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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캣츠> 협력연출 및 안무 크리시 카트라이트 [No.204]

글 |배경희 사진제공 |S&CO 2020-09-21 477

<캣츠> 40년의 역사

1981년 5월 11일. 이날부터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수식어를 지키고 있는 <캣츠>의 역사가 시작됐다. 독특한 컨셉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이 작품이 어떻게 굳건한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40주년 기념 공연은 아날로그 무대의 가치가 소중해진 지금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지, <캣츠>가 부린 마법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캣츠> 협력연출 및 안무 크리시 카트라이트 
Chrissie Cartwright 


쉽게 탄생하지 않는 역사적인 작품에는 그 기록을 함께 만들어온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캣츠> 40주년 기념 내한 공연에서 협력연출 및 안무를 담당하는 크리시 카트라이트도 그런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986년 처음 <캣츠>에 참여한 후 아직까지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그에게 이 작품이 지닌 ‘마법’에 대해 들어본다.



공연계에서 당신의 커리어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저는 어릴 적에 배우 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줄곧 ‘무대에 서고 싶다’고 느꼈죠. 데뷔 후 무대 공연뿐 아니라 TV나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곳은 뮤지컬 무대였어요. 뮤지컬은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장르니까요. 뮤지컬이나 연극에 안무가로 참여하게 된 것은 배우로 활동한 지 몇 년쯤 지났을 때예요. 뮤지컬에서는 스토리 전달에 안무가 있어야 하지만, 때때론 연극에도 작품에 따라 동작이 필요하거든요. TV 쇼 안무를 맡았던 적도 있는데,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다양한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공연하는 <캣츠>에 참여하게 됐으니, 이는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죠. 

당신과 <캣츠>의 인연은 오래전에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86년 당시 어떤 역할을 맡아 작품에 합류하게 됐나요?   <캣츠>의 오리지널 안무가인 질리언 린이 제가 안무한 작품을 보고 나서 함께 일해 보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여섯 달 후에 그녀에게 진짜 전화가 걸려 온 거예요. 뉴 런던 시어터에서 상연 중인 <캣츠>에, 그러니까 <캣츠>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에 ‘아티스틱 코디네이터’로 참여해 볼 생각이 있느냐고요. ‘노’라고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제 입에서 나온 말은 ‘예스’였어요. 제 그다음 이야기는 <캣츠>의 역사에 담겨 있는 그대로입니다.

괜찮다면 2018년에 세상을 떠난 질리언 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요.   그녀에 대해 나눌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그녀가 제 인생을 바꿨다는 거예요. 질리언 린은 저의 진정한 동료이자 진실한 친구였어요. 그녀는 똑똑하고, 친절하고, 용감한 사람이었죠. 유머 감각도 뛰어났고요.

<캣츠>의 연습실 풍경은 어떤가요. 전통처럼 이어져 오는 특별한 룰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캣츠> 팀은 유머 넘치는 즐거운 연습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그래야 연습실에서 더 많은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거든요. 극장에 들어가면 매회 공연 전에 ‘고양이들’을 한데 모이게 해요. 그런 다음 다 같이 둥그런 원을 그리고 한 팀으로서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죠.

40년 가까이 공연되는 동안 때로는 시대에 따라 작품에 변화를 주기도 했어요. 당신이 기억하는 특별한 프로덕션이 있나요?   <캣츠>에는 즉흥적인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에 어떤 프로덕션이든 똑같은 공연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가장 생각나는 새로운 시도라면,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트레버 넌이 럼 텀 터거를 래퍼 고양이로 만들었던 거예요. 얼마간 그렇게 공연한 후 곧 오리지널 버전으로 되돌아왔지만, 저는 <캣츠>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좋아요. <캣츠>는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공연이에요. 

지금까지 <캣츠>에 참여하면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언제인가요.    런던에서 공연할 때였어요. 한 여성 관객이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신체장애를 지닌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어요. 그 아이가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과 만났을 때 지었던 표정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아이의 얼굴이 구원받은 듯 보였거든요. 마치 우리 공연의 그리자벨라처럼요. 

작품의 대표곡인 ‘Memory’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 넘버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혹시 이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있나요.   저는 ‘Memory’의 도입부 가사를 좋아해요. ‘Let your memory lead you, open up, enter in. If you find there,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 then a new life will begin(아름다운 추억에 마음을 열어요.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날 올 거야)’이라고 노래하는 부분이요. 그리고 <캣츠>에서 좋아하는 가사를 하나 더 꼽자면, 럼 텀 터거 솔로곡인 ‘The Rum Tum Tugger’에 나오는 ‘For he will do, as he do(그는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니까)’예요. 정말 뛰어난 표현 아닌가요?

이번 투어 프로덕션은 배우를 선발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들었어요. 힘들게 캐스팅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이번 프로덕션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오디션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힘든 과정을 거쳐 공연 경험이 많은 배우들을 찾아냈죠. 장담하건대 이들이 무대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줄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다들 재능이 정말 뛰어나요. 

<캣츠>는 기승전결의 드라마 구조를 갖춘 작품이 아니라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전에 <캣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공연을 백 퍼센트 즐길 수 있는 팁을 준다면?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축제’에서는 어떤 고양이가 새로운 삶을 얻을지 결정돼요. 이게 바로 <캣츠>의 스토리예요. 공연에서 중요한 순간은 그리자벨라가 등장하는 장면인데, 그는 한때는 아름다웠지만 불운한 삶을 살고 있는 고양이죠. 그리자벨라를 통해 우리는 삶에서 소외당하는 게 무엇인지, 하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구원하는지 배우게 돼요. 어떤 면에서는 나이를 먹어가는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인간과 매우 닮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고양이들이 훨씬 더 뛰어나죠! 

오랜 시간 <캣츠>를 함께한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캣츠>에는 우리 모두를 위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관객들이 <캣츠>의 모든 것을 사랑할 필요는 없지만, 이 이야기는 현재에 잘 어울리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바로 용서와 구원에 관한 내용이요. 이는 우리 모두 살면서 꼭 생각해 봐야 할 주제나 다름없죠. 그와 더불어 노래와 가사, 안무 모두 뛰어나요. 마치 마법을 품고 있는 작품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4호 202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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