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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①]잠들 수 없는 호텔, 유령이 되어 볼 기회...<슬립노모어 서울>

글 |현수정(공연평론가·중앙대 연극학과 겸임교수) 사진 |미쓰잭슨 2025-08-28 346

 

충무로역 1번 출구 바로 앞에는 특별한 호텔이 있다. 저녁이 되어야만 문이 열리는 그곳에서 숙박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어느 TV 드라마 속의 호텔처럼 영혼들이 쉬어가는 곳도 아니다. 허나 그에 못지않게 신비스러운 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그곳은 바로 <슬립노모어 서울>의 공연장 ‘매키탄 호텔(The McKithan Hotel)’. 대한극장을 개조한 7층 건물 전체가 무대이자 객석이다. 관객이 능동적으로 돌아다니며 관람하는 방식인 ‘이머시브 씨어터(immersive theatre)’이기 때문이다. 세 시간 동안 건물을 어떻게 탐험할 것인지는 오로지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 공연의 연출가이자 극단 펀치드렁크(Punchdrunk)의 창립자인 펠릭스 바렛(Felix Barrett)이 기자 간담회에서 이야기했듯, 옳고 그른 것은 없다.

 

펀치드렁크와 이머시브 씨어터

‘펀치드렁크’는 원래 권투 용어로, 강한 펀치를 여러 차례 맞아 의식이 명료하지 않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의 감각적, 심리적 경험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의도를 담은 이름이다. 시작은 2000년에 펠릭스 바렛이 영국 엑서터 대학교(University of Exeter)에서 졸업 공연으로 선보인 <보이첵>이다. 그는 버려진 지 오래되어 담쟁이덩굴이 건물 안까지 드리운 막사 건물을 활용했다. 곳곳에 촛불을 밝혀 놓은 채, 건물 전체에서 장면을 진행했다. 바렛은 팟캐스트 매체인 ‘Future of StoryTelling’(FoST)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관객이 소외된 엘리트주의적인 연극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극에서는 관객이 마음에 안 들면 양배추를 던지고 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숨 막히도록 어색한 분위기를 견뎌야 한다면서.

 

이후 펀치드렁크는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앤 이머시브 씨어터를 제작해 왔다. 이머시브 씨어터라는 용어를 펀치드렁크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공연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머시브’는 ‘액체에 잠기게 하는’, ‘몰두하게 하는’의 의미를 지녔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몰입형 공연, 실감형 공연이라 번역되기도 한다. 펀치드렁크의 실감 나게 디테일한 디자인은 그야말로 오감을 세우고 몰두하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미장센 자체보다 환경이 담고 있는 스토리텔링. 이는 관객이 주도적으로 탐색하며 고유의 세계를 구축하게 만든다.

 

특히 <슬립노모어>는 탐험형 이머시브 씨어터의 정수다. 이 작품은 2003년에 런던의 폐교를 개조하여 초연되었고, 2009년에 확장된 규모로 보스턴을 거쳐서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뉴욕에서 롱런했다. 2016년 12월부터는 중국 상하이에서 인기리에 공연 중이며, 지난 8월 21일에 프리뷰를 거쳐 서울 공연이 시작되었다. 프로덕션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관객이 90개 혹은 100개가 넘는 공간들을 탐색해야 하는 것은 같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옷장 속의 옷, 서랍 안의 수첩과 낡은 사진, 심지어 향기까지 설정과 캐릭터에 맞춰 섬세하게 연출된 것도.

 

중심 서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다. 제목 자체도 맥베스의 대사에서 가져왔다. 스코틀랜드 글래미스 지역의 영주이자 장군인 맥베스가 전투에서 승리하고 귀향하던 길에 왕이 되리라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들은 후 야망에 휩싸여 살인을 저지르고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등의 굵직한 내용을 각색했다. 시간적 배경은 11세기가 아닌 1930년대이며, 대사는 거의 없이 무용과 움직임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히치콕에 대한 오마주가 섞여들며 누아르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좁은 복도, 흑백 조명과 그림자, 의뭉스러운 방들, 안개 낀 대나무 숲, 정신병동, 서스펜스 넘치는 사운드 등. 또한 뉴욕 공연장인 ‘매키트릭(Mckittrick Hotel) 호텔’은 <현기증>에서, 공연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맨덜리 바(Manderley Bar)’는 <레베카>에서 가져왔다. 드 윈터 부인과 댄버스 부인 등도 등장하는데, 이는 메인 플롯과 유기적으로 얽히지 않는 가운데 관객들이 다채로운 서브플롯을 구상할 수 있게 한다.

 

그 외에도 펀치드렁크는 다양한 실험을 이어왔다. 에드거 앨런 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붉은 죽음의 가면>(2007)에서는 의료 처방전으로 뒤덮인 벽면이 질병과 죽음의 공포를 감각하게 한다. 배리 페인의 고딕소설 『달 노예』를 재구성한 <비올라의 방>(2024)에는 배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들이 10대 소녀인 비올라가 된 듯, 그녀의 삶과 내면의 궤적을 탐색한다. 헤드폰의 내레이션을 들으며 ‘빛을 따라가는’ 형식이지만, 오감을 극대화하여 서사를 구축하는 것은 여전히 관객 개인의 몫이다.

 

 

‘장소 감성형’ 공연

펀치드렁크의 창작은 장소에서 시작된다. 건축물의 형태, 구조, 크기, 재질, 역사적·지역적 맥락 등. 이러한 방식은 ‘장소 특정형’ 공연으로 일컬어지곤 하는데, 이들은 ‘장소 감성형’이라고 표현한다. <보이첵>은 군대로 상징된 사회 부조리를 보여주는 만큼 군 막사와 의미가 맞닿는다. 트로이 전쟁을 소재로 한 <번트 시티>(2022)도 과거 군수품 공장이었던 울리치 지역의 대형 무기 창고였던 건물들과 잘 맞아떨어졌다. 그런가 하면, <익사한 남자: 할리우드 이야기>(2013)는 런던의 오래된 우체국 건물을 인수하여 만들었지만, 그와 상관없이 1950년대 할리우드를 그린다. 그렇지만 여전히 장소를 통해 스토리텔링이 구성되었다.

 

<슬립노모어>의 경우에도 가상의 호텔에서 진행된다. 뉴욕 공연은 1930년대 뉴욕의 맥키트릭 호텔이 배경이다. 이는 맨해튼 첼시 지역의 창고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당시 호텔의 모습을 정밀하게 살렸다. 상하이 공연의 ‘매키논(McKinnon) 호텔’은 폐기된 사무용 건물을 변모시킨 것으로, 1930년대 국제도시였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가 하면, 서울 공연이 상연 중인 매키탄 호텔은 1930년대 스코틀랜드로 설정되었다. 히치콕 영화의 기법들을 재현한다는 점에서 영화관이었던 전신의 문화적 맥락을 담고 있기도 하다. 관객이 연속성 있게 장면을 따라가는 롱테이크, 미니어처 등을 활용하여 원거리를 보여주는 롱샷 등. 제작사인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매키탄이라는 이름에도 ‘대한’(대한극장)이라는 어감을 포함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공연은 기본 설정이 뉴욕 공연과 유사하지만, 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보인다. 매키탄 호텔은 전신인 대한극장이 11개의 상영관으로 구성된 멀티플렉스였던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높은 층고와 긴 복도는 스펙터클한 조명의 흐름과 스케일이 큰 동작을 강조한다. 니콜라스 브루더(Nicholas Bruder), 오드리 라셀(Audrey Rachelle), 스티븐 제임스 아피첼로(Steven James Apicello) 등 뉴욕에서 공연한 배우들뿐 아니라 헤일리 성(Haley Sung), 정필균(Jeong Pilgyun) 등 새로 캐스팅된 한국 배우들의 움직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장식장과 같은 높은 가구들뿐 아니라 층간을 날 듯이 가볍게 오르내리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안무 자체가 장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캐릭터와 작품들, 신체적인 언어 등을 함께 공부하고 건물의 건축적인 측면과 디자인에 맞춰 완성하는 방식이다. 연출가 펠릭스 바렛, 공동 연출·안무가 맥신 도일(Maxine Doyle)뿐 아니라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 그리고 장소와의 공동창작이라 할 수 있다.

 

모험의 시작, ‘헤테로토피아’로의 입장

매키탄 호텔에 들어가는 순간, 일탈의 여정이 시작된다. 그곳은 일상과 일상 사이의 경계적인(liminal) 시공간이며, 마법 같은 틈새다. 프랑스 철학자인 미셸 푸코가 이야기한 ‘헤테로토피아’를 떠올리게 한다. 일상과는 다른 이질적인 공간, 그리고 기존의 정체성과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곳. 그러기 위해서는 일종의 의식적인 행위가 필요하다. 짐을 맡기고 번호표와 함께 플레잉 카드 한 장을 받으면 체크인이 끝난다. 이후부터가 진짜인데, 일단 칠흑처럼 어두운 통로를 지나야 한다. 어두운 조명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는 통과의례의 시작을 알리는 문지방이다. 불안감이 고조될 즈음, 이윽고 나타난 화려한 맨덜리 바의 풍경과 재즈 음악, 그리고 무료 음료는 걱정을 날리고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맨덜리 바는 마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같은 시작과 마무리의 공간이다.

 

플레잉 카드의 숫자에 따라 입장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펀치드렁크의 심볼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엘리베이터나 계단으로 안내된다. 배우가 아닌 관객에게 마스크를 씌우다니, 매우 참신한 발상이다. 이는 <보이첵>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뒤섞여 있는 배우와 관객을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훨씬 놀라운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되었다. 배우에게는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관객에게는 자신만의 시각적 프레임을 선사하는 것이다. 나아가 관객이 일상에서의 정체성을 내려놓고 ‘제2의 세계’로 몰입해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이제 수도 없이 건물을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몇 층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다. 매카탄 호텔에서는 현실적인 시공간 개념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서사를 선형적으로 따라다닐 필요가 있을까? 사실 24명의 캐릭터가 장면을 세 번씩 반복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용감하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 보자. 파편적으로 마주치는 퍼포먼스와 오감으로 맞닥뜨리는 단서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이 공연의 묘미니까. 공연이 끝난 후 서로의 여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어쩌다 마주친 개인적인 백미

큰 서사를 담당하는 주요 등장인물은 맥베스, 레이디 맥베스, 던컨 왕, 맥더프 부부, 뱅코, 말콤, 세 마녀(한 명은 남자) 등이다. 이중 던컨 왕의 방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침실과 기도실, 그리고 빼곡히 꽂힌 책들과 피아노가 있는 넓은 거실을 돌아다니며 불안감에 휩싸인 그의 모습은 전체 서사에 물음표를 띄운다. 그리고 극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장면들은 맥베스 부부를 찾으면 관람할 가능성이 높다. 던컨 왕의 살해를 공모한 두 사람이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부부의 방과 정신병동 등에서 독창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연출된다.

 

마녀들과 자주 마주칠 수도 있다. 인물들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예언으로 맥베스를 추동할 뿐 아니라 유혹의 몸짓과 광란의 춤으로 인물들을 타락시키는 존재들이다. 그중 한 장소인 레플리카 바는 멘덜리 바와 똑같이 생겼으나 황폐한 모습이다. 자기 파괴적인 욕망과 결핍, 심리적 억압 등을 떠올리게 하는 무의식 공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마녀들의 여왕이자 주술사인 헤카테에게는 기묘한 약방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섬세하게 제조된 향수와 말린 꽃들 등이 때아닌 힐링을 제공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 곳이다. 이 공연의 심리적인 부분이 흥미롭다면 인물들의 내면을 병들게도 하고 또 약물과 향기로 쥐락펴락하는 마녀들을 주목해 보라. 스픽이지 바는 인간의 욕망을 엿보게 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다. 이는 밀주를 파는 비밀스러운 주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다른 장면들과 연도가 완전히 일치할 필요는 없다. 이 공연의 시간은 파편적이며, 공간이 주는 정서가 중요하니까. 격투와 은밀한 유혹 등이 이루어지기 적절한 곳이다.

 

한편, 매키탄 호텔 안의 모든 곳이 실내는 아니다. 마치 꿈속 같지 않은가, 호텔 안에 야외 공간이 펼쳐진다니. 상점가에는 테일러 숍, 박제소, 사탕 가게 등을 비롯한 점포들이 늘어서 있으며, 각각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 작은 서사들을 즐기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그중에는 말콤의 탐정사무소도 있다. 그는 던컨 왕의 아들이지만 현대로 설정된 만큼 탐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모습이다. 그 외에 <레베카>의 인물들 등이 배회하며, 음악에 비유하면 다성적인 의미를 가능하게 한다.

 

음악 이야기가 나와서 언급하자면, 넘버들과 조화를 이루며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음향 역시 이 공연의 백미다. 극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며 각 퍼포먼스의 움직임과도 정교하게 어우러진다. 1930년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재즈 음악들도 매력적이다. 그중에서도 ‘A Pretty Girl Is Like a Melody’는 보드빌 시대를 주름잡았던 플로렌스 지그필드에 대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지그필드〉(1936)에 나오는 곡이다. 이 공연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덧입히는 또 하나의 지점이다.

 

이처럼 호텔 안을 헤매는 두세 시간 내내 관객들은 유령처럼 마스크를 쓰고 있다. 마스크는 일종의 제4의 벽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배우들과 상호작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배우가 한 사람을 선택하여 작은 공간에서 그만을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들이 있다. 드물긴 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공연이 끝나는 것은 어떻게 알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건물에 갇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검은색 마스크를 쓴 어셔들이 속속들이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들의 안내를 받아 내려가게 되면, 파이널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이는 파편적인 진행에 완결성을 주고기 위해 만들어내는 펀치드렁크의 기법이다. 말하자면, ‘크레센도’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다시금 멘덜리 바를 거쳐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면, 마치 한바탕 장대한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이전과 미세하게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질적인 헤테로토피아는 기존의 질서를 균열시키는 공간이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혹시 아는가, 매키탄 호텔을 통해 평행우주로 건너왔을지.

 

이제 다시 이머시브 뮤지컬

이머시브 씨어터는 관습을 깨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 출발점은 20세기의 환경연극, 헤프닝, 모더니즘 연극 등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펀치드렁크를 비롯한 동시대의 대표적인 극단들은 2000년대 초중반에 영미권 언론의 공연 리뷰를 통해 회자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이머시브 씨어터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후반에 창작 열풍이 눈에 띄게 일었다. 코로나19가 찬물을 끼얹기도 했지만, 엔데믹 이후 다시금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연극의 경우 사회적·역사적 주제를 강조한 장소 특정적 공연이 많다면, 뮤지컬에는 관객 참여형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이 호응을 얻었다.

 

김연수 소설을 각색한 <굳빠이, 이상>(2017)이 호평을 받았고, 영국 극단인 더 길드 오브 미스룰의 <위대한 개츠비>도 2019년 말에 국내에서 공연하여 화제에 올랐다. 그리고 오민혁 작가의 네이버 웹툰(2015)을 바탕으로 한 <룰렛>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이머시브 뮤지컬이다. 2022년에 한국 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11월에 CKL 스테이지에서 쇼케이스를 했고, 2023년 10월에 연남장에서 정식 초연된 후 재연까지 올라갔다. 그런가 하면, 아이엠컬쳐에서 제작한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관객이 이동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무대와 상호작용하며 공연 내용과 음악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작품이다. 2017년 초연 이후 수차례 재공연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슬립노모어 서울>이 개막하여 이머시브 씨어터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창작자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어 다양한 스타일의 이머시브 뮤지컬이 시도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우리 관객들이 생동감 있는 현장성과 일탈의 자유로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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