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7년간 <쓰릴 미> <넥스트 투 노멀>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등 숨 가쁘게 무대 위를 누빈 배우 이석준이 군 입대를 앞두고 지난 5월 9일과 10일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공연의 제목은 <인터미션>. 배우 활동의 1막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가 1년 6개월간의 인터미션에 들어가기 전, 관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준비한 무대였다. 두 번의 콘서트로 배우로서의 1막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석준은 인터미션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군킷리스트’라고 이름 붙인, 입대 전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이 소소하더라고요. 친구들이랑 PC방 가기, 캠핑 가기 등등. (웃음)
특별한 것보다는,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 가장 좋아하는 일을 ‘군킷리스트’ 목록에 올리고 싶었어요. 전 아직도 친구들이랑 그렇게 놀거든요. 만나서 게임하고, 여행 가고. 건전하다면 건전하고, 유치하다면 유치하게. (웃음) 군대 가기 전에 뭐가 가장 하고 싶은지 혼자서 생각해 봤는데, 그냥 그렇게 제일 좋아하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더라고요. 소소하지만 저에게는 힐링이 되는 시간이요. 감사하게도 소속사(라이브러리컴퍼니)에서 ‘군킷리스트’를 이루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주셔서, 촬영을 핑계 삼아 ‘찐 우정 모먼트’를 즐길 수 있었어요. (웃음)
‘군킷리스트’ 중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던가요?
캠핑 간 거요. 친구들(배우 박상준, 박상혁, 김재한)하고 캠핑을 간 게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추억을 정말 많이 쌓았어요. ‘불멍’ 하는 것도 좋았고, 같이 음식 해 먹는 것도 좋았고. 형들이 ‘군대 꿀팁’도 많이 알려줬고요. (웃음) 콘텐츠에는 담기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다들 연기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연기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다들 정말 열심히 하는, 본받을 점이 있는 사람들이라서 오랜만에 같이 연기 이야기를 나누니까 되게 뜻깊더라고요.
이번 단독 콘서트도 ‘군킷리스트’ 중 하나였죠? 마지막 ‘군킷리스트’를 달성한 기분은 어때요?
관객분들로 꽉 찬 객석을 마주하는데, 엄청 떨렸어요. 제가 MC를 맡아 콘서트를 이끌어가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관객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 자리에서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만큼 긴장되더라고요. 공연 첫째 날에는 떨린다는 마음보다 설레는 마음이 조금 더 컸다면, 오히려 둘째 날에 '이제 진짜 마지막 공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감이 확 커졌어요.
그래도 긴장했던 것 치고는 제법 선방한 것 같은데(웃음) 그럴 수 있었던 건 관객분들이 공연 내내 '괜찮아, 할 수 있어'라는 눈빛을 보내주신 덕분이에요. 그렇게 저한테 에너지를 보내주신 덕분에 저도 힘을 내서 콘서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지난 7년간 출연했던 작품의 넘버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더라고요. 선곡을 하며 자연스럽게 지난 7년을 돌아봤겠죠?
출연했던 작품 중 제가 가장 좋아했던 넘버와 새롭게 선보이는 넘버를 잘 조합해서 세트리스트를 구성하고 싶었어요. 최대한 많은 곡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메들리 형식으로 편곡하는 과정도 거쳤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세트리스트를 짜면서 자연스럽게 지난 7년을 돌아봤는데,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꽤 많았더라고요. 20대 초에 데뷔해서, 스스로에게 느끼는 부족함을 완전히 채우지 못한 채로 활동하다 보니 심적으로 고꾸라졌던 시기도 있었어요. 마음이 즐겁지 않으니 목에도 문제가 생겼었고요. 그래서 2022년 <엘리자벳> 공연을 마치고 반년 넘게 활동을 쉬었는데, 오히려 그때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제가 정말 이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요.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건 '본질'이라는 깨달음도 그 시기에 얻었고요. 그래서 다시 힘을 얻어 무대로 돌아왔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어요. 그때가 제게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가 없었다면 발전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데뷔작 <그리스>의 'Those magic changes'였어요. 데뷔작의 넘버로 배우 생활의 1막 엔딩을 장식하기로 마음먹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데뷔작부터 시작해서 출연작 순서대로 넘버 리스트를 꾸릴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공연 후반부 분위기가 너무 차분해질 것 같더라고요. 콘서트의 마지막을 밝은 분위기로 채우고 싶은데 어떤 곡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그리스>의 'Those magic changes'가 떠올랐어요. 제가 출연했던 작품의 넘버 중 가장 신나는 곡이기도 하고, 데뷔작이기에 제가 무대에서 이 곡을 부르는 걸 보지 못한 팬분도 많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근데 이번에 다시 불러보니 새삼 너무 어렵더라고요. '이걸 내가 어떻게 춤추면서 불렀지?' 싶고. (웃음) 21살의 저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이번에 다시 그 곡을 부르면서 데뷔 당시의 기억이 많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Those magic changes'가 제 배우 인생의 첫 번째 넘버이자 1막 엔딩곡이 되었다는 점도 좋고요.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이제 진짜 이석준의 인터미션이 시작돼요. 군 입대를 앞둔 마음은 어떤가요.
앞서 말씀드린 반년간의 휴식 기간이 제게 발전을 안겨다 주었듯이, 입대 이후 잠시 활동을 멈추는 1년 반의 시간도 제게 많은 것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종류가 되었든 배우에게 새로운 경험은 무조건 도움이 되니까요. 지난 7년간 수많은 경험이 쌓여서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것처럼, 앞으로 마주할 1년 반의 시간을 소중하게, 잘 경험한다면 충분히 값진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해서 할 수 있는 말일 수 있겠지만... 저는 마음 한편으로는 기대도 돼요. 배우 활동을 하면서 하지 못했던 일들에 집중하면서, 저를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제가 사회생활을 제법 잘합니다. (웃음) 새로운 사회에 속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석준 씨는 이번 인터미션을 어떤 시간으로 채우고 싶나요?
일단 군 생활을 최대한 열심히 할 겁니다. (웃음) 일과 시간도, 휴식 시간도 대충 보내지 않을 거예요. 1년 6개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요. 저 자신을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서 돌아오는 게 목표예요. 단 한 가지 요소만이라도요. 그래서 다시 무대로 돌아왔을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의 저는, 이제 마냥 어리지는 않지만, 제가 생각하는 남자 배우로서의 매력을 보여드리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이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해요.
인터미션을 마친 후, 배우 생활 2막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요?
제가 꿈꾸던 배우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몸도 잘 쓰면 좋겠고. (웃음) 무엇보다, 늘 말하는 거지만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인기는 생겼다가도 사라질 수 있는 거지만 실력은 계속 남아 있으니까. 저는 오래오래 배우로서 무대에 서 있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