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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제이미>, 언젠가 다시 만나면 [No.205]

글 |안세영 illustrator | 이야기 2020-10-30 4,184

<제이미>, 언젠가 다시 만나면


 

제이미와 내가 춤을 추자 우리 주위로 몰려든 아이들이 커다란 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쳐다보던 녀석들이 어느새 우리를 응원하고 있었다. 누군가 이런 내 모습을 역겹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커다란 환성에 묻혀 사라졌다. 제이미의 드래그 퀸 데뷔 무대가 떠올랐다. 그날 열광하는 관객 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은 나 역시 제이미가 멋지다고 생각했다는 걸. 졸업 파티가 끝난 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찾아 흩어졌다. 나는 막노동부터 시작해 건설 현장에서 일을 배웠다. 지금도 가끔 졸업 파티에서 나와 춤을 춘 그 녀석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한다. 과연 다시 마주칠 일이 있을까? 뭐, 당분간 이런 한가한 생각에 빠질 틈이 없을 것 같다. 수영장이 딸린 커다란 집을 짓는 일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겨우 내 또래라고 하던데, 어떤 녀석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 분명 아주 재수 없는 녀석이겠지. 

 

<제이미>는 드래그 퀸을 꿈꾸는 17세 고등학생 제이미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 글은 딘 역 조은솔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입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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