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불란서 금고 –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이하 <불란서 금고>)는 어느 은행 지하의 비밀 금고를 둘러싸고 모인 다섯 인물의 하룻밤을 그린다. 장진 작∙연출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불란서 금고>는 장진 연출이 배우 신구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작품이다. 장진 연출은 “내가 왜 신구 선생님을 무대에 못 모셨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대본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대본을 탈고하자마자 신구 선생님을 만나 대본을 드렸다. 그 후 한 달 뒤 다시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때까지도 출연 대답을 안 주셨다. 그런데 그날 제 진심을 알아봐 주셨는지 ‘하는 걸로 하자’고 하셨다. 선생님이 그 대답을 안 해주셨으면 이 작품은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신구는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연습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내가 욕심을 낸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이 작품을 했다면 아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흔의 나이로 ‘국내 현역 최고령 배우’가 된 신구는 연극을 하는 이유를 묻자 “살아있으니까 하는 거고, 평생 해오던 거니까 하는 것”이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체력적인 준비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는 그는 “숨은 쉬고 있으니 평생 하던 일을 하려 한다. 여의치 않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후배 배우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말을 들은 장진 감독은 ‘<불란서 금고>가 어떤 작품으로 남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신구 선생님의 많은 작품 중 한 작품이었으면 한다. 저희는 선생님의 다음 작품을 또 기다린다”고 대답하며 신구를 향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신구와 함께 맹인 역을 맡은 성지루는 “(신구와 더블 캐스팅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감히 신구 선생님과 더블 캐스팅이라는 건 제게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이어 “(신구 선생님과) 한 무대에 설 수는 없지만 연습하시는 것을 보며 많이 배운다. 보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그걸 닮아가려고도 하고, 저만의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수 역에는 장현성, 김한결이 캐스팅됐다. 밀수 역은 정영주, 장영남이 맡는다. 건달 역은 최영준, 주종혁이 함께한다. 은행원 역에는 김슬기, 금새록이 더블 캐스팅됐다. 캐릭터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그리고…’ 역은 조달환, 안두호가 맡는다. 배우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신구 선생님이 출연을 결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영주는 “(이 작품에 출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신구 선생님이다. 심플하고 강력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장진 감독님의 대본에는 장진만이 가진 ‘말의 힘’이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그걸 잘 살려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장영남 역시 “신구 선생님은 저희에게 역사 같은 분이다. 그런 분과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건 정말 뜻깊은 일이다.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저 할래요’ 했다”고 출연 소감을 이야기했다.
<꽃의 비밀>을 비롯해 장진 연출의 작품에 다수 출연한 김슬기는 “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초연작이라는 것이다. 감독님의 초연작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글자에 처음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는 건 배우로서 경이로운 일”이라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주종혁은 “저에게 연극은 무서운 영역이었다. 이번에 대본을 보고 나서도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하루하루 배워가며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연극 첫 도전인 금새록은 “원래 겁이 안 났는데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하지만 감독님, 선배님들이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이것저것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관객분들의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연극 <불란서 금고>는 오는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