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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스스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 [No.95]

글 |정세원 사진 |김호근 2011-08-15 6,031


 

한결같다. 4년여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이하 이야기쇼)>가 그랬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무언가를 변함없이 지켜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이야기쇼>는 여전히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무대 위 배우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열광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삶이 녹아있는 배우의 삶을 노래하는 무대, 그리고 그 무대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것이 우리들의 꿈’이라며 끝인사를 전하는 MC 이석준 역시 그대로였다.

 

 

다시 충무아트홀로 돌아왔네요. 대극장에서 100회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여의 시간이 흘렀어요. 그러게요. 근데 신기하게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스태프들도 놀라고 있어요. 완전 생소할 줄 알았는데 다 기억하고 있는 거예요. 몇 회 차에 누가 나왔는지를 기억하는 친구도 있더라고요.(웃음) 재공연 여부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와서 그런가 봐요. 그동안 관객들로부터도, 배우들로부터도 <이야기쇼> 다시 안 하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작년 연말에 특별 4주 공연을 하고 저는 빠질 생각이었어요. 얘기를 꺼내놓으니 스태프 전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배우들도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하고, 관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공연 스태프는 우리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고 하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러게요. 우리끼리는 즐겁자고 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공부가 됐다니까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시즌2를 준비했는데 3월에 한 번 엎어졌어요. 제작하고 싶어 했던 팀이 <이야기쇼>로 돈을 벌려고 했거든요. 돈을 벌더라도 기부에 관련된 형태나 관객들한테 환원하는 형태가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더니 난색을 표하더라고요. 그래서 NGO를 찾기 시작했고, ‘함께하는 사랑밭’과 함께하게 됐어요. 


기부는 어떤 식으로 전달이 되나요? 일정 기간 모아서 전달이 되는데 회당 받는 이가 정해져 있어요. 완벽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돈 관리는 충무아트홀과 사랑밭이 하고 우리는 티켓 수입에 관한 한 한 푼도 건들지 않기로 했어요.


<이야기쇼>의 부활을 기다린 관객들이 상당히 많았나 봐요.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다면서요? 고맙게도 시즌1 마무리 지을 때보다 반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관객들이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왔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일인데, <이야기쇼>와 함께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아졌거든요. 충무아트홀은 공연장을, 배우들은 재능을. 덕분에 티켓 수입을 전액 기부할 수 있게 됐어요. 시즌2를 준비하면서 가장 바랐던 일이라 그 기쁨은 더 큰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해요. 우리는 메이저이기보다 마이너를 지향하고 있거든요. 공연이 메이저라면 우리는 그 뒷면의 이야기를 다루니까 마이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뮤지컬 배우로 살아오면서 받은 사랑을 관객들에게 환원하기 위한 작업이거든요. 그래서 개런티를 받지 않고 참여하는 거고, 출연하는 배우나 우리 스태프들도 페이를 거의 받지 않고 있어요. 일반적인 공연이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수입 전액을 기부하는 것도, 게스트 비공개도 그렇고요.


게스트를 비공개한다는 소식에 뮤지컬 팬들의 반발이 꽤 심했다면서요?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데 왜 내가 원하는 배우를 보지 못하냐는 거죠. 게스트를 통해서 진행되는 쇼가 게스트를 비공개하겠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초대권 문제로도 한참 시끄러웠어요. 어떤 공연도 보유석을 빼놓지 않을 수 없잖아요. <이야기쇼>는 제작비를 후원받아 제작하고 그걸 다시 NGO 단체에 후원하는 시스템이라, 우리를 후원해줄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자리를 마련해야 하거든요. 정말 최소한의 티켓 외에는 우리 스태프들도 티켓을 구입해서 초대하게 한다고 했지만 돌아오는 얘기는 ‘그들도 티켓 전쟁을 치르고 공연을 보냐’는 거였어요.


속상했겠는데요. 정말 정말 많이요. 그냥 못들은 척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전 <이야기쇼>가 관객을 위한 공연이고, 내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좋은 의도로 참여하는 공연이니만큼 알릴 것은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욕을 먹더라도 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마음이니 당신들도 좀 알아주세요 하는 마음이었지만 모두가 제 맘 같지는 않더라고요. 너무 철없는 생각을 하나 싶기도 하고. 누구는 초대권 사건을 빌미로 게스트 비공개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도 하는데, 모르죠 뭐. (웃음)


그럼에도 추진하게 된 건 혹시 배우에 따라 움직이는 관객들을 조금이라도 분산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가요? 네. 그 팬심을 부셔보고 싶었어요. 매번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요즘 뮤지컬은 매우 건강하지 않거든요. 게스트를 공개하면 신기하게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의 폭이 점점 더 좁아져요. 시즌1을 진행하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점이기도 하고요. 한번은 정말 유명하고 실력도 있고 들려줄 얘기가 많은 배우가 출연을 했는데도 유료 관객이 몇 명 안 돼서 초대 관객들로 객석을 채워야했어요. 이미 그는 관객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 사람이었던 거죠. 그땐 협찬 없이 티켓 수입으로 제작비를 마련해야 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인지도 있는 배우, 화제의 공연을 끼워 넣게 되더라고요. 화제가 되지 않는 공연, 화제가 되기 전의 공연을 소개해야 했는데…. 그리고 역대 이야기쇼를 진행해본 결과 그 시대 굉장히 잘나가는 배우가 나왔을 때보다 살짝 번외 편으로 밀려났던 배우가 출연했을 때 자기 얘기를 훨씬 더 많이 쏟아냈다는 것도 중요해요.


자기 얘기를 쏟아낼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았을 테니까요. 혼자만의 무대를 갖는다는 게 얼마나 신나고 귀한 기회였겠어요. 그러니까요. 다 쏟아 내는 거예요.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에 오르니 보여줄 것도 많고, 당연히 공연은  재밌어지고 관객들은 감동받는 거죠. 그래서 이번 시즌2는 게스트가 아닌 <이야기쇼> 자체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와서 즐기면 좋겠어요. 그래야 전면으로 드러나는 배우들 외에도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배우들이 많아질 수 있거든요. 저는 <이야기쇼>를 통해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그들에게 관심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더불어 연출자, 작가, 제작자 등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도 초대해서 그들이 작품을 통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그들은 어떤 뮤지컬을 만들고 싶은지 들려줄 생각이에요. 그들의 얘기를 들은 관객들은 분명 그 공연을 보러 가는 태도가 달라질 거거든요. 좋아하는 배우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관객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전 이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티켓을 못 구하시는 분들은 <더뮤지컬>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이 공개되니까….


첫 무대에 오를 때 기분은 어땠나요? 어쩌면 시즌1 때보다 훨씬 더 떨렸을 것도 같은데요. 우와, 정말 많이 겁나고 떨렸어요. 시즌1 때야 놀려고 올라갔던 거니까 떨릴 일이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티켓이 8분 만에 매진되니까 관객들끼리 싸우고 ‘객석 수는 왜 이리 적냐, 배우는 왜 비공개냐, 양도는 왜 안 되냐, 표 잡기 힘들다’ 난리도 아니었어요. 티켓 전쟁 치르지 말고 좋은 일 하라고 10퍼센트나 더 비싸게 내놓았던 10회 차 지정석 40석도 단숨에 매진됐거든요. 그런 관객들 실망시키면 어쩌나 싶어서 회의도 정말 많이 하고 고민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이렇게 노력해도 관객들 안 몰리더라, 그냥 편하게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무대에 올라갔는데, 관객들로 꽉 차 있는 객석을 보니까 숨이 막히더라고요. 울컥하기도 하고 정말 감사했어요.


<이야기쇼>는 모두 몇 명의 스태프가 참여하고 있어요? 인원이 꽤 많아요. 작가 3명, 영상 3명, 음향 2명, 제작부 3명, 섭외, 예매, 예산관리 등 전체 14~15명 정도. 인원도 많고 회의도 밤 11시 이후에 모여서 새벽 3~4시까지 하게 되는 일이 많아서 모두 다 모여서 회의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적게는 주 1회, 많게는 주 4회까지 회의하거든요. 다들 8시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이다보니 죽을려고들 하죠. 그래서 더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요.


배우 활동과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요. 하루 쉬는 월요일에도 무대에 서야 하고, 공연 또는 연습이 끝난 후에는 월요일 공연을 위한 회의를 해야 하잖아요. 시즌1 때도 그랬지만 <이야기쇼>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껴요. 힘들기보다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아요.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하고. 쉬지 못하는 건 음, 일종의 수업료라고 해두죠. 신인에서부터 어른들까지, 매회 자기 얘기를 쏟아내는 출연자들의 열정을 보면서 내가 살아 있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고 또 무대 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공부할 수 있거든요. 정말 노래 잘하는 배우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고 집에 가서 연습 한번 더 하게 되고.(웃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 사이 새로운 배우들도 많이 늘었죠? <이야기 쇼>만의 특별한 배우 섭외 기준이 있나요? 전체 배우가 대상이죠 뭐. 기준이 있다면 현재 얘깃거리가 가장 많은 배우? 관객들의 시선보다는 우리 스태프, 그리고 제 기준이 먼저예요. 관객들이 모르는 얘기를 쏟아낼 수 있거든요. 그 사이에 배우가 많이 늘어서 무대 위에서 만나보지 못한 배우들이 한 가마니더라고요. 노다지예요 노다지.(웃음) 1회에 출연했던 전동석 씨는 처음에 ‘이석준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야기쇼>가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인터뷰를 하냐’고 했다더라고요. 우리 스태프들이 어찌나 비웃던지.(웃음) 그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아이다> 이후로는 제가 뮤지컬보다 연극을 더 많이 했으니까. 예전에 시즌1 할 때도 이런 얘기 들은 적 있었는데 그때는 스스로 생각해도 제가 많이 알려진 사람이 아니어서 상처를 받았어요. ‘쟤 이런 걸로 뜨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고. 이제는 1년 반 정도만 무대에 안 서도 관객들에게 잊혀지겠더라고요.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요. 아, 본공연에 앞서 오프닝 때에는 스태프나 배우들에게 추천을 받아서 신인 배우 한 명씩 소개하는 코너를 새로 만들었어요. 괜찮은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돼요.


늘 무대에 서고 있어서 몰랐는데 정말 뮤지컬은 몇 작품 안 하셨네요. 특별한 까닭이라도 있나요? 그게 참 미묘한데, 일단은 감사하게도 연극 쪽에서 절 많이 찾았어요. 또 하나는 제가 쇼 뮤지컬보다 연극성이 강한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거?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가 있어야 뮤지컬을 할 때 안정감이 전해지거든요. 무게감을 주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그게 한국형 뮤지컬과 가깝다고 생각을 했어요. <지킬 앤 하이드>나 <쓰릴 미>가 한국에서 흥행한 건 배우의 힘도 있겠지만 작품의 무게감, 스토리의 힘이라고 보거든요. 굉장히 유명한 대형 뮤지컬에는 이미 노래를 너무나 잘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그들 사이에 껴서 자존심 상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내 장기를 살릴 수 있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만난 연극은 절 자극시켰고, 이후로 어떤 작품을 만나도 창작 작업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찾아야 할 것도 많고, 배우들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 가는 작업이. 라이선스 뮤지컬은 작품을 가지고 놀아볼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그럴 수 없는 작품들도 많잖아요.  


언젠가 트위터에 시간이 흐를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썼는데,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뭔가요? 솔직히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은 가족이에요. 예전에는 내가 배우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가장으로서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려면 좋은 배우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더 할 일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고민할 것도 너무 많고. 당장은 <톡식 히어로>의 이 말도 안 되는 의문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 음역대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이야기쇼> 캐스트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면 좋을까, 다음 주 회의할 때는 부족함을 어떻게 메울까, 후배들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주나…. 제 고민들의 90퍼센트는 돈 되는 일이 아니라서 우리 와이프가 툴툴거리기도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런 절 이해하고 힘을 실어줘요. 말로 다 못할 정도로 고마운 일이죠. 근데 얼마 전부터는 공식적으로 일 안 한다고 선포하면서 제가 버는 돈으로 먹고 살 거라는 거예요. 순간 숨이 턱 막혔어요. 나보다 열 배는 더 잘 벌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근데 정말로 불평 없이 지내고 있어요. 그 좋아하던 옷도 안 사고. 그래서 저도 차 팔고 버스 타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나를 무조건 믿어주고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더라고요. 솔직히 <톡식 히어로>를 하게 된 이유 중에는 와이프 빵 하나 더 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래도 배우로서의 욕심도 어느 정도 있지 않았을까요. 작품이 들어오는 순간까지는 없었어요. 작년에 공연을 봤거든요.(웃음) 결정을 해야 할 순간까지도 대본 한번 안 보고 그냥 뒀는데, 순간 ‘괴물, 막가는 코미디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지? 나쁠 것 같지 않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렇게 결정을 하고 나서 대본을 읽었더니 공연 봤을 때의 기억이 확 떠오르면서 ‘큰일났다’ 싶더라고요. 게다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이후로 노래를 안 해서 소리도 안 나는 거예요. 한 곡 한 곡 연습하면서 목을 단련시키고는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겁은 나지만 이석준 스타일의 코미디를 만들어 보이고 싶어요. 제가 못할 거란 반응을 깨고 싶기도 하고요. 내가 얼마나 웃긴 사람이라고요.


이석준 씨가 20대일 때 처음 만났는데 어느새 올해 마흔이 되었더라고요. 순간 놀랐어요. 저는 거울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언제 이렇게 늙었나 싶어서.(웃음)


<이야기쇼>가 관객을 위한 마음을 담은 작업이라면,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는 어떤 작업들을 하고 있을까요?이를 많이 먹고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진짜 나를 위하는 길은 내 주변을 위하는 것이더라고요. 내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이들을 위한 길이 나중에는 결국 나한테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지금은 돌려주는 시기라고 생각을 해요. 내가 <이야기쇼>를 통해 전달한 기부금으로 한 어린이를 구할 수 있고 언젠가 그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뮤지컬 관객으로 극장을 찾는다면 나는 관객을 한 명 얻게 될 거고, <이야기쇼>를 통해 관객들이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을 얻게 되어 제가 출연하는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만큼의 관객을 얻게 되는 거잖아요. 또 뮤지컬은 건강해져야 한다고 계속 얘기하다보면 긍정적인 마음들이 모여 좋은 창작물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나도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내가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이야기쇼> 시즌2는 몇 회까지 진행할 계획이에요? 여전히 100회 공연을 목표로 달려갈 생각이에요? 글쎄요. 예전처럼 관객의 수입으로 끌고 가는 공연이 아니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욕심을 버리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공연장이 안 되면 마로니에 공원으로라도 가면 되는 거고…. 목표는 100회 이상이에요. <이야기쇼>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면 막을 내리겠지만 그 전에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 분야까지 다뤄볼 생각도 갖고 있어요. 거기서 기부가 가능해지면 무용과 음악까지도 다뤄보고 싶어요. 좋은 취지로 시작해서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잘 진행되고 있어 기뻐요. 시간이 흐르면 관객들도 더 열린 마음으로 찾아주지 않을까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5호 2011년 8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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