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Beyond 대학로’(이하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가 지난 9월 5일과 6일 양일간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파이널 리딩 쇼케이스를 선보이며 6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단체의 예비 예술인 현장 발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공연기획사 컴퍼니 봄이 주최, 주관하는 창작 뮤지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감각을 지닌 예비예술인을 발굴하고, 그들의 창작 작업과 현장 진출을 돕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처음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4편의 창작 뮤지컬이 리딩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을 만나며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두 번째 시즌은 지난 3월 시작됐다. 작가, 작곡가, 연출가 3인으로 구성된 총 6개 팀이 참가자로 선발됐고, 각 팀에게는 1차 창작 지원금과 김태형 연출가, 장우성 연출가 등 현업 전문가들의 멘토링이 지원돼 약 2개월간 작품 개발에 임했다. 이후 심사를 거쳐 우수작 3팀이 선정됐다. 팀 ‘오아시스’의 <포스트 모템>, 팀 ‘계란한판’의 <위니펙의 늑대>, 팀 ‘산타패’의 <산타, M I OK>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에게는 2차 창작 지원금과 집중 멘토링이 지원됐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4개월간 고군분투한 이들은 서로 다른 소재와 형식의 작품에 동시대의 질문을 담아냈다.
처음으로 관객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 창작진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파이널 리딩 쇼케이스를 마친 세 팀의 창작진에게 다섯 개의 질문을 던졌다.
MINI INTERVIEW
Q1. 관객 앞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 소감이 어떤가요
Q2.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약 6개월간 작품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
Q3. 작품 개발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Q4.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이라는 경험이 창작자로서의 삶에 어떤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될까요.
Q5.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싶나요.

뮤지컬 <포스트 모템>은 1926년 경성의 사진관과 형무소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에 남겨진 이름과 얼굴의 비밀을 쫓는 이야기다.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얼굴을 뒤쫓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하는 일은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의 책임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극작가 육소하, 작곡가 고영은, 극작 및 연출가 이서영의 작품이다.

A1.
육소하 아마 배우들보다 제가 더 떨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배우, 스태프, 관객들과 함께 작품에 몰입한 순간에는 떨림보다 벅찬 마음이 더 컸습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작가로서 큰 보람을 느꼈고, 동시에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좋은 작품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고영은 다양한 감상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큰 것은 ‘한 챕터가 끝났다’는 생각입니다. 곡을 다 썼을 때도, 마지막 리허설을 끝냈을 때도 들지 않았던 이 생각이 비로소 드는 것은, 작품의 완성은 비로소 본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에야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공연이 무사히 마무리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서영 3년 전, 학교 수업에서 세 명의 창작진이 만나 ‘포스트 모템’이라는 소재를 발전시키고 30분 남짓한 쇼케이스를 올렸습니다. 그 뒤로는 영영 추억 속에만 간직하게 될 줄 알았던 작품을 다시 꺼내 큰 폭으로 고쳐 쓰고, 다시 관객 앞에 선보였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벅찼습니다. 처음의 흔적은 남아 있지만 인물과 시대, 이야기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기에 오래 알고 지낸 작품과 처음 만나는 듯한 기분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개발 과정이 길었던 만큼 관객의 웃음과 집중을 직접 마주한 순간이 더욱 소중했고, 이제야 작품이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A2.
육소하 멘토링을 거치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객에게 전달되는 이야기’가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전막으로 개발하던 작품을 50분의 쇼케이스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장면을 덜어내야 했습니다. 좋아하는 장면을 지키는 것보다 작품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고영은 정말 배운 부분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뮤지컬 음악은 드라마와 함께 가는 음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에는 단순히 대본을 읽고 저의 직관에 맞춰서 곡을 써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드라마와 보다 논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음악을 쓸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음악이 드라마를 이끌기도, 따라가기도 하며 정말 다양한 표현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더더욱 극음악에 대한 흥미가 커지게 됐습니다.
이서영 멘토님들께서 무엇보다 작품에 적극적인 애정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 주셨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모두 ‘포스트 모템’이라는 소재의 힘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주셨고, 그 소재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 되려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더 선명하게 해야 하는지 쓴소리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동시에 칭찬과 격려로 저희가 작품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당장의 리딩을 완성하는 데 머물지 않고 더 멀리, 더 큰 무대를 상상하며 과감하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번 리딩을 종착점이 아닌 다음 개발의 출발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A3.
육소하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경성시대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최대한 피하고 싶었습니다. 시대와 사건보다 결국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 사람을 오래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정식 공연으로 발전시킨다면 쇼케이스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던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관계를 더 깊게 다뤄, 관객들이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넘어 인물 자체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고영은 앞서 이야기했듯, 제가 쓰는 음악이 ‘뮤지컬’ 음악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음악이 드라마와 항상 연결될 수 있도록 극과 인물을 분석하고 그에 걸맞은 음악을 쓰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다만 시간상 인물별로 극을 더 디테일하게 생각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아, 정식으로 공연화 하게 된다면 조금 더 한 명 한 명 인물의 서사를 따라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또 이번 리딩 쇼케이스는 피아노 한 대로 공연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를 확장시키고 편곡하는 과정 또한 기대됩니다.
이서영 공동 작가이자 연출로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관객이 주인공 경주의 시선을 따라 ‘사진’의 의미가 변하는 과정을 체감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경주가 누구를, 왜 찍는지, 그 선택들이 평범한 사진사였던 경주를 지워질 얼굴을 남기는 기록자로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분명히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리딩이라 충분히 구현하지 못해 아쉬웠던 것은 사후 사진을 찍는 순간 죽은 인물이 다시 생명력을 얻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정식 공연에서는 플래시와 움직임을 활용해, 누군가를 기억하려는 간절함이 찰나의 생명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A4.
육소하 상상이 실현되는 순간은 정말 마법 같았습니다. 막연하게 머릿속에 존재하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도 이번 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창작자로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창작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고영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현장의 공기입니다. 긴장감 속에서 공연이 올라가던 것, 그리고 관객과 그 반응을 마주했던 경험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멘토님과 함께 극을 개발했던 경험 또한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제 작품에 대해 디테일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던 이번 경험은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서영 관객을 만나기 전까지 작품은 창작진 안에서만 존재하지만, 관객의 웃음과 침묵, 집중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은 관객을 만나는 일이 창작 과정의 마지막이 아니라, 작품의 다음을 발견하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멘토님들과 배우분들, 스태프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힘을 쏟아주신 과정도 무척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함께 만든 시간과 관객을 마주한 순간 모두가 앞으로 작품을 계속 만들어갈 힘이 되는, 오래도록 값진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A5.
육소하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사람이나 사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역사적·사회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에는 아주 개인적인 한 사람의 이야기로 관객에게 닿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가진 ‘의미’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객이 보고 싶어지는 작품의 ‘매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의미와 매력을 모두 갖추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가 되고 싶습니다.
고영은 제가 창작자로서 목표하는 바는 다채로움입니다. 다양한 음악적 언어를 가진 작곡가일수록 더 많은 극을 표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새로운 장르를 접하고 시도 해 보는 것을 방향성으로 가지고 가려 합니다. 이번 <포스트 모템>은 진중한 성격의 극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정반대되는 극의 음악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서영 우선은 <포스트 모템>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꾸준히 개발하며, 이번 리딩에서 확인한 가능성과 부족한 지점을 정식 공연의 언어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쓰는 일과 연출하는 일을 따로 나누기보다, 한 편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배우의 몸과 음악, 이미지로 살아나는 과정까지 책임지는 창작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사랑과 상실, 기억과 연대처럼 누구나 품고 있지만 쉽게 꺼내기 어려운 감정을 뮤지컬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재미와 울림을 함께 건네는 작품,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하나의 질문이나 이미지가 오래 남는 작품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뮤지컬 <위니펙의 늑대>는 늑대 ‘울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의미를 묻는다. 혐오와 폭력,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사랑과 유대가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민한 작품이다. 극작가 최형우, 작곡가 신지혜, 연출가 임지수가 창작했다.

A1.
최형우 오랜 시간 개발하고 수정해 온 작품이 실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정말 벅찼습니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장면이 무대 위에서 구현되고, 관객의 반응까지 직접 확인하면서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지점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지혜 후련하면서 마음이 헛헛합니다. 개발과 연습 과정에는 너무 힘들어서 이 공연이 빨리 끝나기만 바랐는데 쇼케이스가 끝나고 나니 제가 이 작품을 얼마나 사랑하고 애정했는지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 작품이 꼭 본 공연으로 올라가길 바라고, 당장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꼭 대학로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제가 너무나 사랑했던 지미와 울피가 관객분들 앞에 꼭 보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임지수 성심껏 듣고, 열정적으로 논의하고, 때로는 힘겹게 부딪히는 과정에서 한 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만든 이들의 시간, 보러 온 이들의 시간에 부끄럽지 않을 공연을 올리자.” 결과적으로 팀원들의 창조적 에너지가 충실히 반영된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A2.
최형우 약 6개월간 작품을 발전시키며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작품의 의도를 관객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중요성이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작품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복적인 피드백과 수정 속에서 관객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지혜 저는 한정림 음악감독님께 음악 멘토링을 받았는데요, 가장 감사하고 좋았던 것은 제 음악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짚어주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약 4년 간 뮤지컬 개발에 매달리면서 스스로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을 감독님이 정확하고 간결하게 짚어주시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주셨어요.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을 강요하시는 게 아니라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고, 적용할 것만 적용하라고 항상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저의 약점에 대해 들여다볼 시간이 충분치 않았는데, 이번 멘토링 덕분에 제가 앞으로 계속 염두에 두고 고쳐야 할 약점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또 제 강점을 살리는 방향도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임지수 멘토님 세 분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작품 내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연을 올리는 연출가의 직무적 테크닉과 노하우를 증진했습니다. 또한 연출가로서의 향후 방향성과 진로 계획도 보다 명확하게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멘토링에 감사드릴 때마다 이오진 멘토님께서 “함께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말씀처럼 멘토님들 모두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치열하게 고민해 주시고, 때로는 진중한 조언을, 때로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주셨기에 끝까지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A3.
최형우 작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성과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입장을 놓치지 않는 데 가장 많이 신경 썼습니다. 수정 과정에서도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이 작품의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정식 공연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각 캐릭터의 서사와 함께 관계와 감정선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캐릭터의 매력과 작품의 주제가 선명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신지혜 아무래도 분위기가 정말 사기(?)인 극이다 보니 드라마를 음악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신경을 썼어요. 특히 극 특성상,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굉장히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드러나야 했는데 선율을 쓰는 과정에서도, 반주를 붙이는 과정에서도 항상 고민이 많았습니다. 추후에 정식으로 공연화를 하게 된다면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드라마가 음악 안에서 더욱 정밀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어요.
임지수 <위니펙의 늑대>는 동물이 주연으로 나오는 만큼, 대사보다 침묵과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특히 투견장의 혈투나 늑대의 사냥 장면은 격렬한 액션을 동반하기로 계획한 장면이었던 만큼, 쇼케이스에서 그 긴장감과 감정선, 폭발적 에너지를 어떻게 압축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연출적 아이디어를 더 담고 싶은 갈망과 싸워가며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전부 덜어내고, 대본과 넘버 자체가 가진 힘을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본 공연으로 올라온다면 더 풍부한 액팅과 깊이 있고 매력적인 인물들의 관계성으로 생략된 서사를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A4.
최형우 작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의 의미를 배운 경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도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신지혜 시간이 많이 흘러도 잊기 힘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작가님과 함께 개발했던 작품들 모두 참 사랑했지만 이번 작품이 유독 더 애정이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제가 톤이 어둡고, 약간은 우울할 수도 있는 음악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고 잘 못 쓰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업을 계기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거든요. 자신감이 조금 붙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번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은 처음이자 마지막 ‘예비예술인 지원사업’ 참여 프로그램이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 주신 컴퍼니 봄 관계자분들과 멘토분들께 감사합니다.
임지수 쇼케이스 참여는 처음이었기에 가슴 설레고 두근거렸지만, 비전공자 출신에 경험이 부족한 채로 임하는 도전이었기에 부담과 책임감도 컸습니다. 모두가 믿고, 도와주고 따라주었기에 성공적으로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연출가는 주어지는 자리가 아닌 얻어내고 쟁취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는 자신감이 다음 걸음으로 나아가는 데에 큰 용기를 줄 것 같습니다.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연출가 예비예술인도 모집하였기에 이 모든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창작진과 함께하는 연출가 육성 프로젝트/워크샵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A5.
최형우 지속적으로 작품을 쓰고 창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익숙한 이야기를 반복하기보다 신선한 소재와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며 낯설지만 흥미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작품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신지혜 좋은 뮤지컬을 쓰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뮤지컬은 관객의 마음속에 깊이, 오래 남는 작품입니다. 장르는 달라질지언정 저와 작가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늘 같거나 비슷한데요, 저는 저희들이 갖고 있는, 쓰고 있는 그 이야기들이 분명 관객의 마음속에 깊이, 오래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른 후,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고 ‘이런 색깔은 이 창작자들의 색깔이다’라고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창작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임지수 개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동시에 작품에 잘 녹여 작품의 메시지를 더 빛낼 수 있는 연출가가 되고 싶은데, 일단은 예비예술인이 아닌 예술인 타이틀부터 다는 게 급선무겠죠. 쇼케이스와 더불어 DIMF에서 진행 중인 ‘딤프 캠퍼스’의 연출 전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10월 초에 배우 전공생분들과 함께 무대연구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이라, 당장은 해당 공연 준비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도 연출부 쪽 진로로 정진해, 제작 과정에서 모두의 신뢰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연출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뮤지컬 < 산타, M I OK >는 1989년 사후세계의 ‘산타 공단’을 배경으로 설정해 판타지와 역사적 사실을 자유롭게 오가며 고통과 상실 속에서도 다시 기적을 상상하는 인간의 힘을 그린다. 산타 ‘미옥’이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1950년 흥남부두, 1970년 평화시장 등 다양한 역사의 순간을 무대에 올린다. 극작가 정하임, 작곡가 김지영, 연출가 김단비가 협업했다.

A1.
정하임 공연 한 달 전부터 계속 커피를 마신 듯한 각성 상태에 있었는데, 공연이 끝난 게 실감이 안 나는지 여전히 말똥한 눈으로 기상합니다. 도전해 본 적 없는 큰 규모의 작품이라 더 긴장했나 봅니다. 제 역량보다 큰 프로젝트였음에도 우리 ‘산타패’ 팀, 멘토님들, 컴퍼니 봄, 배우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분들이 계셔서 공연이 잘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참 좋았는데, 앞으로도 운이 계속 좋았으면 하는 염치 없는 바람입니다!
김지영 뮤지컬 전막을 책임지고 써보는 경험이 처음이었던 예비예술인 작곡가로서, 6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모든 마감을 끝내고 공연을 올리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의심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걱정도 잠시, 작품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다 보니 창작 방향성이 또렷해지는 순간들을 경험했고, 쇼케이스가 끝났을 때는 모든 일이 꿈만 같이 벅찼습니다. 끝났다는 게 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 산타, M I OK >의 첫 여정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에게 큰 감사를 전합니다!
김단비 제가 극 ‘T’인지라 공연을 보면서 울 일은 없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1번 넘버가 시작되고 산 타들이 ‘메리고라운드’를 노래할 때, 그들의 행복한 표정과 무대에 들어오는 연분홍 조명을 보는 순간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제가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정말 이 작품을 여기까지 만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창작진들,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멘토님들, 저희가 상상했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게 해주신 배우님들, 작품과 함께 호흡해 주신 음악감독님, 그리고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신 컴퍼니 봄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분이라도 계시지 않았다면 절대 만들 수 없었던 공연이기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A2.
정하임 정준 작가멘토님께서 지도해주신 ‘가사를 쓰고 송폼을 구성하는 방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에는 담아야 하는 내용을 가사로 쏟아내기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가장 중요한 말을 어디에 배치할지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aba’ 같은 고전적인 송폼들도 이전에는 개념만을 알고 있었다면, 이제야 그 구조의 효과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뮤지컬은 결국 음악의 힘으로 흘러가는 장르이기에, 멘토님께서 가르쳐주신 것들을 제가 더 익힌다면 뮤지컬 작가로서의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김지영 작곡 멘토링을 통해 대본이 가진 다채로운 색을 살리면서도 대극장 뮤지컬의 문법에 맞게 정제하는 법을 배웠어요. 펼쳐놓은 테마를 발전시키는 것부터 캐릭터를 부각하는 장르적 접근, 가사의 의미와 질감에 따라 템포와 반주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방식까지, 민활란 작곡 멘토님의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피드백을 통해 깨닫는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작품 전체를 바라보며 음악이 장면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선을 갖게 된 것이 큰 수확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 배움들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곡들을 써 내려가고 싶습니다.
김단비 ‘산타패’ 팀을 맡아주신 멘토님들은 극작과 연출, 극작과 음악감독, 작곡과 음악감독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다른 팀원의 멘토링 시간에도 팀원들이 함께 참여하며 각자의 분야를 넘어 작품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멘토님들께서도 한 분야의 관점에만 머무르지 않고 작품 전체를 함께 고민해 주셔서 더욱 유익했습니다. 뮤지컬은 결국 여러 창작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완성되는 종합예술인 만큼, 자신의 역할뿐 아니라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A3.
정하임 가장 큰 숙제는 ‘작품을 매끄럽게 다듬되, 평범해지도록 깎아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 산타, M I OK >는 많은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는 작품입니다. 어디까지가 작품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욕심으로 보일지 항상 고민되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식 공연으로 만들어지더라도 이 지점이 개발의 초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제 목표는 산만해질 수 있는 흐름을 음악의 힘으로 응집시키는 대본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김지영 산타공단이라는 신선하고도 자칫 방대해질 수 있는 세계를 어떻게 압축해서 보여줄지가 큰 숙제였어요. 음악이 길을 잃지 않고 새로운 개념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메리메리메리하게’, ‘메리고라운드’, ‘울면 안 돼’ 등의 주요 멜로디를 계속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음정과 박자를 조금씩 바꿔 불러보며 단체 넘버에서는 집단의 에너지가, 규모가 작은 넘버에서는 인물의 성격과 욕망이 잘 나타나는지 점검하면서요. (수많은 멀티를 소화한 배우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본 공연에 간다면 리딩에서 미처 펼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더 힘 있게 확장해 보고 싶습니다.
김단비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시공간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실제 본 공연까지 고려해 극작 과정에서부터 무대 구상과 전환 가능성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대극장 무대는 화려하고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한정된 예산 안에서 다양한 시공간을 표현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산타공단의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소원 처리 방식에서 착안한 컨베이어벨트 조각들로 뉴욕 장난감 백화점과 평화시장을 연결하고, 여섯 개의 철제 계단 유닛으로 흥남부두의 군함, 베를린 장벽,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호 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컨베이어벨트 구상에서 작가님이 영감을 받아 ‘거꾸로 달려’라는 넘버가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창작은 서로의 아이디어가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정임을 배웠습니다.

A4.
정하임 창작자로서 마음껏 꿈을 펼쳐내기를 응원받았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차세대 뮤지컬 페스티벌’의 ‘beyond 대학로’라는 콘셉트에서도 보이듯, 멘티들이 겁내지 않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기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 산타, M I OK >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저는 크게 잃을 것이 없는 신진 창작자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큰 부담과 책임을 갖고 창작활동에 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차뮤페’에 참여했던 기억을, 창작자로서의 포부와 날개를 마음 한편에 계속 간직하고 싶습니다.
김지영 믿음과 격려 속에서 저를 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창작자로서 ‘내가 가는 방향이 맞나?’ 고민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은 앞으로도 종종 있겠지만, 그때마다 ‘차뮤페’에서 저와 제 음악을 믿어준 사람들의 응원을 떠올리고 싶어요. 대본이 참 좋았기에 음악으로 이 독창적인 이야기를 잘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바짝 긴장하기도 했는데요, 창작 회의와 멘토링을 여러 차례 거치며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조금씩 갖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김단비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진득하게 하나의 작품을 붙들고,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며 결국 그 끝에 작품을 완성해 낸 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때로 힘들 고 지치지만, 그 모든 시간을 견디고 마침내 무대에 올리는 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찬란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무리 힘들었던 순간도 공연이 끝나고 나면 결국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우리가 계속 공연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경험은 앞으로 공연을 만들어가며 만나게 될 수많은 시련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또 힘든 순간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역경 끝에서 만날 수 있을 찬란한 순간을 기대하며 다시 작품을 붙들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습니다.
A5.
정하임 저의 짧은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공연이라는 것이 저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은 듯합니다. 다만 제가 추구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더 날카로우면서도 더 따뜻한 재치를 가진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위트를 무기로 세상과 싸우고, 또 다시 위트를 내세워 세상과 화해하고 싶습니다.
김지영 현재로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창작’이라는 일을, 더 나아가 여러 파트의 사람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작품을 함께 완성해 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정말 운이 좋게도 성실하고 출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모아 작업할 수 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제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건강도 잘 챙기면서, 오래도록 끈기 있게 창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공감하고, 또 누군가와 공명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공연이라는 방식으로 꾸준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김단비 처음에는 연출가로서 작품의 전체적인 장면과 그림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직접 연출하고 장면을 구상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가 머릿속으로 그리고 표현하고 자 했던 시간과 공간, 인물의 감정을 빛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조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조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연출과 조명, 두 영역의 경험을 꾸준히 이어가며, 제가 어떤 방식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표현하고 싶은지 더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