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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관객이 기억하는 2019 뮤지컬 [No.195]

글 |안세영 2019-12-06 6,010

관객이 기억하는 2019 뮤지컬 

 

2019년 뮤지컬의 이모저모를 돌아보는 깨알 어워즈! 본지 기자들이 각 부문 후보를 선정하고 온라인 관객 투표를 진행한 결과, 5위권 안에 든 작품과 배우를 공개한다. 

 

수상 후보 2018년 12월~2019년 11월 사이 개막한 뮤지컬 

설문 방법 온라인 투표 

설문 기간 11월 13~15일 



 

올해의 인생캐     
n=2,050  

1위 <호프> 김선영 41% (842표) 

2위 <시라노> 조형균 21% (425표)   

3위 <테레즈 라캥> 정인지 14% (292표)     

4위 <스웨그에이지> 양희준 8% (169표)    

5위 <섬:1933~2019> 백은혜 7% (134표)     

 

올해 최고의 인생 캐릭터를 보여준 배우는 무려 41%의 득표율을 기록한 <호프>의 김선영. 김선영은 굴곡진 삶을 살아온 70대 노인 호프가 희망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을 진정성 있게 연기했으며, 더블 캐스트였던 차지연이 건강 문제로 하차한 뒤 갑작스레 원캐스트를 맡게 되었음에도 매회 기복 없는 연기를 보여줘 박수를 받았다. 2위는 첫 대극장 타이틀롤을 맡아 놀라운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 <시라노>의 조형균에게 돌아갔다. 조형균은 뛰어난 노래와 춤은 물론, 재치 있는 시인이자 용맹한 군인이며 순수한 로맨티스트인 시라노의 다양한 면모를 잘 살린 연기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커다란 코 모형마저 원래 본인 코 같은 싱크로율로 소화했다는 평! 이 밖에도 억눌린 욕망을 강렬한 눈빛으로 표현한 테레즈 역의 정인지, 데뷔작에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뽐낸 단 역의 양희준, 소록도의 수녀 마리안느와 장애아를 둔 엄마 고지선 1인2역을 생생하게 연기한 백은혜가 순위에 올랐다.


 

올해의 케미     
 n=2,098 

1위 <해적> 임찬민&랑연 29% (615표)  

2위 <킹아더> 김찬호&박혜나 20% (425표)   

3위 <시라노> 최호중&육현욱 15% (321표)      

4위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은석&최우혁 15% (319표)     

5위 <미아 파밀리아> 박영수&김도빈&조풍래 11% (227표)      

 

‘올해의 케미’는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한 <해적>의 여성 페어 임찬민과 랑연이 차지했다. 뮤지컬에서 보기 드문 여여 케미를 보여준 이들은 여성 관객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찰랑 페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두 배우 모두 성별을 넘나드는 1인2역을 멋지게 소화했는데, 그중에서도 앤과 메리 커플을 연기할 때 애틋함이 남달랐다는 게 관객들의 의견이다. 2위는 부부 케미를 보여준 <킹아더>의 박혜나와 김찬호. 실제 부부인 두 배우는 모르간과 멜레아강의 듀엣곡에서 함께 골반 춤을 추며 농밀한 케미를 자랑했다. <시라노>에서 손발이 척척 맞는 감초 연기를 선보인 최호중과 육현욱, 초연에 이어 애증의 부자지간을 연기한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박은석과 최우혁, 서울예술단 단원 시절부터 쌓아온 실친 케미를 보여준 <미아 파밀리아>의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일명 슈또풍)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오프닝       
n=1,938   

1위 <라이온 킹> 31% (606표)  

2위 <미드나잇> 31% (605표)   

3위 <여명의 눈동자> 21% (411표)      

4위 <시티 오브 엔젤> 9% (167표)     

5위 <블루레인> 7% (144표)       

 

올해 가장 인상 깊은 오프닝 장면을 보여준 작품은 단 한 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1위의 주인공은 바로 <라이온 킹>. 오프닝곡 ‘The Circle Of Life’와 함께 객석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동물 퍼펫이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명불허전 최고의 오프닝임을 입증했다. 아쉽게 2위를 차지한 <미드나잇>은 초연과 달리 액터-뮤지션을 활용한 연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비지터가 객석 뒤에서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등장하는 첫 장면은 단번에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가 맨, 우먼과 다른 존재임을 암시하는 역할을 했다. 앙상블의 박력 있는 군무로 포문을 연 <여명의 눈동자>, 카메라 조리개 모양 무대와 흑백 애니메이션, 재즈 스캣으로 누아르 영화를 떠올리게 한 <시티 오브 엔젤>, ‘난 죽었습니다’라는 첫 대사와 함께 조명과 의자만으로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한 <블루레인>의 오프닝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의 시선강탈
(2개까지 선택 가능)    n=2,254  

1위 <사의찬미> 고생하는 소품앙 33% (734표)   

2위 <킹아더> 독수리가 되어 날아가는 멀린 영상 28% (631표)    

3위 <시데레우스> 목성 주위를 도는 네 개의 별 머리띠 27% (610표)   

4위 <해적> 앵무새 빅토리아 2세 19% (420표)      

5위 <지킬 앤 하이드> 민우혁의 조끼 단추 18% (395표)   

  

뜻밖의 시선강탈상은 매 시즌 참사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사의찬미> 소품에게 돌아갔다. 올해도 역시나 배우들의 열연에 맥주병이 깨지고, 축음기가 망가지고, 의자 다리가 휘어지는 등의 참사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온몸을 불사른 소품들의 희생정신을 기려 ‘소품앙(앙상블)’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킹아더>에서는 멀린이 독수리가 되어 날아가는 영상이 시선을 강탈했는데, 예상치 못한 광경에 웃음이 터졌다는 관객이 많았다. 갈릴레오에게 코믹한 매력을 더해 준 <시데레우스>의 별 머리띠, 일명 ‘띠용이’와 소품이 아닌 배우로 인정해 줘야 할 만큼 비중이 컸던 <해적>의 앵무새 빅토리아 2세도 순위에 올랐다. <지킬 앤 하이드>의 민우혁은 남달리 건장한 체격 탓에 다른 배우들보다 단추가 많은 조끼를 입었는데, 그럼에도 자칫하면 조끼가 터질 듯해 관객들이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고.  


 

올해의 웃음지뢰
(2개까지 선택 가능)       n=2,254 

1위 <킹아더> 깨어나 42% (947표)  

2위 <미아 파밀리아> 카더라 23% (520표)     

3위 <스위니 토드> By the Sea 20% (458표)     

4위 <최후진술> 프레디 18% (415표)    

5위 <시라노> 달에서 떨어진 나 16% (367표)     

 

올해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한 뮤지컬 넘버는? 설문 결과 압도적인 표차로 <킹아더>의 ‘깨어나’가 1위를 차지했다. 랜슬롯이 사랑과 성배 사이에서 갈등하는 진지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내적 박수를 유발하는 흥겨운 음악, 음악 방송을 연상시키는 군무와 조명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는 것. 하지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중독성으로 ‘뮤지컬계 공식 수능 금지곡’으로 회자되었다. <미아 파밀리아>의 ‘카더라’ 장면에서는 ‘숭한’ 골반 춤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는데, 정작 배우들은 절대 웃지 않고 뻔뻔하게 연기한 것이 웃음 포인트였다. 애정 공세를 펼치는 러빗 부인과 무표정한 스위니 토드의 대비가 재미있는 <스위니 토드>의 ‘By The Sea’, 관객까지 따라 춤추게 만드는 <최후진술>의 ‘프레디’도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웃음지뢰. 그런가 하면 <시라노>의 ‘달에서 떨어진 나’는 외계인 흉내를 내는 시라노의 모습이 웃기지만 그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워지는 웃픈 노래로 꼽혔다.  


 

올해의 눈물버튼
(2개까지 선택 가능)       n=2,254 

1위 <호프> 호프 40% (910표)    

2위 <시라노> 안녕 내 사랑 26% (590표)      

3위 <팬레터> 해진의 편지 24% (542표)   

4위 <해적> 우리 모두의 기억나지 않는 꿈 22% (494표)   

5위 <벤허> 나 메셀라 16% (360표)   

 

손수건 필수! 눈물을 부르는 뮤지컬 넘버 1위는 <호프>의 ‘호프’에게 돌아갔다. 호프가 원고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털어놓는 노래로, 타인의 관심을 거부하는 한편 ‘살아도 된다, 잘 견뎌냈다’는 위로를 원했던 호프의 이야기에 많은 관객이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서 시라노가 편지를 읽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 <시라노>의 ‘안녕 내 사랑’이 2위를, 역시 편지로 감춰온 진심을 전하는 노래 <팬레터>의 ‘해진의 편지’가 3위를 기록했다. 해진의 편지를 읽고 우는 세훈의 모습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는 관객 사연이 많았다. <해적>의 ‘우리 모두의 기억나지 않는 꿈’은 메리와 앤이 이별하며 부르는 노래로, 담담하게 앤을 떠나보낸 뒤 홀로 남아 울부짖는 메리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벤허>의 ‘나 메셀라’는 다른 곡처럼 눈물샘을 자극하지는 않지만, 누군가 먹다 남은 빵을 먹어야 했던 메셀라에게 짠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눈물버튼으로 꼽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5호 2019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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