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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김선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No.206]

글 |안시은 사진제공 |알앤디웍스, 쇼노트 2020-12-08 4,530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김선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새로운 길을 내듯 김선영은 휴식기 이후 더 다채로운 캐릭터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중 한 작품이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이다. 낯선 78세 노파를 통해 김선영이 전한 진심은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작품마다 한계를 넘어서는 김선영의 연기 세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잘 살아냈어, 호프                 

 

THE MUSICAL <호프>로 두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netsgo0)

김선영 상을 받는 건 언제나 기쁘지만, <호프>로 받는 상이라서 더 좋았어요. 수상 결과를 떠나서 <호프>는 관객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관객분들의 뜨거운 사랑이 상에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굉장히 뿌듯했어요.

“<호프>는 처음부터 잘될 거란 기대가 있었어요. 대본을 처음 읽을 때 쭉쭉 다음 장으로 넘어갔거든요. 거기에 음악까지 들어보니 더욱 좋았고요. 연습 때 다들 생각지 못한 많은 눈물을 흘렸죠. 최근 인터뷰에서 초연 때 사랑받은 작품은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 재연 때 그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과거에 사랑받았던 창작뮤지컬들이 대본이나 음악을 수정해 작품 규모를 키웠다가 오히려 초연 때 지니고 있던 힘을 잃는 경우를 종종 봐서요. 그랬더니 오루피나 연출님이 연습실에서 제 말 때문에 재연은 전혀 바꾸지 않고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장난스럽게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다들 그 말에 공감했어요. 시상식 때 저희끼리 이 작품을 다시 공연하면 괜히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말자는 얘길 했거든요. 초연 때 대단한 볼거리가 있지 않은데도 많은 분들이 보러 와 주셔서 좋은 평을 해준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을 거예요. 다만 재연 때는 초연이라 거칠었던 부분을 최대한 부드럽게 하고, 묵묵한 이야기를 진하게 잘 우려내는 방향으로 가자고 얘기했어요. <호프>는 꼭 롱런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THE MUSICAL 호프를 어떻게 연기할지 이번 시즌만의 전략이 있나요? (poopooo)

김선영 초연 때는 이 캐릭터를 감당하기 위해 노력을 쏟았는데, 재연에서는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호프로서 하는 대사나 가사를 더 깊이 느껴서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초연을 해서 이번 연습은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 보니 새로운 작품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초연 때부터 오루피나 연출님이 계속 애쓰는 부분인데, 대사를 하면 상대방이 거기에 리액션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말을 여기저기서 핑퐁처럼 내뱉어요. 공연해 본 입장에서 새롭게 참여한 분들이 느낄 난관을 알기 때문에 같이 돕고 싶어요. 반대로 저도 새로운 걸 받아들여서 함께 어우러지고 싶고요. 이번에 (김)지현 언니와 호프를 연기하는데, 언니는 한국에서 활동할 때 이방인 같은 마음을 느낀대요. 일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였지만 국내 활동이 많지 않아 그런 말씀을 하신 건데, 이방인처럼 외롭게 느껴지더라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 참 좋아요. 언니의 그런 마음이 <호프>에 좋은 에너지를 가져다줄 거라 생각해요.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호프> 연습 하면서 재밌었던 연습실 에피소드가 있나요? (kkodungau)

김선영 좀 슬픈 이야기인데, 마스크 쓰고 연습하는 모습이 안쓰럽단 생각을 했어요.

“관객분들께 고마움과 책임감을 느껴요. 지금은 공연을 관람하러 오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관객들이 어떤 마음으로 극장에 오는지 아는 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려운 걸음으로 극장에 왔지만 이 공연을 안 봤으면 어쩔 뻔했어’라는 생각이 들도록 잘 만들어서 올리고 싶어요.”

 

THE MUSICAL <호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pinkmong)

김선영 ‘회상1’ 장면에서 감정을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엄마가 과거를 회상하는 ‘회상1’은 전쟁으로 어려웠던 상황으로 들어가면서 드라마 분위기가 확 바뀌어요. 노랫말이 주는 느낌도 좋지만 음악이 치고 들어올 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겨요. 이번에 연습하다가 김효은 작곡가가 음악을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했어요. 음악이 드라마와 만나 호프의 마음을 대변해 주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중간중간 적재적소에 음악을 리프라이즈로 잘 활용했고요. 강남 작가와 김효은 작곡가가 앞으로도 계속 파트너십을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THE MUSICAL 호프가 과거 호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kkodungau)

김선영 얼마나 아팠니. 네 잘못이 아니야. 다시 산다면 널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텐데….

“리딩 연습 때 지현 언니가 초반부를 읽었던 적이 있어요. 과거 호프가 ‘엄마, 내가 이거 갖고 왔어. 잘했지?’ 하는데 엄마는 원고에만 집중하면서 딸한테는 관심을 안 줘요. 혼자 남겨진 아이가 ‘다윗의 별’을 부를 때, 울컥 정도가 아니라 오열하게 되더라고요. 과거 호프 입장에 더 이입돼서 그랬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최근 출연한 <제이미>에서도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순간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skfdkdhffk)

김선영 <제이미>에 앞서 <호프>를 하면서 어렸을 때 저를 처음으로 만났어요. 저는 제가 상처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상처를 잘 감췄던 아이였더라고요. <호프>로 인해 저의 어렸을 때를 돌아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론 덕분에 힐링됐어요. 

“<호프>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잖아요. 연습 중간에 집을 오가며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 부끄럼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엄마 말로는 밖에 나가면 고개를 숙이고 사람들을 안 쳐다볼 정도였대요. 저희 엄마는 저를 많이 사랑해 주셨지만 아들들 사이에서 막내딸을 강하게 키우려고 엄격하게 대하는 편이셨어요. 그런데 <호프>를 연습하면서 ‘엄마가 나를 따뜻하게 대해 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요. 어렸을 땐 독립심이 강하게 크는 게 좋았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괜찮아 보이려고 애썼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적이 있어요. 어릴 때 나를 만나서 안아주면서 ‘어렸던 선영아. 괜찮아. 힘들 때는 힘들다고 해도 돼’라는 이야기를 해보니까 제 안에서 무언가 조금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관객분들도 <호프>를 보면서 ‘나는 어렸을 때 어땠지?’ 하고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THE MUSICAL 무대에서 다른 인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참여한 작품 중에 극 중 인물로서 정말 미웠던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gksmwkr12)

김선영 <호프>에서는 베르트보다는 엄마.

“호프에게 마리는 애증 그 이상의 존재였을 것 같아요. 호프에게 유일한 끈은 엄마였는데, 엄마는 호프를 바라봐 주지 않았으니까요. 저도 실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감된 부분들이 많아요. 아이가 갑자기 툭 내뱉는 말들이 알고 보면 제가 한 말일 때가 있어요. 아이들의 세계와 우주는 엄마인 거죠. 그래서 ‘잘 살아야지’ 하고 되뇌게 돼요. 부모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껴요.”

 

THE MUSICAL <호프>를 처음 보는 관객들이 어떻게 더 공연을 재밌게 볼 수 있을지 알려주세요. (kkodungau)

김선영 아무래도 호프가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거니까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 좋지 않을까요. 작가 카프카의 일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극장에 오시면 공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소중한 발걸음                 

 

THE MUSICAL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pinkmong)

김선영 그때그때 달라요. 그런데 작품에 담긴 이야기가 저의 정서에 맞으면 마음이 확 열리게 돼요.

“<제이미> 같은 경우는 영국에서 최근 가장 핫했던 작품이었잖아요. 웨스트엔드에서 호평을 얻은 작품이니까 관심이 갔고 제이미란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그리고 제이미처럼 남다른 끼가 있는 아이를 키운 엄마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고요. 엄마로서 특별한 아이를 키워낸 엄마가 감당한 인생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THE MUSICAL 무대에서 공연의 라이브성을 특별히 느낀 경험이 있나요? (pkjhgsb)

김선영 새로운 작품이나 캐릭터를 할 때 관객분들이 그걸 오롯이 같이 느껴주시는 게 무대로 전달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다가오는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은 날마다 컨디션이 다 다르잖아요. 어떤 날은 다른 역할 대사가 갑자기 더 머리에 들어올 때도 있어요. 무대에서 벌어지는 걸 고스란히 받아들이자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는데 생각지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한번 물러나 상황을 바라봤을 때 느껴지는 것에 집중해서 연기하면 관객분들은 그걸 새로운 디테일로 생각해 주시기도 해요. 누군가는 대단한 영감을 받을 수도 있고요. 매일 무대에서 똑같은 공연을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애쓰다 보면 객석의 관객과 교감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죠.”

 

THE MUSICAL 호프처럼 다시 만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pinkmong)

김선영 진짜 많죠. 모든 작품이 소중했으니까. 그중에서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프란체스카가 유독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일상생활에 맞닿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라 그런가 봐요.

 

THE MUSICAL <호프>로 처음 뮤지컬을 접한 후에 <보디가드>와 <제이미>까지 관극하게 되었습니다. 공연하면서 힘들었거나 재미있었던 일화가 있나요? (YULLI)

김선영 그 세 캐릭터가 너무나 달라서 힘들었지만 그래서 또 재밌고 새로웠어요.

“여자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좋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아이 낳고 복귀한 후 결이 다 다른 역을 했어요. 새삼 제가 ‘축복받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때 저는 데뷔 때부터 좋은 흐름을 잘 타고 와서 운이 좋다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더 그런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노래로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오는데 그걸 뛰어넘는 음악으로 표현되는 인물들을 만나니까 너무 감사하죠.”

 

THE MUSICAL 유독 아쉬운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 있나요? (imln12)

김선영 <렌트>는 한 번만 참여했는데 한두 번 더 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요. 훨씬 매력적인 모린을 추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죠.

“<렌트>는 제 두 번째 작품이었어요. 오디션에서 저를 감사하게도 모린으로 뽑아주셨는데 그때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요.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해서 음악을 어떻게 유려하게 표현해야 하는지는 알았지만 노래를 통해 어떤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지는 몰랐어요. 특히 ‘Over the Moon’ 장면은 7분 가까이 될 정도로 긴데, 모린이 행위예술가로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해야 하거든요. 관객들의 호흡을 읽어가면서 공연해야 하는데 그때는 그게 안 됐어요. 나름의 끼로 막 달려가기만 한 거죠. 나중에 생각하니 조금 더 경험이 쌓였을 때 모린을 만났다면 더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THE MUSICAL 출연작 중 <나인>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내시는데, 혹시 이 작품이 다시 공연된다면 여전히 루이자를 하고 싶으세요? (joelioskar)

김선영 네, 캐스팅해 주세요. 하하. 

“<나인>은 시대를 너무 앞서간 작품 같아요. 지금은 여자 배우들만 출연하는 작품이 많아졌잖아요.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런 작품이 없었어요. 요즘 같은 때에 실험 정신이 강한 연출가와 멋있는 배우들이 만나서 새롭게 공연을 올리면 더 멋있는 무대가 탄생하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있어요. 제가 꼭 출연하지 않더라도요.”

 

THE MUSICAL 해보고 싶은 여자 역할과 남자 역할 하나씩 꼽자면? (skfdkdhffk)

김선영 이미 나온 작품 중에는 없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돼요. 남자 캐릭터에서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음악을 좋아해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초창기에 쓴 작품이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거침없는 음악을 써 내려갔는지, 대단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지금 들어도 음악이 세련되었잖아요. 유다는 존경하고 사랑했던 예수님에 대해 의심을 품고 번민과 괴로움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잖아요.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느껴보고 표현해 보고 싶어요. 젊은 남성 배우가 하기에도 체력적으로 힘든 역이라 쉽진 않겠지만요.”


 

확장된 세계               

 

THE MUSICAL 단독 콘서트 계획이 있나요? (skfdkdhffk)

김선영 옛날에는 콘서트가 얼마나 힘든 건지 잘 모르고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아니까 더 쉽게 도전을 못 하겠어요.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음악 콘서트라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LG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제 남편도 그 콘서트를 정말 좋아했고요. 콘서트에서는 노래하는 배우로서 가요와 팝, 뮤지컬 넘버를 넘나들며 하나로 관통하는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거든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완성도를 떠나 아무런 후회가 없어요. 저는 배우는 작품에서 역할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콘서트는 관객들과 같이 교감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콘서트를 하면 이야기가 있는 음악극 같은 형태의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내레이터도 됐다가 극 중 인물도 됐다가 하는 식으로요. 나중에 <더뮤지컬>에서 그런 무대를 한번 기획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뮤지컬 외에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매체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요? (pinkmong)

김선영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그 또한 인연이 닿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만날 때를 기다리는 거죠. 

“작년에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 <호프>와 일정이 겹친 데다 몸이 조금 좋지 않아서 포기한 적이 있어요. 그 전에는 출연을 이야기하다 제작이 불발된 적도 있고요. 아직까지 다른 장르와 인연이 없는 걸 ‘먼저 열심히 무대에서 할 일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장르에 한계를 두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하지만 자연스러운 인연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호프>처럼 정말 해보고 싶고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가 온다면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THE MUSICAL 가장 자주 듣거나 좋아하는 가요가 있나요? (skfdkdhffk)

김선영 가요를 자주 듣지는 않아요. 대신 팝송으로는 휘트니 휴스턴 음악을 많이 들어요. 원래도 휘트니 휴스턴을 좋아했지만 <보디가드>를 하면서 한 곡 한 곡이 새로웠어요. 그 노래를 많이 듣고 또 불러요. 

“제가 목 푸는 방법은 <보디가드> 전후로 나뉘어요. <보디가드>를 하면서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 피치감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다시 느꼈어요. 발성할 때 녹음해 둔 <보디가드> 공연 반주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듯이 목을 푸는데 피치 찾기에 좋아요. 노래하는 사람들의 교과서 같다고 표현할 정도니까요. 오가는 길에 한 곡이라도 흥얼거리면서 목을 풀고 집에 들어가곤 해요. 그러면서 또 울컥하기도 해요. ‘I Have Nothing’ 같은 곡은 전주만 들어도 미치겠어요. <보디가드>를 하면서 음악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로 얻은 게 많아요. 공연할 때는 힘들어서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너무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배우임에도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 13곡을 무대에서 열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어요.”

 

THE MUSICAL <더뮤지컬> 코멘터리 영상에서 아들이 <호프>의 ‘냥냥냥냥’(이 동네 미친년 호프)을 잘 따라 부른다고 한 게 기억나요. 다른 출연작 중 아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뮤지컬 넘버가 있나요? (joelioskar)

김선영 <보디가드>를 할 때 집에서 음악을 흥얼거릴 수밖에 없다보니까 자주 들어서인지 ‘Queen of The Night’와 ‘I Will Always Love You’를 유아 드럼으로 치면서 부르더라고요. 하하. 

 

THE MUSICAL 10년 후의 김선영을 상상해 본다면? (skfdkdhffk)

김선영 무대에 계속 있고 싶어요.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칭찬해 주시는데, 과분하고 감사해요. 제 자신만 느끼는 부족함 혹은 부끄러움이 있거든요. 재능을 타고난 게 아니라 잘하고 싶어서 계산하고 연습하고 느끼면서 나온 것들이라 저만 아는 저의 부족함을 느낄 때 조금 창피하고 부끄러워요. 한편으론 ‘배우로서 더 갈 길이 있구나’란 생각도 하게 되고요. 앞으로 제가 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계속 배우의 길을 걸어가면서 ‘내가 이런 것도 할 줄 알았어?’ 하고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을 계속 느끼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6호 2020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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