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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신과 함께_저승편> 손동운, 수많은 시도 끝에

글 |이솔희 사진 |표기식 2026-06-13 1,899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은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사후 세계를 재판이라는 구조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망자가 된 소시민 김자홍이 저승에서 49일 동안 일곱 개의 관문을 통과하며 삶을 평가받는 이야기와 저승차사가 원귀를 쫓는 서사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손동운은 김자홍의 변호를 맡아 49일간의 여정을 함께하는 염라국 국선변호사 진기한 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 2025년 <전우치>에 이어 빠르게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손동운. 공연 개막을 앞두고 매일 같이 연습실에 출석 도장을 찍던 그를 만나 <신과 함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손동운의 진기한을 보여줄 날이 눈앞에 다가왔어요. 연습 과정은 어땠나요.

요즘 정말 <신과 함께>에만 몰두하는 나날을 보냈어요. 연습을 빠진 날이 단 하루도 없을 정도예요. 진기한이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보니 연습할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돼요. 연출님이 이제 새로운 거 그만 시도하라고 하실 정도로(웃음)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과 함께>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전우치> 공연을 함께했던 최인형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요즘 뭐하면서 지내냐’는 질문이 <신과 함께> 출연 제안으로 이어졌죠. (웃음) 원작 웹툰도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워낙 좋은 분들이시다 보니 큰 고민 없이 바로 출연을 결정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진기한과 강림 역할을 제안해 주셨는데, 진기한이 저 자신과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진기한을 선택했어요. 엉뚱하지만 점점 성장해 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진기한이라는 인물의 어떤 점에 집중해서 캐릭터를 풀어나가고 있나요?

제가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김자홍을 변호할 때 왜 이렇게까지 열과 성을 다할까?’였어요. 저만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어린 시절 이승을 떠난 진기한이 저승에서 김자홍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본인 역시 일종의 속죄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막에서 진기한과 김자홍이 ‘한빙지옥’에 가요. 불효자들을 심판하는 곳인데, 진기한이 김자홍을 변호하며 ‘이른 나이에 죽은 건 불효이지만, 너무 빨리 죽어 이제 그에겐 효도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해요. 그런데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건 진기한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한빙지옥에서 자홍을 변호하는 기한의 마음 한편에는 자신의 부모님께 용서를 구하는, 치유와 속죄의 마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기한이 독특하고 코믹한 인물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이렇게 깊이 있는 내면의 모습을 잘 갈고 닦지 않으면 자홍을 변호할 때의 진심이 관객분들에게 느껴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기한의 서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물론 개성 넘치는 면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원래 재미있는 걸 좋아하거든요.(웃음) 진기한의 코믹한 면도 잘 살리고 싶어서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해봤어요. 대본을 보면서 ‘이 사람이 실제로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목소리를 낼까?’ 많이 고민했고요. 저만의 진기한의 포인트가 있다면… 의성어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웃음) 만화적인 면을 잘 살려보고 싶어요.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부터 <전우치>(2025)까지, 뮤지컬 출연작 대부분이 원작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더라고요. 원작 속 인물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요.

우선 대본을 중심으로 하되, 원작도 많이 참고하는 편이에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도 웹툰 원작을 여러 차례 다시 읽고, 영화도 종종 찾아봤어요. 원작과 대본의 대사 뉘앙스를 비교해 보기도 하고요. 웹툰에서 진기한은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한 요소가 많이 들어간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진지하지만, 그래서 더 웃긴. (웃음) 그래서 공연에서도 그런 면모를 잘 녹여내고 싶어서 열심히 조율하면서 방향성을 찾아갔어요.

 

저승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현실 속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 순간이 있나요?

우선, 앞에서 이야기했던 ‘한빙지옥’ 장면에서 특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크게 불효를저지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효자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것 같아서요. 무엇보다, 김자홍의 재판이 끝나고 부르는 넘버 중에 ‘그때 내 자신에게 내가 왜 그랬나’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게 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신과 함께>를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자기 자신에게 왜 그렇게 행동했나’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나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어제는 연습실에 벌레가 한 마리 들어왔는데 아무도 안 잡더라고요. 벌레를 잡으면 업보를 쌓는 거라면서요. (웃음) 그래서 결국 그대로 내보내 줬답니다.

 

 

서울예술단과는 <전우치>에 이어 두 번째 작업입니다. <전우치>는 2018년 <모래시계> 이후 약 7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이었는데요, <전우치>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서 새롭게 발견한 재미가 있었다면요.

<전우치>는 무대와 관객 사이의 제4의 벽을 깨는 장면이 곳곳에 있고, 코믹 요소도 많은 작품이었어요.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장면도 있었고요. 그래서 관객과 함께 웃고 우는, 관객과 호흡한다는 감각이 생생하게 전해져 오는 점이 특히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전우치 역을 함께 맡았던 이한수 배우가 <신과 함께>에는 강림 역으로 출연하는데, <전우치> 때는 더블 캐스팅이다 보니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출 일은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같이 무대에 서게 되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연습 때 저에게 피드백을 많이 줘서 의지도 많이 되고요.

 

동운 씨는 뮤지컬 무대를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나요?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때도, 지금도, 전 언제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무대에 임하고 있어요. 콘서트와 달리 뮤지컬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캐릭터로서 무대에 서 있다가 커튼콜이 되어서야 저로서 무대에 서게 되는 거니, 그 부분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끼기도 해요. 무엇보다 뮤지컬은 회차마다 에너지가 다르잖아요. 매 무대가 새롭고요. 그게 저에게는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관객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일 수 있게끔 성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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