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든버러 초연과 두 차례의 국내 공연 전석 매진의 흥행 신화를 기록한 연극 <벙커 트릴로지>가 12월 17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다.
7년 만의 귀환을 알린 〈벙커 트릴로지>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호를 배경으로, 세 편의 고전을 재해석한 연작 시리즈다. 제스로컴튼 프로덕션의 원작인 이 작품은 2013년과 2014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처음 공개되었다. 이후 2014년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연극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SPAF)으로 소개되었다. 이후 2016년과 2018년 국내 공연에서도 전석 매진의 신화를 이어갔다.
이번 공연은 초연과 재연을 성공으로 이끈 김태형 연출을 중심으로 지이선 작가(각색/작사) 등 기존 창작진이 다시 힘을 모았다. 여기에 김미경(미술), 배미령(음악), 구윤영(조명), 권지휘(음향), 이현정(안무), 서정주(액션), 홍문기(의상), 정지윤(분장) 등 대한민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실력파 스태프들이 총출동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세 편의 고전인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를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이 작품은, 각 75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서 왕 전설의 마법과 환영 속 병사들의 불안과 공포를 비추는 '모르가나',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 아가멤논의 이야기에 반추하여 스스로 가정을 무너트리는 비극을 다룬 '아가멤논'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참호 안 극중극으로 재구성한 '맥베스'까지. 전쟁이라는 극한의 무대 위에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표현해냈다.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으로 감상 가능하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어 세 편 모두를 관람할 때 전쟁의 참혹한 진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대와 맞닿은 단 100여 석의 객석은 배우와 호흡을 극대화하여, 관객을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전쟁과 비극의 숨죽인 목격자로 만든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압도적 몰입은 이 작품만의 차별화된 공연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솔져 1 역에는 <벙커 트릴로지>의 상징과도 같은 배우 이석준, 탄탄한 연기력의 최재웅,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박훈이 출연해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솔져 2 역에는 이전 시즌에서 호평받은 신성민,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믿고 보는 배우 이동하, 박정복이 무대를 책임진다. 솔져 3 역은 몰입도 높은 연기로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문태유, 김바다, 김시유가 맡아 섬세한 감정을 전달한다. 솔져 4 역에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정연, 이진희, 정운선이 함께한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오는 12월 17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