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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코로나 시대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No.205]

글 |배경희 사진제공 |달컴퍼니, 서울예술단 2020-10-30 2,955

코로나 시대의 공연 지키기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하자,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객석에 입장하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배우와 스태프, 관객 모두 처음 겪는 이 광경에 두려움과 괴상함을 느꼈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무대 위의 배우를 제외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극장 안을 채우는 건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변화가 불가피한 코로나 시대에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공연계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계 풍경을 집중 조명한다.

코로나 시대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는 온라인 서비스라는 새로운 창구를 발 빠르게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이를 위한 연습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는 변화에 직면한 제작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 여기에 어딜 가나 발열 체크와 문진표를 작성하는 게 일상화된 코로나 시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시끌벅적한 공연장 풍경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치열한 전쟁이 치러지는 연습실도 예외는 아니다. 연습실 입장 시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상인 경우에는 입장이 제한되며, 문진표를 작성하고 연습실에 입장한 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연습실은 밀집도를 낮추고 서로 간의 거리 확보를 위해 연습 진행에 필요한 배우와 스태프 최소 인원만 상주하고, 필요 인원 이외의 방문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출입 관리가 이루어진다. 또한 민간에서 운영하는 연습실이라 하더라도 운영 방침에 따라 전문 방역 업체가 주기적으로 내부 소독을 진행한다. 
 

지난 8월 16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이는 하반기 개막작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왔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을 검토하던 시기에는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진행 중이었던 공연 연습을 일시 중단했고, 불가피하게 연습을 재개한 이후에는 방역 수칙에 따라 연습실 운영 관리에 더욱더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 예로,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생활 방역)에서는 전체 출연진이 마스크를 쓰고 연습에 임하더라도 대사나 노래를 할 때는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면, 2.5단계 시행 이후에는 대사를 할 때조차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연습한다.


 

제작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에는 많은 불편함이 수반된다. “마스크를 쓴 채 대사를 하다보면 호흡이 쉽지 않고, 대사 전달이나 표정 연기에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사 중에 즉흥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을 올리기 위해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게 제작사의 입장이다. 배우와 스태프는 코로나19 이후 전과 달라진 환경에서 연습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하지만, 공연계가 처한 위기 상황에 충분히 공감하며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공연 팀의 배우가 컨디션 저조로 예방 차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자, 그와 접촉한 배우와 스태프가 참여하는 공연들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줄줄이 캐스팅을 변경한 사례가 있지 않나. 공연은 팀 내에 2차 접촉자가 발생해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캐스팅 변경 또는 취소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와 스태프는 경각심을 가지고 사적인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나만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실시된 2주 동안 음식점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코로나19 확산세의 여파로 하반기 작품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홍보사 관계자의 말이다. 개막을 앞두고 한창 공연 연습을 진행 중이던 한 배우는 이렇게 말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연습하는 것보다 더욱 힘든 점은 준비한 공연을 관객 앞에 선보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사실 앞에 무기력해지는 것”이라고. 그래도 코로나 시대에 공연장을 찾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전하게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제작사와 배우, 스태프 들의 힘겨운 공연 준비는 오늘도 계속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서.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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