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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뿌리 깊은 나무> [NO.133]

글 |안세영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14-11-27 4,463
세종의 투쟁    



<바람의 나라>, <소서노>,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등을 통해 꾸준히 창작가무극 장르를 개척해온 서울예술단이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을 기념하여 신작 <뿌리 깊은 나무>를 선보인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2011년에는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세종의 명으로 연쇄살인사건의 수사를 맡은 겸사복 강채윤. 그는 반인 가리온, 학사 성삼문과 함께 범인을 추적하지만, 네 번의 살인 현장에 남은 단서는 피해자들의 몸에 새겨진 문신과 타다만 마방진, 그리고 ‘고군통서’라는 금서와의 연관성뿐이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궐 안을 헤매던 채윤은 예상치 못한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와 맞닥뜨린다. 바로 백성을 위한 글자 훈민정음이 반포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많은 관객들이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주요 내용을 알고 있는 만큼,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보다 한글 창제를 사이에 둔 세종대왕과 사대부들의 첨예한 신념 대립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중화사상이 팽배해있던 시절, 중국과 다른 우리의 글을 만들고 반포하기 위해 세종이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했을지,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 주목한다. 백성들에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고자 고군분투하는 세종의 모습에서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엿볼 수 있다.

무대는 복잡한 추리 과정을 관객에게 쉽고 빠르게 설명하기 위해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채윤의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추리의 과정을 그대로 영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단서를 되살리고 연쇄 살인의 법칙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지도 컨셉을 활용하여 채윤이 살인사건을 쫓아가는 궤적을 영상 위에 표시, 관객들도 함께 사건을 쫓는듯한 재미를 준다.
<뿌리 깊은 나무>는 연극 <햄릿>, <갈매기>, <세 자매> 등을 통해 고전의 재해석 능력을 보여준 오경택 연출의 첫 뮤지컬 도전작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뮤지컬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를 함께 했던 한아름 작가와 오상준 작곡가의 재결합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여기에 한국무용의 한효림과 현대무용의 김영미, 두 안무가가 참여해 가무극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글 창제를 주도하는 세종 역에는 서범석이 캐스팅되었다. 의문의 사건을 해결해가며 한글 창제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강채윤 역은 객원 배우 임철수와 서울예술단 단원 김도빈이 맡았다. 세종의 충직한 호위무사 무휼 역은 서울예술단의 대표배우 최정수와 박영수가 연기한다. 이외에도 궁녀 소이 역에 박혜정, 성삼문 역에 이시후, 가리온 역에 김백현, 최만리 역에 금승훈 등 서울예술단의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한줄평 복잡한 서사를 무대 위에 어떻게 풀어놓을지가 관건

10월 9일~18일/ 국립중앙박물관내 극장 용/ 02) 523-0986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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