이만으로 퍼펫을 제작했고, 그것에 간단한 움직임만을 더해 다른 퍼펫과는 차별화를 주었습니다.

 

 

<벤자민 버튼>을 위해 총 몇 개의 퍼펫이 탄생했나요? 작업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벤자민 퍼펫의 나이대별로 5구가 제작되었고, 극 중 판타지 신에 사용되는 작은 목각 퍼펫 3구, 로저 퍼펫과 소년병 퍼펫까지 총 10개의 퍼펫이 제작되었습니다. 디자인 기간과 제작 기간을 합쳐 약 5~6개월에 걸쳐 작업했습니다.

 

앞서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국내 관객에게 ‘퍼펫’은 아직 낯선 존재입니다. 관객이 뮤지컬 무대 위의 퍼펫을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라시나요.

퍼펫의 제작 과정은 사실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목재를 건조해서 조각하고 조립하여 채색하는, 대부분 비슷한 작업입니다. 그냥 목각인형이지요. 흥미로운 건 무대에 서는 순간인데, 사실상 그때가 퍼펫이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호흡을 하고, 맡은 역할을 소화하는, 물성이 다른 또 다른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에서 사용되는 퍼펫은 디자인, 움직임 모두 생동감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배우들의 엄청난 에너지에 맞춰 호흡해야 하니까요. 퍼펫의 존재가 아직은 낯설 수 있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동등한 존재로서 받아들여 주신다면 관객분들에게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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