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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글루미데이> 현해탄에 울러퍼진 죽음의 노래 [No.125]

글 |박병성 사진제공 |네오 2014-03-04 4,491

최근 창작뮤지컬의 팩션 열풍이 불고 있다. E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이야기했다. 현재의 시점이 변하므로 그 대화는 끊임없이 달라진다. 연극에서는 일찍이 극단 목화의 오태석이 역사적 사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최근 뮤지컬로 등장하는 팩션물은 오태석의 작업과 차이가 있다. 오태석의 작업들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뒤엎는 경우라면, 뮤지컬 팩션물은 역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빈 곳, 역사적 사실 자체에 상상력을 발휘한다. 『난중일기』에 기록되지 않은 3일 동안의 이순신 장군 행적을 코믹하게 추적한 <영웅을 기다리며>가 대표적이다. 순종의 가출 사건을 가상으로 꾸민 팩션극 <라스트 로얄 패밀리> 역시 같은 유로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초연한 <글루미데이>도 이와 유사한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예술인이었던 김우진과 윤심덕은 1926년 관부연락선을 타고 가다 현해탄에 몸을 던진다. 비참한 식민지 현실로 인한 예술가의 좌절, 그리고 당대 풍미했던 염세주의의 영향으로 동반 자살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도 없었고 시체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 모던걸인 윤심덕이 죽음을 가장한 사랑의 도피를 벌인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았다. 실제 이탈리아에서 이들을 봤다는 증언들도 있었지만 무엇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글루미데이>는 바로 이 분분한 억측과 소문에 또 하나의 가설을 제시한다. 이들의 죽음의 배후에 제3의 인물이 있었다고 설정한다. 김우진은 일본 유학 중에 한국인 사내를 만난다. 김우진은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이려 하는 사고가 비슷했던 사내와 예술적 동반자가 된다. 그리고 그와 조선에서 순회공연을 올릴 <사의 찬미>를 공동 창작한다.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이자 신여성이었던 윤심덕을 여주인공으로 끌어들인다. 김우진과 윤심덕은 운명적으로 이끌리게 된다. 김우진은 사내의 작품대로 자신과 윤심덕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사내에게서 벗어나려 한다.

뮤지컬 <글루미데이>는 극 중 내내 사내의 계획에서 벗어나려는 김우진과, 죽음으로 이끄는 사내의 대결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김우진과 윤심덕이 현해탄에 몸을 던지기 5시간 전부터 관부연락선에서 그들에게 벌어지는 심리적인 갈등을 치밀하게 좇는다. 정해진 대본대로 죽음을 맞게 하려는 사내와, 새로운 결말로 이끌려는 김우진, 그리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윤심덕이 목숨을 건 게임을 벌인다. 인물들의 대사를 짧게 치고받아 긴장감 있게 전개하고, 세 인물의 심리를 반영한 음악도 인물 간의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윤심덕의 히트곡 ‘사의 찬미’가 작품의 테마곡으로 적절하게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 6월 초연 공연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번 재공연으로 이어지게 했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성종완은 “이번 공연에서는 사내와 우진의 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제시하려고 하고, 무대에 색채감을 주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한다.”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김우진 역에는 초연 멤버인 김경수 이외에 정문성, 임병근이 투입되었고, 윤심덕 역은 곽선영, 안유진 외에 새롭게 임강희가 참여한다. 미스터리한 인물인 사내 역에는 초연 멤버인 이규형, 정민 외에 신성민이 새롭게 합세했다.

 

2월 28일~4월 27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02)766-7667

 

한 줄 평 : 두 사람의 정사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과 서스펜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5호 2014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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