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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주소연 음악감독, <어쩌면 해피엔딩>과 함께한 10년의 시간

글 |이솔희 사진 |표기식 2025-11-27 378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대학로에서 초연을 올렸고, 이후 2024년까지 다섯 시즌에 걸쳐 국내 관객을 만났다. 그리고 2024년, 뉴욕에 발을 내디딘 이 작품은 ‘토니상 6관왕’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와 함께 브로드웨이에 안착했다. 2025년, 뜨거운 관심 속에 한국으로 금의환향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어느덧 여섯 번째 시즌,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국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이 애틋한 성장 과정을 가까운 곳에서 꾸준히 지켜본 이가 있으니, 바로 주소연 음악감독이다. 초연부터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까지, 작품의 모든 여정을 함께한 주소연 음악감독은 매 무대를 풍성한 음악으로 채우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숨은 공신이다.


음악으로 채운 10년의 무대 
<어쩌면 해피엔딩> 한국 공연의 모든 시즌에 참여하셨어요. 하나의 작품이 성장해 온 10년의 세월 지켜봤다는 것은 감독님 입장에서도 뜻깊은 일이겠죠?

<어쩌면 해피엔딩>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10년이나 함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행복해요. 공연 중 연주를 하다가 문득 ‘이렇게까지 행복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이요. 최근에 공연이 끝나고 관객분들이 ‘너무 행복하고 벅다‘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 ’행복하고 벅찬’ 마음이 제가 공연 일을 시작했던 이유거든요. ’아, 내가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공연에 참여하고 있구나‘ 싶어서 애틋했어요. 또,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공연‘은 가슴 한편에 질문을 새겨주는 공연이거든요? 근데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고 난 후 ‘나는 저런 사랑을 해봤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다는 분들의 후기를 본 적 있어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렇게 관객에게 질문을 안겨줄 수 있고, 동시에 감동도 전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서 사랑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음악감독님은 무대의 가장 오른편에서 배우들을 바라보며 피아노를 연주하고, 밴드를 이끌고 계시죠. 공연 중, 감독님이 ’0열 관객‘으로서 올리버와 클레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모습에 눈길이 갔어요. 두 로봇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볼 때마다 올리버와 클레어를 응원하고 사랑하게 돼요. 로봇이긴 하지만 현실에 살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순수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둘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동화돼서 클레어가 나올 때는 클레어의 심정으로 피아노를 치고, 올리버가 나올 때는 올리버의 심정으로 피아노를 치게 돼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 둘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시즌의 첫 공연 때는, 첫 넘버가 흘러나올 때부터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 시작됐을 때의 모든 순간과 이 작품을 거쳐 간 모든 사람들이 떠올라서 뭉클하더라고요. 


작곡가가 써낸 음악을 무대에서 풍성하게 표현하는 것이 음악감독과 밴드의 몫인데요. <어쩌면 해피엔딩>의 음악을 잘 표현하기 위해 작곡가인 윌 애런슨과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어쩌면 해피엔딩>의 음악은 듣기만 해도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싶어지고,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싶어지잖아요. 윌은 늘 이 음악에 대해 풍부한 설명을 해요. 왜 이렇게 곡을 썼는지부터 시작해서, 이 음악이 어떻게 표현되길 바라는지까지요. 예를 들어, 올리버와 클레어가 기억을 지우는 장면에 흘러나오는 연주곡에 대해서 ‘어둠이 몰려왔으면 좋겠어‘, ‘무언가 나를 데리러 왔으면 좋겠어‘라고 설명했어요. 그럼 저는 그 표현처럼 무언가를 데리러 가듯이 피아노를 연주하죠. 또, 곡의 템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템포가 조금만 바뀌어도 드라마와의 결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이제 윌과 제가 음악에 대해 주고 받은 이야기가 10년 치 쌓여 있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쌓인 10년 간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음악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 윌이 최근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사실 연주하기에 까다로운 곡이 많은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는 것 같다고, 그 이유가 저와 저희 연주자들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좋은 연주를 해내서 그런 거라고요. 작곡가로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고 진심으로 말하는데, 정말 고맙더라고요.

 

이번 시즌에는 유독 배우의 감정과 무대 연출, 그리고 음악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매 회차 라이브 연주와 함께 공연이 펼쳐지는 만큼, 공연의 모든 요소가 음악과 잘 어우러질 수 있게 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겠네요.
음악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 되새겨요. 돋보이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잘못됐을 때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누군가 자신의 파트에서 더 보여주고 싶어 할 때는 밀어줘야 하고, 반대로 너무 흥분했을 때는 진정시켜 줘야 하죠. 배우들의 감정이 끊어지지 않도록 그들을 바라보면서 호흡도 잘 맞춰야 하고요. 오늘의 공연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이끄는 선장 같다는 생각을 해요. 같은 공연, 같은 음악이지만 사실 공연은 매일 매일이 다르잖아요. 그러니 매 공연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한 번 잘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잘하는 걸 계속 유지하는 건 훨씬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어떤 마음을 담아서 연주할 건지 매 공연 생각하고, 공연이 끝난 후에 진이 빠질 만큼 열심히 피아노를 쳐요. 관객분들은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오셨을 테니, 돌아가는 길에 ‘공연을 보는 게 정말 벅차고 행복한 일이구나’ 생각하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해피엔딩>의 초연부터 함께했고,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2012)를 통해 만난 윌 애런슨&박천휴 콤비를 오랜 시간 지켜봐 온 만큼, 토니어워즈 이후 두 사람과 작품에 쏟아진 관심이 반가울 듯합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잖아요. 초연 때부터 사랑해 주셨던 관객분들도 모두 공감하실 텐데, 윌&휴 콤비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윌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미 이들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음악에 대해 질문하면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대답해 주는 두 사람을 보면서 이들이 이 뮤지컬 작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런데 이제 그런 면모를 나만 아는 게 아니라 훨씬 많은 이들이 알게 됐고,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거잖아요.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정말 행복한 일이죠. 그래서 최근에 천휴 작가님이랑 ‘우리 참 잘 늙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웃음) 전미도 배우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을 때도 기분 좋았고요. 가까이서 지켜봤을 때 ‘그래, 저런 사람이 잘 돼야지‘ 생각했던 사람들이 잘 돼서 기뻐요.

 

작품의 모든 시즌을 함께했다는 건, 공연 중 벌어진 유쾌한 해프닝을 가장 많이 목격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웃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아마도 초연 즈음? 공연 초창기 때 벌어진 일이었는데 아직도 잊지 못하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어요. 올리버와 클레어가 제주도로 떠날 준비를 하며 짐을 챙기는 장면이 있잖아요. 올리버가 자기 짐을 다 챙기고, 캐리어를 닫아야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죠. 김재범 배우가 올리버 역을 맡은 날이었는데, 짐을 싸다가 지퍼가 고장나서 캐리어가 다 열려 버린 거예요. 캐리어가 없으면 다음 장면 진행이 안 되니 저는 피아노 리듬을 반복하면서 어떻게든 음악을 이어나가고 있었어요. 다행히 김재범 배우가 간신히 캐리어 지퍼를 다시 채워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 저는 그때 김재범 배우가 상황을 수습하면서 ’이 짐을 다 싸야만 넘어갈 수 있다‘고 애드립을 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요. (웃음) 

 

 

여러 갈래의 길이 하나로 모여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건데, 예상외로 감독님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많이 없더라고요. 이름은 정말 오랫동안 들어왔는데 말이에요. 

그런 얘기를 요즘 진짜 많이 들어요. ‘그 작품도 감독님이 하셨다구요?’ 같은. 제 이름은 아는데, 그게 저인 줄은 몰랐대요. (웃음) 

 

학창 시절 뮤지컬 배우를 꿈꿨고, 대학 입학 당시 뮤지컬 전공을 수석으로 입학했다는 사실도 오늘 촬영 현장에서 전해 들어 처음 알았어요.
사실 제 얘기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건 처음이라서 조금 부끄러워요. (웃음) 공식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요. 공연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뮤지컬을 전공했다는 걸 굳이 나서서 밝히지는 않아요. 무조건 숨기는 것도 아니지만, 누가 ‘감독님은 왜 노래를 잘하냐‘고 물으면 그냥 ’나는 노래 실력으로 돈 버는 사람이 아니니, 부담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대답하고 넘어가죠. (웃음) 

 

<어쩌면 해피엔딩>에는 연주자들이 배우들과 함께 화음을 맞추는 넘버가 많잖아요. 특히 감독님이 담당하는 파트가 가장 많고요. 어쩐지 노래 실력이 심상치 않더라니, 이유가 있었네요. (웃음)
저희가 매 공연 직접, 라이브로 노래와 대사를 소화한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이 정말 많더라고요. 다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웃음) 배우들의 노래, 연기와 연주자들의 호흡이 날마다 다르고, 타이밍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에 미리 녹음해 둔 트랙을 틀 수도 없어요. 무엇보다, ’무대에 올라가는 모두가 배우다.‘ 이게 처음부터 윌 애런슨, 박천휴 콤비가 생각한 작품의 콘셉트이기도 했고요. 연주자들도, 올리버와 클레어의 옆집에 사는 로봇을 연기하는 또 하나의 배우인 거죠. 사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연주와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느새 저희가 해내고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제가 연주자분들의 노래 레슨을 해주고 있고. (웃음)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서, 배우가 제게 던져주는 톤에 맞춰 저도 조금씩 다르게 대사를 쳐보기도 해요. 관객분들도 연주자들을 보며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아는 사람만 아는 재미를 즐기고 계시기도 한대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기까지, 그리고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학생이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겠죠?
더 어릴 때는 대학에 가면 피아노를 전공하는 게 꿈이어서 피아노를 오랫동안 연주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예술 전공은 현실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고 장래에 대한 고민도 많이 되다 보니, '공부해야겠다' 마음먹고 고등학교에 들어갔죠. 그런데 대학 입시를 앞두고 갑자기 ‘나는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당연히 반대하셨고요. 어떻게든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세뱃돈 모아둔 걸 들고 재즈 댄스 학원에 갔어요. 제 수중에는 딱 한 달 치 학원비만 있었는데, 학원 원장님에게 제 간절함이 보였는지 3개월을 등록해 주셨어요. 그걸 시작으로, 열심히 입시 준비를 해서 뮤지컬 전공으로 대학교에 입학했죠. 

 

뮤지컬 전공 수업에는 피아노 반주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제가 어릴 때 피아노를 쳤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주가 제 몫이 됐어요. 그러다가 3학년 때 제가 반주하는 모습을 좋게 봐 주신 교수님이 학교 공연에 스태프로 참여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절했는데, 음악이 마음에 안 들면 네가 직접 곡을 써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곡을 써서 공연을 올렸어요. 작곡을 배운 적도 없는데 말이죠. (웃음) 그러고 4학년이 됐는데, 3학년 후배들이 창작 공연을 준비 중인데 저에게 작품에 들어갈 곡을 다 써달라고 하는 거예요. 손으로 한 땀 한 땀 악보를 직접 그려가면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열심히 곡을 썼어요. 그런데 당시 교수님이 그 공연이 마음에 드셨는지, 외부 극단에서 정식 공연으로 올리셨어요. 유시어터의 <젤소미나>라는 작품이죠. 괜히 부끄러워서 숨기고 있던 사실이긴 하지만, 그게 제 뮤지컬 활동의 시작이에요. 

 

 

그 후 조감독 생활을 거쳐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부터 음악감독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요. 뮤지컬이라는 세계 안에서 오랜 시간 물 흐르듯 흘러왔네요.
저는 그냥 뮤지컬을 너무 사랑하는 한 사람이었어요. 이 장르 안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학 입학할 때부터 최종적인 꿈은 ’뮤지컬 장르 안에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사람‘이 되는 거였고, 그래서 그런지 대학 시절에도 누군가를 알려주는 위치에 놓일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해야 더 잘 알려줄 수 있을까‘를 자주 고민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이 일을 하게 됐죠. 뮤지컬을 전공한 덕분에 작품의 드라마를 잘 읽을 수 있게 됐고, 저 역시 20대 시절에 연습실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봤기 때문에 이 배우가 어떤 지점에서 막히는 건지 잘 파악하게 된 것 같아요. 가끔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것이 마음을 작게 만들 때도 있지만, 반대로 그 점이 제가 거만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해요. 그동안의 모든 경험과 노력이 저를 성장시켰어요. 조감독, 연주자, 공연 현장, 뮤지컬을 통해 만난 모든 게 저의 스승이에요. 

 

지금까지 걸어온 여러 갈래의 길이 ‘음악감독’이라는 이름 아래서 하나로 합쳐졌는데, 이제 새롭게 걸어 나갈 길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음악감독으로서는 ’보이스 디자인‘의 중요성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제가 주로 쓰는 표현인데,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단순히 음정, 박자를 지키는 것을 넘어 노래 하나하나를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불러야 한다는 의미죠. 그러면 음악이 훨씬 더 재미있게 들리거든요. 예를 들어, <어쩌면 해피엔딩>의 ’사랑이란‘ 넘버를 연습할 때 ‘처음 만나서 심장이 쿵 내려앉은 거예요’로 설명을 시작해서 ‘심장이 멈춘 거예요‘, ‘얼었던 심장이 녹아요’로 이어가요. 그렇게 설명을 하면 배우들이 노래를 부를 때 강약 조절이 되고, 드라마가 강조되고, 연주와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저는 음악감독으로서 이렇게 디자인해 주는 역할을 더 잘하고 싶고, 음악적인 고민을 같이 나누고,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 저는 주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자고 늘 생각해요. 그게 큰 자리든, 작은 자리이든 상관없이요. 꼭 음악감독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뮤지컬이라는 틀 안에서 내게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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