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 런던 전역을 뒤흔든 세기의 위작 스캔들, 그 이면에 숨겨진 한 소년의 뜨거운 고백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을 둘러싼 실제 사건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한 창작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 오는 12월 8일 대학로 TOM 1관에서 세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2020년 하이라이트 쇼케이스로 첫선을 보인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창작뮤지컬 ‘올해의 신작’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2023년 초연 이후 일본 논레플리카 라이선스 공연과 국내 투어로 무대를 넓혔으며, 2025년 재연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번 시즌에는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 <마우스피스>, <엠. 버터플라이> 등에서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선명하게 구현해 온 부새롬 연출이 새롭게 합류한다. 부새롬 연출은 타인의 기대와 시선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애쓸수록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헨리’의 내면과 그가 마침내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더욱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약 350석 규모의 대학로 TOM 1관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과 만난다. 사소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는 스캔들로 번져가는 과정과 인물들의 욕망이 맞물리는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확장된 무대 위에서 더욱 밀도 높게 펼쳐진다.
1796년 런던,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 <보르티게른(Vortigern and Rowena)>이 베일을 벗자 온 도시가 요동쳤다. 하지만 막이 오르자마자 터져 나온 것은 환호가 아닌 야유였고 공연은 단 한 회 만에 비극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것은 내가 만든 위조”라 고백한 소년 ‘헨리’.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은 소년의 그 진실한 고백조차 외면했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유물 위조 혐의로 법정에 선 헨리의 가상 재판에서 시작해, 사소한 거짓말이 거대한 위조극으로 번져간 사건의 내막을 쫓는다. 쓸모없어 버려진 것들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헨리는 이미 특별한 재능을 가졌지만 그 자신도, 아버지도, 세상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스스로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고 믿었던 소년이 우연히 건넨 셰익스피어 소네트 필사본 한 장. 그로 인해 얻게 된 아버지의 인정과 세상의 환호 앞에 소년은 거짓말을 멈출 수 없게 된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헨리의 간절함은 미지의 신사 ‘H’의 등장으로 더 증폭되고, 타인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려 애쓸수록 소년은 점차 자신을 잃어간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이 같은 세상의 거짓된 열광과 차가운 외면 속에서, 마침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일어서는 한 소년의 드라마다. 세상을 속였던 소년이 거짓의 무게를 마주하고 마침내 진실을 고백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아름답고 따뜻한 넘버로, 관객들에게 누구나 저마다의 삶을 써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정하게 일깨운다.
작품은 거짓을 만들어낸 헨리만큼이나 그 거짓을 믿고 싶어 하는 세상의 모습 역시 날카롭게 비춘다. 헨리가 진실을 고백했음에도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진실을 선택한다.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이 주는 권위와 명성, 각자의 욕망 앞에서 진실은 힘을 잃고 거짓은 오히려 진실의 자리를 차지한다. 각자의 욕망에 따라 진실과 거짓이 뒤바뀌는 역설은 정보가 범람하는 오늘날 ‘가짜 뉴스’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비춘다. 200여 년 전의 위작 사건이 지금 우리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들 덕에 난생처음 맛본 명성에 취한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 역에는 원종환, 김지훈, 박유덕이 캐스팅됐다.
선택의 순간마다 나타나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주는 미지의 신사 ‘H’ 역에는 박민성, 김지철, 조환지가 출연한다.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시작한 작은 거짓말로 런던 최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 역에는 이진우, 이세헌, 박상혁, 김영웅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오는 12월 8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