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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BOOK]<알로하, 나의 엄마들> 코리안 디아스포라 [No.219]

글 |안세영 사진 | 2022-12-05 435

<알로하, 나의 엄마들> 
코리안 디아스포라

 

1917년 새로운 삶을 꿈꾸며 하와이로 시집간 세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원작은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이처럼 고국을 떠난 이주자의 삶과 정체성을 그린 디아스포라 문학, 그중에서도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가 최근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4대에 걸친 재일 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가 대표적이다. 한국계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의 책을 펼쳐보자.

 

 

『H마트에서 울다』(2022)
미셸 자우너 지음 |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에세이다. 한 살 때 엄마 품에 안겨 미국으로 이민을 간 저자는 여느 미국 엄마들과 달리 딸의 인생에 사사건건 간섭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뮤지션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모녀 사이는 더욱 멀어진다. 그러다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 엄마가 암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다. 엄마를 잃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 가던 어느 날, 저자는 한인 마트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었던 한국 요리에 얽힌 추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H마트에서 울다』는 저자가 직접 한인 마트에서 산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고 정체성을 되짚는 과정을 담고 있다. 2021년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리투아니아 여인』(2022)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리투아니아 여인』은 뮤지컬 마니아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김혜련의 모델이 뮤지컬 음악감독 겸 배우 박칼린이기 때문이다. 이문열 작가는 1993년 자신의 희곡 『여우 사냥』을 원작으로 한 <명성황후> 제작 과정에서 박칼린 감독을 만났고, 그의 가족사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구상했다.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혜련.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란 그는 혼혈아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다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몽골 음악가와 결혼했다가 3년 만에 이혼하고, 다시 뉴욕으로 건너가 아홉 살 연상의 연출가를 만난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혜련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곧 이중 국적과 스캔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 작품은 다국적 정체성을 지닌 김혜련을 통해 예술의 노마드적 성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이너 필링스』(2021)
캐시 박 홍 지음 | 노시내 옮김 | 마티

미국에서 나고 자라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이민 2세대 캐시 박 홍의 에세이다. 이민 1세대의 고통이 고향을 떠나왔다는 ‘뿌리 뽑힘’에서 비롯되었다면, 2세대의 고통은 미국에서 영어를 쓰며 성장했지만 누구에게도 미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아시아인으로 살아온 경험을 시로 쓰면 ‘또 인종 이야기’냐며 혹평을 받고, 자본주의, 세계화, 환경 같은 주제를 다루면 비백인에게 어울리는 ‘인종 이야기’를 하라고 권유받는 모순적인 현실에 부딪힌다. 『마이너 필링스』는 은근하게 계속되는 차별이 한 개인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 파고들며, 종종 ‘피해망상’으로 폄하당하곤 하는 소수자의Minor 감정이 결코 사소한Minor 감정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검은 꽃』(2020)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1905년 멕시코로 떠난 한국인들의 실제 이민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열한 명의 등장인물은 좋은 일자리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망해가는 고국을 등지고 멕시코행 배에 오른다. 하지만 대륙식민회사의 농간으로 에네켄 농장에 채무 노예로 팔려가 낯선 환경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린다. 계약이 만료된 4년 뒤에도 멕시코 전역을 떠도는 생활이 이어진다. 일부는 멕시코 혁명과 내전, 이웃 나라 과테말라의 정변에 휩쓸려 전장을 전전하고, 일부는 신대한이라는 소국을 세우지만 정부군에 의해 소탕당한다. 김영하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방문해 현지에서 자료를 모으고 집필을 시작했다. 유토피아를 꿈꾸었으나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담백한 문체로 되살린 이 작품은 2003년 출간되어 이듬해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2020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9호 2022년 12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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