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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Long Live The Queen!③ - <식스> 김지우·김려원 [No.223]

글 |최영현·안세영·이솔희 사진 |김현성 Stylist | 최혜련 Hair | 애리 Make-up | 영란 2023-04-17 2,955

Long Live The Queen!

<식스> 김지우·김려원
 

 

<식스>라는 작품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어요?
김지우 평소 헨리 8세와 그의 왕비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는 왕비 중에서도 앤 불린을 좋아했어요. 워낙 드라마틱한 삶을 살기도 했지만, 그 당시 신여성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식스>의 앤 불린이 부르는 ‘Don't Lose Your Head’ 영상을 보게 됐어요. 그동안 앤 불린의 삶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지만, <식스>처럼 색다르게 표현된 건 처음 봤어요. 그때부터 <식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고, 한국 공연 오디션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서류 접수부터 했어요.
김려원 우연히 <식스> 공연 소식을 듣고 처음 알게 됐어요. 그 당시 <리지>와 <식스>가 비슷한 시기에 초연할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어떤 작품 오디션을 봐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죠. 그런데 <식스> 초연이 늦어지면서 오디션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제가 오디션에 합격한 게 6년 만인데, 공교롭게도 그 작품이 <식스>여서 굉장히 신기했어요. 
 
6년 만에 오디션 합격이라고요?
김려원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제가 오디션을 볼 때 정말 많이 떨어요. 저를 믿고 불러주신 만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이 너무 앞서서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떨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오디션 결과가 좋을 수 없었죠. (마지막으로 오디션에 합격한 작품이 뭐예요?) <젊음의 행진>이요. 저랑 지우 언니랑, (유)주혜가 <젊음의 행진> 영심이 출신이에요. <젊음의 행진>을 같이 했던 PD님이 <식스>에 영심이가 셋이나 있다고 엄청 뿌듯해하신대요. (웃음) 
 
기억에 남는 오디션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지우 저와 려원 씨가 제일 마지막에 합격 통보를 받았을 거예요. 저는 오디션 접수를 한 다음에 제작사에 오디션을 못 보겠다고 연락했어요. <물랑루즈!> 후반 공연 기간과 <식스> 연습 기간이 겹치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오디션도 안 보고 김칫국부터 마신 거죠. 하하하. 다행히 앤 불린은 추가 오디션이 있었어요. 제작사에서 제가 서류 접수를 했던 걸 기억해 주시고 오디션을 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봐 주셨어요. 그때 마음을 바꿔서 추가 오디션을 보고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죠. 
김려원 아마 제가 오디션을 가장 오래 봤을 걸요? 파와 앤 불린을 제외한 모든 역할의 오디션을 봤거든요. 처음에는 시모어 역할로 지원했어요. 시모어 노래가 발라드라 춤을 안 춰도 될 것 같아서 그나마 오디션 때 덜 떨겠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다른 캐릭터 오디션을 준비해 오라는 거예요. 대면 오디션도 두세 번 보고, 추가로 영상도 여러 번 찍어 보냈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다른 역할을 해보라고 하니까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에 파와 하워드 오디션도 준비하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 마지막이겠구나 싶어서 하워드 오디션만 보겠다고 하고 이 역할에 집중해서 오디션 준비를 했어요. 
 
지우 씨는 오디션을 볼 때 의상을 직접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도 오디션 의상을 준비했나요?
김지우 지정 안무가 너무 어려워서 다른 걸 신경 쓸 여력이 없었어요. 몸이 안 따라주고 마음은 급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게다가 <물랑루즈!> 첫 공연과 <식스> 오디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식스> 오디션은 안무밖에 기억이 안 나요. 지금도 안무 때문에 엄청 헤매고 있어요. 연습할 때마다 내가 뮤지컬배우라는 직업을 잘못 선택하는 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예요. (웃음) 
김려원 언니뿐만 아니라 모두가 안무 때문에 고통받고 있어요. 너무 힘들어요. <식스> 안무가 기존 뮤지컬 안무랑 달라서 정말 어려운데 그걸 여덟 곡이나 소화해야 해요. 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도 해야 하고요. <식스> 공연 시간은 80분밖에 안 되지만 체감상 한 3시간은 되는 것 같아요. 중간에 숨 돌릴 틈도 없어요. 잠깐 이야기를 할 때도 정확한 위치와 타이밍이 정해져 있어서 계속 집중해야 하거든요.
 
연습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안무인가요?
김려원 춤이 가장 어렵지만, 의상도 만만치 않아요. 사진으로 봤을 때는 독특하다,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입어보니까 신축성이 전혀 없어서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요. 에나멜 같은 재질로 만들었는데 플라스틱이나 다름없어요. 계속 입고 움직이면 부드러워진다고 하는데 의상이 이렇게 불편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김지우 마이크를 쓰는 것도 어려워요. 춤출 때 안무에 따라 마이크 드는 손을 바꾸는 것도 헷갈리고, 대사할 때도 마이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자꾸 까먹어요. 평소에 말할 때 마이크를 쓰는 게 습관이 안 되어 있어서 대사를 하다가 화들짝 놀라서 마이크를 들 때가 많아요. (웃음) 
 
여섯 왕비는 헨리 8세로 인해 가장 고통받은 사람을 리드 보컬로 뽑기로 해요. 본인이 맡은 캐릭터는 어떤 고통을 겪었나요? 
김지우 우선 저희 둘 다 참수당했어요. 앤 불린의 죽음을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아라곤을 몰아내고 왕비의 자리에 올랐고, 아라곤의 딸인 메리 공주를 박대했으니까요. 하지만 앤 불린이 왕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왕비가 된 후의 삶도 평탄하진 않았어요. 나중에는 헨리 8세가 제인 시모어와 바람난 걸 두 눈으로 목격하기도 했고요. 헨리 8세가 앤 불린을 제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에는 온갖 추문을 뒤집어씌워서 모함했죠. 그중에는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아요. 
김려원 하워드는 8살 때부터 양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양할머니는 남자에게 여자를 파는 사람이었대요. 그래서 하워드는 어릴 때부터 남자를 성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랐어요. 자기가 하는 행동이 뭘 의미하는지, 뭐가 옳은지 그른지를 배울 기회도 없었어요.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헨리 8세와 결혼해서 총애를 받았지만, 왕비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참수당해요. 하지만 하워드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진짜 불륜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다고 해요. 앤 불린처럼 자료가 많은 사람은 후대에 재평가받을 기회가 있지만 하워드는 그런 기회조차 없어서 안타까워요. <식스>에서 하워드의 노래가 가장 긴데, 그 이유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하워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고요. 
 
역사 공부도 따로 하나요?
김지우 그럼요. 영국에서 오신 연출님이 자칭 타칭 ‘역사덕후’예요. 저희가 몰랐던 사실이나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재미있게 알려주셔서 인물을 이해하고 연기하는 데 많이 도움이 돼요.
 
앤 불린이나 하워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김지우 참수 전날 앤 불린이 헨리 8세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목이 가느니까 금방 사형 집행이 끝날 거라고 말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에요. 하지만 헨리 8세가 앤 불린의 죽음에 자비를 베풀어줬어요.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프랑스에서 가장 참수를 잘하는 사람을 1년 치 월급을 주고 데려왔다고 하더라고요.
김려원 반대로 하워드는 고통스럽게 죽었어요. 한 번에 죽지 못하게 사행 집행인에게 밤새 술을 마시게 했대요. 그리고 하워드와 스캔들이 났던 남자들을 잔인하게 처형하고 참수한 머리를 효시했는데, 사형장으로 가는 하워드에게 억지로 보게 했고요. 그래서 하워드는 죽기 전부터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대요.
 
각 왕비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어요. 앤 불린의 키워드는 ‘사랑스러움, 자주적, 내뜻대로’, 하워드의 키워드는 ‘스마트, 유머러스, 자유분방, 사회적물의’예요. 본인의 캐릭터에 키워드를 하나 추가한다면 무엇을 덧붙이고 싶어요?
김지우 인싸 혹은 관종. 그런데 욕을 좀 많이 먹는. (웃음) 이 시대에 앤 불린이 태어났다면 오히려 사이다 발언을 하는 캐릭터로 인기가 많았을 거 같아요. 
김려원 세상 물정을 너무 몰랐고,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살아왔던 인물인 것 같아서 순수함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식스>의 매력을 여섯 글자로 소개해 주세요.
김려원 여섯 중에 골라. 여섯 왕비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중 공감되는 한 명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공감 가는 인물이 있으면 공연이 더 재미있잖아요. 그러니까 <식스>는 무조건 재미있을 수밖에 없어요. 
김지우 너 자신을 말해!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 줄 아는 멋진 사람들이 주인공이라는 게 바로 <식스>의 매력이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3호 2023년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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