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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REVIEWERS TALK] 온라인 공연 실황 관람기 [No.205]

글 |안세영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 2020-10-21 1,344

온라인 공연 실황 관람기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멈춰서면서 활성화된 온라인 공연 실황 중계. 관객들은 이 새로운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의 뮤지컬 평론가 양성 프로그램 ‘더뮤지컬 리뷰어’ 출신 다섯 명이 그동안 관람한 실황 영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유로운 대화를 위해 참여자 이름은 뮤지컬 캐릭터로 기재했으며, 리뷰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공연장에 앉아 있는 감각

스위니_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된 작품들이 온라인 중계로 선회하면서 중계 사례가 크게 늘어났어. 평소 연극과 뮤지컬을 주로 보는데, 오페라나 발레도 온라인 중계를 해준다니 관심을 갖고 보게 되더라. 영국 내셔널 시어터, 올드빅 같은 세계적인 극장의 공연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즐거웠어. 창작뮤지컬도 외국어 자막을 달아 중계하면 해외에 작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레베카_ 서울예술단은 과거에 기록용으로 촬영한 공연 영상을 공개했는데, 놓쳐서 아쉬웠던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어. 배우들의 풋풋한 과거 모습을 보며 추억에 젖었지 뭐야. 지인들과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감상을 나누면서 온라인 중계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어. 

롤라_ 공연의 현장감이 반감되는 데에서 오는 아쉬움은 있어. 정동극장 <적벽>의 경우 영상으로는 공연장에서 느꼈던 에너지가 다 전달되지 않더라고. 안방 1열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온라인 중계의 장점이지만,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해. 영상을 틀어놓고 계속 왔다 갔다 하거나 다른 일을 하게 돼. 

나타샤_ 나도 영 집중이 안 되더라고. 하지만 영화관에서 메트 오페라 실황 영상을 보거나 국립극장에서 NT Live를 볼 때는 만족도가 높았어. 물론 완성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감상 공간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봐. 실제 공연을 볼 때처럼 커다랗고 어두운 공간에 여러 사람과 함께 앉아 있는 감각이 중요한 것 같아.

마틸다_ 올드빅은 연극 <렁스>를 온라인 생중계할 때,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었어. 사실 그 공연은 무관중으로 촬영했는데, 일부러 관객 소리를 입힌 거야. NT Live 역시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객석에 앉은 사람들을 비춰줘. 극장에 앉아서 공연을 보는 듯한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거지. 생중계냐 녹화 중계냐에 따라서도 보는 느낌이 달라. NT Live는 원칙적으로 런던 공연을 전 세계 극장에서 실시간 생중계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 국립극장에서는 나중에 상영하니까 그만큼 생생함이 덜해서 아쉬워.



영상미를 논하기는 시기상조

롤라_ 국내 실황 영상은 아직까지 영상미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봐. 대부분 그냥 말하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을 따라가며 비추는 정도더라고. 공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촬영 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어. 또 뮤지컬은 보이는 것 못지않게 소리가 중요한데, 대사와 노래의 음향 밸런스가 맞지 않아 듣기 힘든 작품도 있었어.

마틸다_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은 제작사에서 기록용으로 촬영한 게 대부분이니까 영상미를 기대하기 힘들지. 그래도 최근에는 카메라를 여러 대 사용하고 지미집을 동원하는 등 신경 써서 영상을 찍는 것 같던데. <전설의 리틀 농구단> 생중계 영상은 무대 세트인 철조망 너머로 카메라를 배치해 촬영한 컷이 인상적이었어. 이렇게 객석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앵글을 볼 때 새로운 재미를 느껴. NT Live의 <프랑켄슈타인>도 비와 눈을 맞고 있는 주인공을 탑뷰로 촬영한 장면이 인상적이었거든.  

스위니_ 나는 NT Live가 무대를 가운데 두고 반원을 그리면서 촬영하는 패러렉스 기법을 활용하는 게 좋더라. 화면이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고 무대의 공간감이 더 살아나더라고. 그런데 우리나라 실황 영상의 다양한 앵글이 가끔은 너무 어지럽게 느껴질 때도 있어. 컷 전환과 카메라 무빙의 속도감이 극의 흐름과 감정에 얼마큼 잘 맞는가가 관건인 듯싶어.

나타샤_ NT Live는 공연을 촬영하기에 앞서 6개월 이상 사전 준비를 한대. 심지어 촬영을 진행하는 날은 카메라에 잘 담기도록 조명까지 세세하게 조정한다는 거야. 그만큼 철저한 제작 시스템과 전문 인력이 갖춰져야 영상미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스위니_ 국내에서는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의 실황 영상이 가장 퀄리티가 높은 것 같아. 고화질 카메라를 많게는 20대까지 사용하고, 음향도 까다롭게 체크한대. 그러다 보니 제작비가 편당 1~3억 원에 이르는데, 국내 제작사 가운데 영상 촬영에 그만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을 거야.

마틸다_ NT Live도 초기에 촬영한 영상은 지금에 비하면 밋밋해. 꾸준히 노하우를 쌓으면서 연출력을 키운 거지. 국내 실황 영상도 시간이 흐르면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 



유료 스트리밍 시대의 도래

레베카_ 9월부터 여러 공연 단체가 유료 온라인 중계를 시작했어. 대극장 뮤지컬 실황의 온라인 관람권을 1~3만 원대에 판매 중이야. 일반적으로 R석 티켓 가격이 10만 원대인 걸 고려하면 꽤 구미가 당기는 가격이지. 그런데 3인극 <광염소나타>가 온라인 관람권을 프로그램북 포함 4만 원대에 판매하는 건 너무 비싸지 않아? 

마틸다_ 공연 제작비와 별개로 영상 제작과 송출에 얼마나 비용을 투자했느냐에 따라 온라인 관람권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광염소나타>는 생중계이고 해외 송출도 하잖아. 그리고 영상에 출연하는 배우의 개런티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스위니_ 관람권을 구매한 뒤 정해진 기간에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VOD 형식의 작품이 있는가 하면, 상영 시간에 맞춰 한 번만 관람할 수 있는 실시간 스트리밍 형식의 작품도 있어. 비슷한 가격이라도 후자일 경우 더 비싸게 다가와.

나타샤_ 기존 뮤지컬 팬이라면 이 가격에 사겠지만, 일반 대중도 그럴까? 영화 VOD나 넷플릭스, 왓챠 같은 OTT 서비스 가격에 비하면 경쟁력이 떨어지잖아.

레베카_ 아이돌 팬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것 같아. 아이돌 콘서트 온라인 중계가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거든. 결국 공연 실황 온라인 중계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유명 배우나 아이돌에 의존하는 시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돼.

마틸다_ 지난 8월에 네이버 TV와 V라이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한 <마리 퀴리>는 58만 뷰를 기록했잖아. 여성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소문을 듣고 뮤지컬에 관심 없던 주변 지인들도 많이 봤더라고. 이렇게 평소 공연을 많이 보진 않지만 문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봐. 

스위니_ 온라인 관람권과 MD를 묶어 판매하는 작품이 많던데, 그보다 구매자만 볼 수 있는 부가 영상이 있다면 구매욕이 상승할 것 같아. NT Live도 인터미션 때 보여주는 메이킹 스토리나 인터뷰가 꽤 재미있거든. 싹온스크린의 <페리클레스>는 무대 셋업 과정을 타임랩스로 촬영해 오프닝 영상으로 활용한 게 인상적이었어.

마틸다_ 그동안 공연계가 영상화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영상만 보고 극장에 오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었어. 하지만 우리처럼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끈질기게 극장을 찾잖아? (웃음) 기존 관객층을 잃을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대중을 사로잡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길 바라.

롤라_ 온라인 중계를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돈 내고 볼 만큼 퀄리티 높은 영상을 만들어서 그 자체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면 좋을 것 같아. 

스위니_ 싹온스크린 실황 영상은 원래 공연장이 없는 벽지나 군부대, 학교에서 상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 영국 내셔널 시어터는 이번에 NT Live 영상을 온라인에 무료 공개하면서 배리어프리 버전을 함께 내놓았어. 이처럼 온라인 중계가 단순한 수익 사업에 그치지 않고 공연 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병행하기를 기대해.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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