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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세계관으로 돌아온 <겨울왕국 2>…제작 비하인드부터 더빙까지 주목 포인트는?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영상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19-12-02 9,408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것만 같았던 안나와 엘사가 새로운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왔다. 



6년여 만에 나온 <겨울왕국 2>가 1편보다 한층 커진 스케일과 묵직해진 메시지로 돌아왔다. 지난 11월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는 개봉 2주차 만에 누적 관객 858만 명을 넘어서며 천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넘어선 전작보다 16일 빠른 추세다. 전 세계 흥행수익도 7억 달러를 넘어섰다. 

<겨울왕국> 두 편을 모두 연출한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과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이현민 슈퍼바이저(비주얼 개발, CG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겨울왕국> 흥행 신드롬을 이끈 주역들이 25, 26일 공식 내한 당시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 비하인드와 주목할만한 점들을 정리했다.

(※본 기사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1. 메시지 
<겨울왕국 2>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제작된 속편이다. 2편은 1편을 잇는 동시에,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어간다. 

핵심 키워드는 변화와 내면의 성장이다. 제니퍼 리 감독은 “캐릭터들이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걸 알게 됐다. (전편처럼) 두려움 대 사랑이 주요 주제지만 ‘변화’가 더해졌다.”라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안나는 1편에선 잃을 것이 없었지만, 2편에선 가족과 사랑까지 모두 가진 상태라 잃을 것이 많아졌다. 그 모든 것이 부재한 상황에서 어떤 힘을 끌어낼 수 있는지 주목했다.”며 안나 캐릭터의 변화를 설명했다.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답사 후 고스란히 담아낸 가을 풍경에도 성숙과 변화의 메시지가 담겼다. 크리스 벅 감독은 “가을이 성숙과 변화의 계절인 것처럼 캐릭터들도 내면의 성숙과 변화를 겪는다”고 배경에 담긴 의미를 언급했다. 



<겨울왕국 2>에서 엘사와 안나는 잘못 알려진 진실을 알게 되고, 과거 세대의 과오를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나선다. 제니퍼 리 감독은 “안나와 엘사가 주인공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했다”고 의도를 말했다.

그 말처럼 안나는 연이은 좌절에도 끈기있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엘사 역시 역경과 시련을 겪고 도전하면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옳은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 제니퍼 리 감독은 “사랑으로 똘똘 뭉친 두 여성이 관객들에게 사랑이 있으면 선택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사와 안나, 두 자매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도 강화됐다. 혼자선 풀 수 없던 문제는, 각기 다른 퍼즐 조각이 하나로 맞춰지는 것처럼, 둘이 힘을 합쳤을 때 비로소 해결된다. 크리스 벅 감독은 “아그나르 왕과 이두나 왕비에겐 (한 명이 아닌) 두 딸이 있었다. 마법의 문은 그 둘이 손을 잡고서야 열렸다. 둘은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양쪽 다리다”라고 말했다. 




2. 캐릭터
<겨울왕국>은 엘사부터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까지 캐릭터들이 고르게 사랑받고 있다. 언니인 엘사는 신화적인, 동생인 안나는 동화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제니퍼 리 감독은 “동화적 캐릭터는 고난과 장애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는다. 반면 신화적 캐릭터는 초능력이 있고 마법을 쓸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짐을 안고 살아간다. 보통 이런 캐릭터는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며 차이를 말했다. 엘사 역시 안나가 없었다면 비극적 운명에 처할 수 있었을 거라고 했다. 

<겨울왕국 2>에서는 두 인물 간 대비가 더 극명해진다. 제니퍼 리 감독은 “신화적 캐릭터(엘사)는 더욱 극대화시키고, 동화적인 캐릭터(안나)는 고난으로 밀어붙이고 싶었다. 안나는 강인한 내면으로 좌절을 헤쳐나온다. 그러면서 본인도 신화적 인물로 거듭난다”고 안나 캐릭터의 성장에 대해 말했다. 



올라프는 2편에서도 강력한 신 스틸러로 활약한다. 제니퍼 리 감독은 올라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두 자매의 사랑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말하며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올라프에는) 안나도, 엘사도 담겨있다”고 인물의 의미를 부여했다. 


3. OST 
<겨울왕국> 1편의 성공에는 OST가 큰 역할을 했다. ‘Let It Go(다 잊어)’,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같이 눈사람 만들래)’,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태어나서 처음으로)’ 상당수 곡들이 음악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았다. 



음악은 로페즈 부부(크리스틴 앤더슨, 로버트)가 1편에 이어 전 곡을 작사, 작곡했다. 2편에서는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 ‘Show Yourself(보여줘)’, ‘Some Things Never Change(변치 않는 건)’, ‘The Next Right Thing(해야할 일)’, ‘All Is Found(기억의 강)’ 등 7곡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음악들은 국내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부터 상위권에 나란히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제작진은 ‘렛잇고’의 영광을 재연하려 노력하기보다 이야기와 잘 맞는 음악에 더 집중했다. 그 결과 1편에서 보여준 음악적 임팩트는 줄었지만 대신 드라마로 기능할 때 음악이 보여주는 힘은 배가되었다. 



크리스 벅 감독은 전편이 뮤지컬의 1막이었다면, <겨울왕국 2>는 2막이라고 비유하며 “성숙도와 깊이를 더했다”고 했다. 제니퍼 리 감독 역시 “<겨울왕국 2>의 음악은 캐릭터들의 성장과 더욱 깊어진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했다. 

뮤지컬 영화에서 음악은 뮤지컬처럼 극적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감정을 극대화시키거나 흐름을 이끄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스토리가 음악을 나오게 하고, 음악은 다시 스토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며 음악과 이야기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줬는지 전하기도 했다. 



크리스 벅 감독은 ‘렛잇고’가 엘사가 진화하는 시작을 보여줬다면, <겨울왕국 2>의 주제곡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은 그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Show Yourself(보여줘)’에선 그 진화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곡은 엘사가 후반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렛잇고’와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크리스토프의 첫 솔로곡인 ‘Lost In The Woods(사랑이란 숲에서 길을 잃다)’는 80년대 글램록 스타일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그 시대 발라드만큼 절절한 사랑 노래가 없었다”는 것이 제니퍼 리 감독의 설명이다. 이 곡은 분위기와 잘 맞게 연출된 영상미 덕분에 더 사랑받고 있다. 80년대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도록 연출한 이 장면에 대해, 로페즈 부부는 “순록들의 <보헤미안 랩소디> 패러디와 크리스토프를 활용한 연출은 대단했다”고 전했다. 


4. 컴퓨터 그래픽
<겨울왕국 2>에는 실제 스칸디나비아를 비롯한 북유럽 신화와 민담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불의 정령 ‘브루니’부터 말의 형상을 한 물의 정령 ‘노크’, 바람의 정령 ‘게일’, 땅의 정령 ‘바위 거인’ 등이 새롭게 등장한다. 



자연을 캐릭터화한 만큼 실사처럼 구현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그 중 최고난도 작업은 물의 정령 ‘노크’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크리스 벅 감독은 “말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만, 물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것도 고난도 작업이다. 그런데 물로 이뤄진 말이 물 속으로 들어간 것을 표현해야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후반부 장면인 ‘Show Yourself’도 어려웠던 장면으로 꼽힌다. 제니퍼 리 감독은 가장 고됐지만 뿌듯했던 장면으로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제작한 장면이다. 특히 빙하 위에서 움직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이 장면을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컴퓨터가 동원됐다. 제니퍼 리 감독은 “구글 컴퓨터까지 빌려서 이 장면을 렌더링했다. 5주나 걸린 장면이지만 땀과 눈물, 열정이 밴 장면이라 감동적이었다. 결과도 좋았다”고 ‘Show Yourself’ 장면을 평가했다. 

<겨울왕국 2>에는 새로운 기술과 애니메이터들의 역량이 집약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새로운 특허 소프트웨어이자 모발 시뮬레이터인 ‘비스트’가 장편 작품 중에선 <겨울왕국 2>에 처음으로 쓰였다. 엘사의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안나의 곱슬머리, 바람에 흩날리는 크리스토프의 머리카락 한올까지 실사처럼 구현했다. 

크리스 벅 감독은 “특수효과 애니메이터들이 뛰어나다. 연출진이 아이디어를 내면 싫다고 하지 않는다. 언제나 좋다. 맡겨만 달라. 도전하겠다”고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했다. 


5. 더빙 
<겨울왕국 2> 더빙은 1편보다 한층 자연스러운 가사 작업으로 매끄러운 흐름을 보여준다. 더빙에는 전편과 동일한 성우진이 참여했다. 박지윤이 안나의 목소리와 노래를, 소연이 엘사의 목소리를, 박혜나가 엘사 노래를 각각 맡았다. 장민혁이 크리스토프의 목소리를, 정상윤이 크리스토프의 노래를, 이장원이 올라프의 목소리와 노래를 소화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유튜브

MBN 드라마 <우아한 가>, 1월에 개막하는 일본 <데스노트> 출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혜나는 <겨울왕국> 두 편에 모두 참여하며 더빙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박혜나는 “1편에 이어 2편에도 참여하게 돼서 기쁘고 감사했다. 이번에 녹음을 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다.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전 편보다 더 잘하고 싶었다. 주어진 시간과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많은 관객 분들도 <겨울왕국 2>를 보면서 즐겁고 소중한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노래 더빙 소감을 보내왔다. 

아역 목소리는 개봉 후 5년이 흐른 만큼 새로운 배우들이 맡았다. 설가은(어린 엘사), 최반희(어린 안나)가 참여했고, 아토할란 장면만 이재인(어린 엘사)과 김에스더(어린 안나)가 목소리를 담당했다.



더빙 상영 버전에선 국내 공식 커버송 아티스트 태연이 부른 ‘숨겨진 세상’도 들을 수 있다.




6. 특별 포맷 상영
<겨울왕국 2>는 아이맥스부터 리얼D 3D, 돌비, 4DX 등 다양한 버전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아이맥스에선 화려하면서도 입체적인 비주얼을 대형 스크린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리얼D 3D에선 마법 장면부터 아름다운 가을 배경과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돌비 애트모스 버전은 3차원 입체 음향을 들려준다.

<알라딘> 4DX 제작진이 다시 참여한 4DX 상영에선 역동적인 체험을 전한다. 모션 체어가 카메라 움직임을 따라 유려하게 움직인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스크린과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번개, 바람, 물, 향기 등의 효과를 적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현했다. 



<겨울왕국 3>도 만날 수 있을까?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내한한 제작진의 발길이 향한 곳마다 3편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 체력이 고갈되는 작업이다. <겨울왕국 2> 마지막 프레임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당분간은 쉴 것”이라며 <겨울왕국 2>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상태임을 전했다. 



특별 대담에 함께했던 연상호 감독이 관객 대표로서 3편을 제작을 기원하자 크리스 벅 감독은 “영화 제작 과정을 아시는 감독님이 그런 얘기를 하시니 짓궂게 느껴진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캐릭터들은 자식과 같다. 사랑해주시고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도 더했다. 

제니퍼 리 감독은 “<겨울왕국 2>는 여러분들께 되돌려드리는 사랑이다. 한국에 다시 올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하며, 후속편에 대해선 “1년 뒤에 다시 물어봐달라”고 답해 기대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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