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 이영애가 연극 <헤다 가블러>로 각각 다른 무대에 선다. 두 작품의 5월 개막에 앞서 연습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오는 5월 13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와 관객을 만나는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가 지난 10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 박정희, 번역 조태준, 윤색 황정은을 비롯한 주요 창작진과 이혜영, 고수희, 김명기, 김은우, 박은호, 송인성, 윤상화 등 전체 출연 배우들이 함께했다.
박정희 연출은 “13년 만에 다시 새롭게 제작하는 작품이다. 초연 당시와 비교해 지금의 사회와 관객의 감수성이 또 달라졌다. 그때 당시 관객이 환호해 주셨던 작품이 시대성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모두가 훌륭한 베테랑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 잘 참여해 주시면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라며 ‘헤다’의 귀환에 의지를 다졌다.
윤색을 맡은 황정은 작가는 “다른 작품들은 관객에게 인물을 이해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굉장히 앞서는데 <헤다 가블러>는 관객이 ‘헤다’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헤다’에게 서서히 스며들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윤색 작업을 진행했다. ‘헤다’가 추구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창작진 여러분들과 또 함께 발전시켜 나가겠다.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헤다 가블러>를 집필한 헨리크 입센의 작품 서사 체계와 창작 모티브, 해석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온 조태준 교수가 번역가로 참석했다. 조 교수는 “2028년도는 입센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라며 “내심 입센이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무렵에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 공연 소식이 전해져서 기쁘다”라고 응원의 마음을 밝혔다.
2012년, 세계 초연 이후 120년 만에 국내 프로무대에 소개된 <헤다 가블러>는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국내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주역 ‘헤다’를 연기한 이혜영 배우에게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헤다’라는 인물을 완전히 흡수한 이혜영은 이후 “한국의 첫 헤다이자 영원한 헤다”로 관객들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다시 한번 ‘헤다’를 맡아 자기 파괴와 파멸의 늪으로 관객의 손을 이끌 이혜영은 “13년이 지났는데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새 신부 역할을 또 맡았다. 이 역할을 맡을 결심이 선 것은 정말로 이 자리에 지금 함께하는 동료들 덕분이다.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라며 유쾌한 인사말을 전했다.
율리아네 테스만 역을 맡은 배우 고수희의 “<헤다 가블러>에 고수희를 캐스팅한 것이 국립극단이 2025년에 가장 잘한 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등 배우들의 재치 있고 의지를 담은 소감도 이어졌다.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 8일부터 6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LG아트센터 개관 25주년을 맞아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헤다 가블러> 첫 리딩 현장도 공개됐다.
<헤다 가블러>는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 <봄날은 간다>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선보여온 배우 이영애의 32년만에 연극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첫 리딩 현장에는 배우 이영애를 비롯해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 백지원, 이정미, 조어진 등 출연 배우들과 이현정 LG아트센터장 및 연출가 전인철, 무대 디자이너 박상봉, 사운드 디자이너 카입, 의상 디자이너 김환 등의 제작진, 그리고 노르웨이 왕실공로훈장을 수훈한 입센 권위자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자문으로 함께 자리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LG아트센터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이번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관객들과 25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LG아트센터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확고히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 제작의 이유를 밝혔다.
주연을 맡은 이영애 배우는 첫 리딩 현장에서 “<헤다 가블러>는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인 것 같다. 32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동안 드라마, 영화 등 좋은 작품을 많이 했지만 배우로서 항상 목마름이 있었는데, 50대가 된 지금 여자로서 배우로서 다양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헤다’가 아닌가 싶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오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작품에 참여한 포부를 밝혔다.
헨리크 입센 원작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루는 작품이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그동안 세계의 많은 무대에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불러 일으켜 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헤다 가블러>를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로렌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리바이벌상(2006)을 수상한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을 사용하여 동시대 관객들에게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전인천 연출은 “그간 수많은 대작들을 통해 대단한 연극적 경험을 해왔던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작업을 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헤다 가블러>는 1890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읽을수록 대단히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욕망을 너무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 2025년 동시대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작품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