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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KETCH] 에스틸 발성법 마스터 클래스 [NO.169]

글 |나윤정 사진 |양광수 2017-10-27 7,288



에스틸 발성법은 미국 출신의 성악가였던 조 에스틸 교수가 1988년 음성과학을 기반으로 창안한 발성 훈련법이다. 누구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고, 단지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면 된다는 것이 에스틸 발성법의 철학. 근육을 조절해 다양한 음색을 구현할 수 있게 만드는 에스틸 발성법은 목소리로 다채로운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22일 홍익대 대학로캠퍼스에서 국내 최초로 에스틸 발성법 오픈마스터클래스가 열려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한엔터테인먼트가 주최,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한국뮤지컬협회가 후원한 에스틸 발성 훈련법 5일 완성 코스에 앞서 진행된 자리였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는 조 에스틸 여사에게 직접 에스틸 발성법을 사사받은 영국왕립음악원 교수 앤 마리 스피드가 강단에 올랐다. 앤 마리 교수는 최근 영화 <미녀와 야수>의 보이스 코치로도 활약했다. 그리고 앤 마리 교수의 제자이자 정성화, 박건형, 강필석 등 뮤지컬 배우들에게 에스틸 발성법을 가르쳐온 경복대학교 김민정 교수가 통역으로 자리를 함께해 강의 진행을 도왔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오픈 마스터클래스는 에스틸 발성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앤 마리 교수가 세 명의 참가자를 일대일로 지도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앤 마리 교수는 참가자의 노래를 들은 후 그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묻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첫 참가자는 경복대학교 뮤지컬과의 송수희 학생으로, <미스 사이공>의 ‘널 위해 내 생명도 바칠 거야’를 부르며 지도를 받았다. 앤 마리 교수는 떨림과 긴장을 극복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떨림은 성대 근육을 닫히게 만들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것. 그 해결책으로 앤 마리 교수는 노래할 때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웃는 순간 몸의 근육이 기분 좋은 상태가 되면서, 수축된 성대를 열리게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뮤지컬 배우 박준휘가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부르며, 에스틸 발성법 지도를 받았다. 앤 마리 교수는 저음에서 작은 소리로 노래를 시작할 때, 모음보다 자음을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면 관객들에게 가사의 의미를 더 분명히 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노력이 의미 전달뿐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훨씬 발전되어 보일 거라는 것. 또한 앤 마리 교수는 고음에서 소리를 잘 낼 수 있는 균형 잡힌 자세를 가르쳐주며, 박준휘 배우가 더욱 안정적인 고음을 이끌어낼 수 있게 도왔다. 마지막 참가자는 뮤지컬 배우 정재은. <위키드>의 ‘마법사와 나’를 부른 그녀는 노래에서 힘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앤 마리 교수는 정재은 배우에게 한 자루의 펜을 잡게 하고, 그것을 잡는 힘으로 노래해 보라며 조언했다. 이를 통해 정재은 배우는 힘을 빼고 공간을 이용하면서 더욱 매끄러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한편 정성화, 강필석, 조상웅, 강태을 등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오픈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해 에스틸 발성법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민정 교수에게 2년 전부터 에스틸 발성법을 배우고 있다는 정성화 배우는 “무대 위에 오르다보면 긴장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많다. 뮤지컬 배우는 매일 같은 소리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때문에 그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에스틸 발성법은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여느 발성법에서 제시하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달리 실제로 내 성대의 근육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굉장히 편리하고 크게 의존하게 되는 발성법이다”라며, 직접 경험한 에스틸 발성법의 장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MINI INTERVIEW


앤 마리 스피드 교수·김민정 교수    


오픈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 소감은 어떤가?
앤 마리 공개된 장소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이 힘든 일인데 참여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발성법 교육에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다. 에스틸 발성법을 알게 된 사람들이 ‘난 이 소리를 못 내’가 아니라 ‘이 소리를 잘 낼 수 있어’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루리라 기대한다.


김민정 에스틸 발성법 교육 자격증을 따는 데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국내에 꼭 소개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 기쁘다. 한때 내가 너무 노래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성대의 근육을 잘 사용할 줄 몰랐던 거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배워서 두려움과 좌절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스틸 발성법의 장점은 무엇인가?
앤 마리 내 성대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내 목소리를 예측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틸 발성법은 내가 무엇을 해야 어떤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 그래서 연습 방법이 매우 구체적이다. 발성 생성 자체를 이해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에스틸 발성법만의 특별함이다.


김민정  뮤지컬 배우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내가 이런 소리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나 역시 성악을 전공했지만, 그 해답을 쉽게 찾지 못했다. 그런데 에스틸 발성법이 이런 고민을 해소해 주었다. 에스틸 발성법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지 가르쳐주기 때문에 뮤지컬배우뿐 아니라 가수, 아나운서, 교수, 언어병리학자 등 모든 음성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에스틸 발성법 중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앤 마리 입을 다문 상태에서 저음과 고음을 오가며 사이렌 소리를 내는 연습법이 있다.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성대의 접촉을 훈련시켜주기 때문이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같은 음량을 유지함으로써 공기의 압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소리에 따라 성대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자체가 곧 성대 운동이 된다.


김민정 에스틸 발성법은 상대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훈련법을 제시한다. 때문에 그 상황에 맞게 필요한 방안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사이렌이 좀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훈련법 같다. 발성에서 중요한 점이 깨끗한 톤을 만드는 것이다. 복부가 단단하면 오히려 공기 압력만 세지기 때문에 복부를 이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호흡법에 대한 훈련도 이루어져야 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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