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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IDOL] <엑스칼리버> 케이는 무대에서 자란다 [No.210]

글 |최영현 사진 |박귀섭 2022-09-08 1,411

<엑스칼리버> 케이
케이는 무대에서 자란다

 

케이에게 무대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이자,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무대에 서는 매 순간이 기쁘고 행복하다. 어쩌면 케이가 뮤지컬 무대를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꿈, 그리고 성장의 무대

 

가수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말을 꽤 자주 했더라고요. 언제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생겼어요?
중학생 때였어요. 그때는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는데 연습 때문에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서편제>의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를 듣게 됐어요. 뭔진 몰라도 가요와는 좀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듣자마자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위로받는 거 같았어요. 그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을 갖고 시간 날 때마다 혼자 뮤지컬 넘버 연습을 했어요. 자연스럽게 뮤지컬 무대에 서 있는 저를 꿈꾸기도 했지만, 너무 막연한 꿈이어서 진짜 뮤지컬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2017년 출연했던 첫 데뷔작 <서른 즈음에>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이 없어서 많이 걱정했어요. 뮤지컬은 노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요. 또 배우들과 호흡도 잘 맞춰야 할 텐데, 그런 경험이 없어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까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어요. 감사하게도 함께했던 배우들,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처음 뮤지컬을 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가족처럼 서로 챙겨 주고 격려해 주면서 공연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뮤지컬을 볼 때는 몰랐는데 무대 뒤에 정말 많은 스태프들이 있더라고요. 그 많은 사람이 한 작품을 위해 온 정성과 힘을 쏟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뮤지컬 무대를 한 번 경험하고 나서 뮤지컬이 더 좋아졌고, 무대를 향한 열망도 커졌어요.

 

그렇게 뮤지컬을 하고 싶어 했는데 뮤지컬 데뷔 이후에 두 번째 무대까진 꽤 시간이 걸렸어요.
아무래도 그룹 활동을 하다 보니 개인 활동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멤버 각자의 솔로 활동이 중요해질 시기가 됐을 때, 회사에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때 만난 작품이 <태양의 노래>예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뮤지컬을 하고 싶었는지, 연습하고 공연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첫 공연 때는 너무 신나서 날아다닐 정도였어요. (웃음)

 

뮤지컬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아요?
좋은 게 너무 많아서 한 가지를 꼽기는 어렵지만, 뮤지컬이 좋은 이유는 성장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처음 연습할 땐 솔직히 제 눈에도 부족한 게 많이 보였어요. 하지만 연습하다 보면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거든요. 연습 시간이 쌓이면 어느새 몰라보게 성장한 저를 발견하게 돼요. 그러면 뿌듯해지면서 자신감이 생겨요. 함께하는 배우들이나 스태프분들, 또 공연을 본 팬분들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실 때면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요.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태양의 노래>를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나요?
어떻게 하면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지 배웠던 것 같아요. 열심히 대본을 분석하면서 나라면 어떨까 많이 생각해 봤어요. 연출님이나 선배님들과도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요. 그런 과정들을 거쳐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조금 더 인물에 몰입할 수 있었고요. 그때 경험이 지금 <엑스칼리버>의 기네비어를 연기하는 데 정말 많이 도움이 됐어요.

 

뮤지컬배우로 한걸음 더

 

지금 참여 중인 <엑스칼리버>는 앞서 참여한 두 작품과 다른 결의 작품이에요.
<서른 즈음에>나 <태양의 노래>가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면, <엑스칼리버>는 이야기도 웅장하고 무대 규모도 큰 작품이에요. 어떤 공연이든 부담되고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엑스칼리버>는 첫 대극장 작품이어서 정말 중압감이 컸어요. 게다가 앙코르 공연의 뉴 캐스트로 합류하게 되어서 혹시라도 작품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죠. 그렇지만 새로운 도전이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 보자고 마음을 바꿨어요.

 

연습 시작 전부터 혼자 연습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작품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요?
연습 전까지 대사와 노래를 외워 가는 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원래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미리 대본을 받아서 혼자 연습을 시작했어요. 매일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할 수 없어서 시간 나면 연습실에 갔어요. 연습 기간에도 거의 매일 연습실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쉬는 날이어도 다른 배우들이 연습하는 날에는 모니터를 하러 갔어요.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고 많이 배웠어요.

 

기네비어를 준비하면서 뭐가 가장 어려웠어요?
기네비어를 연기하면서 케이가 불쑥불쑥 나오더라고요. 연습할 때도 연출님이 “안 돼! 지금 귀여우면 안 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기네비어에 몰입하기 위해서 일상부터 변화를 줬어요. 평소에 꾸미는 걸 좋아하는데 기네비어라면 티셔츠에 바지만 입을 거 같아서 옷 입는 스타일을 바꿔 보고, 의식적으로 ‘나는 케이가 아니다, 나는 기네비어다’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도움이 됐나요?) 얼마 전에 공연하다가 제 첫 뮤지컬 넘버인 ‘그가 지금 여기 있다면’을 부르다가 한쪽 무릎을 바닥에 굉장히 세게 부딪쳤어요. 평소 저라면 주저앉아 버렸을 텐데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어요. 무대에서는 케이가 아니라 기네비어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되더라고요. 연습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웃음)

 

프로그램 북에 실린 미니 인터뷰를 보니까 기네비어랑 성격이 비슷해서 연기에 도움이 됐다면서요. 어떤 점이 그렇게 닮았나요?
기네비어는 외유내강형 리더예요. 겉으론 연약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거든요. 멘탈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공감도 잘하고 위로도 잘 해 줘요. 다른 사람도 잘 챙기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기네비어를 따르잖아요. 저도 보기보다 멘탈이 강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만큼 책임감도 강하고요. 그런 점이 저랑 꽤 비슷한 것 같아요. 아!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닮았어요. 저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기네비어처럼 뭐든 할 수 있거든요.

 

기네비어처럼 주변에 케이 씨를 따르는 사람도 많나요?
팬분들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이요. 제가 늘 끝까지 책임질 테니까 저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거든요. 이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늘 더 잘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요. (부담되지 않나요?) 부담을 즐긴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부담감을 원동력 삼아서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타입이에요. 부담을 이기고 뭔가 이뤄 냈을 때 성취감이 정말 크거든요. 또 그럴 때마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함께 기뻐해 주시는 것도 좋아요. 그럴수록 계속 잘하고 싶고,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그래서 지금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얼마 전 첫 공연을 마쳤는데 어땠어요?
저는 공연할 때 지인들이 보러 오면 더욱 힘이 나는 스타일이에요. 첫 공연 날 부모님도 오시고 회사분들도 와 주신 덕분에 더 힘내서 공연했어요. 부모님께서 공연을 보고 엄청나게 좋아하셨어요. 너무 자랑스러워해 주셔서 약간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부모님께서는 딸이 이렇게 큰 무대에서 서는 게 너무 감동적이라 제가 등장할 때마다 울컥하셨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저도 가슴이 찡했어요. <엑스칼리버>에 참여하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엑스칼리버>를 시작으로 당분간은 뮤지컬 활동에 집중한다고 들었어요.
가수와 뮤지컬배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요. 김준수 선배님이 설립한 팜트리아일랜드를 새로운 소속사로 선택한 이유도, 가수와 뮤지컬 활동을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선배님이 제 마음을 잘 헤아려 주시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셔서 감사해요. 당분간 뮤지컬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가수 활동을 쉬는 건 아니에요. 가수 케이로서의 활동도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은 길을 앞서간 선배로서 김준수 씨가 특별히 조언해 준 게 있나요?
소속사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고 <엑스칼리버> 준비 때문에 아직은 깊이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어요. 앞으로 차차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아요. 대신 <엑스칼리버> 연습을 많이 도와주셨어요. 일단 제게는 <엑스칼리버>를 잘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요. 작품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틈틈이 상대 연기도 해 주셔서 <엑스칼리버>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 뮤지컬배우로서 어떤 계획이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 저에게 주어진 작품은 잘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다양한 작품 속에서 케이의 새로운 모습을 계속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싶고요.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해서 점점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뮤지컬배우 케이의 목표이자 꿈이에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0호 2022년 3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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