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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삼천-망국의 꽃> 의자왕과 삼천 궁녀에 대한 기발한 변명 [No.109]

글 |이민선 사진제공 |PMC프러덕션 2012-10-31 5,144

의자왕 하면 연관 검색어처럼 떠오르는 것이 삼천 궁녀이다. 의자왕은 삼천 명의 궁녀를 거느리며 주색과 향락에 빠져 한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백제를 흡수한 신라의 입장에서 백제의 마지막 왕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호도한 것이라는 둥 백제의 멸망 원인과 의자왕의 처신에 대한 정확한 사료가 없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주장들이 엇갈린다. 역사의 빈틈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채우는 팩션 사극이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의자왕과 백제의 멸망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신작 뮤지컬을 소개한다. <삼천-망국의 꽃(이하 삼천)>이 그것이다. 이 작품의 창작자는 지난해 팩션 사극 <밀당의 탄생>을 탄생시킨 서윤미 작가 겸 연출가이다. <밀당의 탄생>은 서동요 설화를 바탕으로 혈기 왕성한 나이의 서동과 선화공주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고 ‘작업’ 정신이 투철한 성격이라 가정하고, 연애 기술 하면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는 둘의 연애담을 꾸며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또 어떤 기발한 상상력으로 역사 속 ‘카더라’에 새로운 가설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삼천>에서 우선적으로 알아둘 것은, 삼천 궁녀 할 때 삼천은 숫자(三千)가 아니라 불교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하늘, 즉 온 세상(三天)을 의미할 때 쓰는 용어이다. 삼천이라 불리는 단 한 명의 궁녀 연화와 의자왕, 예식 장군과 진 장군, 신녀 화야, <삼천>에는 단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의자왕이 당나라에 항복함으로써 백제를 무너뜨린 주범이라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그가 믿었던 신하인 예식 장군의 배신으로 투항했다는 사료가 발견됐다. 실재했던 예식 장군이 <삼천>에 등장하며, 의자왕과 연화와 삼각관계에 빠지는 가상의 인물로 진 장군을 만들었다. 역사에 김유신 장군네서 온 금화라는 신녀가 등장하는데, <삼천>에서는 사료 속 금화에게 모티프를 얻어 화야와 연화, 두 명의 인물을 탄생시켰다. 특히 연화에게는 의자왕의 마음과 함께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는 은고라는 역사 속 여인의 캐릭터도 더해졌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정리해보자면, 말년에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던 의자왕을 따르는 두 장군 예식과 진이 있고, 의자왕에 대한 복수심으로 궁에 들어온 신녀 화야는 연화를 이용해 의자왕을 무너뜨리려 한다. 연화는 화야의 계획대로 의자왕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진 장군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의자왕과 진, 연화 세 사람의 엇갈린 로맨스와, 예식 장군과 화야의 배신과 음모가 비극적으로 얽혀 백제의 멸망을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비장한 스토리를 듣자하니, <밀당의 탄생>에서 즐길 수 있었던 코믹한 요소는 단 한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듯하다. 전작이 감각적인 위트로 웃음을 전했다면, <삼천>에는 비극적인 사랑과 음모로 한 나라가 멸망하는 허망한 정서가 짙게 깔려 있다. 백제 말에 망국을 암시하는 무속적인 징조가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삼천>에서는 역사적 고증과 상상력, 여기에 판타지가 더해진 이야기를 볼 수 있을 듯하다. 검무를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4인조 국악 라이브 밴드가 한국적인 선율을 연주해 사극 팩션의 분위기를 더한다. 고독한 군주 의자왕 역에 정상윤이 캐스팅됐으며, 충신이었으나 뜻이 엇갈린 두 장군 예식과 진은 각각 박해수와 전성우가 맡는다. 궁녀 연화는 최주리와 홍지희가 더블 캐스팅됐고, 태국희와 구민진이 번갈아 가며 화야를 연기한다.

 

10월 26일~2013년 1월 20일 /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 02) 736-8289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9호 2012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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