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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뮤지컬 아티스트로서의 자긍심 [NO.97]

글 |김유리 사진제공 |SMAF 2011-10-10 4,478

현재 뮤지컬 업계의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작곡가, 연출가, 오케스트라 등 아티스트들이 주축이 된 ‘서울 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이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간 열렸다. 심포지엄과 벼룩시장, 쇼케이스,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열린 3일간의 뮤지컬 축제의 장을 기억해본다. 

 

 

 

 

#20110917 첫째 날 : SMAF Creative! 심포지엄
페스티벌 첫째 날에는 뮤지컬의 미래를 여는 학술 행사 ‘SMAF Creative! 심포지엄’이 열렸다. 현재 극작가, 작곡가, 연출가, 음악감독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들이 예비 아티스트들에게 뮤지컬 창작의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사전 이메일 신청으로 참석한 100여 명의 참가자는 관련 학과 학생이나 졸업 후 작업을 준비 중이거나 아마추어 창작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크리에이티브 심포지엄은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뮤지컬’, ‘뮤지컬 창작의 단계’, ‘함께 만드는 뮤지컬’ 등 총 세 세션으로 앞의 두 세션은 지혜원 평론가, 마지막 세션은 조용신 평론가의 진행으로 각각 80분씩 진행되었다.


작곡가 이지혜와 박정아, 음악감독 변희석, 작곡과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는 원미솔이 참여한 첫 번째 세션은 뮤지컬 장르의 중심에 있는 ‘뮤지컬 음악’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뮤지컬 작곡이 다른 장르의 작곡과 구별되는 점, 작곡가와 뮤지컬 음악감독의 역할과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네 명의 패널이 입을 모았던 것은 ‘드라마와 음악적 드라마를 맞추는 문제, 연출가와의 협업이 가장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외에도 뮤지컬에서 음악이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한 사례를 실제로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두 번째 세션 ‘뮤지컬 창작의 단계’에서는 <빨래>의 극작가 추민주와 <왕세자 실종사건>의 극작가 한아름, 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와 연출가 유희성에게 뮤지컬 창작의 첫 단계인 아이디어 도출부터 무대에서 막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뮤지컬 창작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장르에 맞는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에서 패널들은 뮤지컬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테마는 없지만 풀어내는 방식의 차이는 있음을 각각의 사례를 들어 증명하였다. 또한, 창작에 입문하는 단계에서 창작 작품과 더불어 원작이 있는 작품도 다양하게 작업하며 틀을 배우고, 장르가 달라졌을 때의 낙차, 하나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기준의 유무 등을 경험해볼 것을 권했다.

 


세 번째 세션은 “함께 만드는 뮤지컬”이라는 주제로 조광화 극작가 겸 연출가, 원미솔 작곡가 겸 음악감독, 이지혜 작곡가 겸 작사가가 참여하여 앞선 세션에서 모두가 강조하였던 협업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뮤지컬 <천사의 발톱>과 연극 <됴화만발>을 함께 작업한 조광화와 원미솔은 “마음이 잘 맞을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프로듀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혜와 원미솔 두 작곡가는 “리듬감 있는 가사를 쓸 수 있는, 음악적인 언어로 드라마를 구체화해줄 수 있는 작사가”와의 이상적인 협업을 이야기했다. 조광화는 극작가로서 연출과의 협업, 연출가로서 무대디자이너, 조명디자이너등과의 다양한 협업으로 시너지를 일으킨 예를 설명하며 “뮤지컬 협업의 키워드는 연출가다. 창작자 간의 갈등이 생길 때 조율하고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배우나 스태프 인선을 잘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객석에서는 작가와 안무가와의 협업, 제작자와의 이상적인 협업, 뮤지컬 작곡만으로 생활이 가능한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고, 패널들은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다 실질적인 답변을 주었다. 


평론가 조용신은 “뮤지컬 백만 관객, 제작비 2,000억 원 시대지만 여전히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은 소수다. 그 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창작 인프라의 확충”이라 언급하며 앞에 앉아있던 미래의 창작진를 격려하며 심포지움을 정리했다. 심포지움에 참여했던 작곡가 지망생인 이가희(22)는 “현직 종사자들에게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극작가 겸 연출가를 지망하고 있다는 김선영(28)은 “협업은 본격적으로 진입을 했을 때의 문제다. 개인적으로 대본을 쓰고 있지만 협업할 수 있는 작곡가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교육이 이뤄지면서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부족한데, 이번 페스티벌을 기점으로 그런 ‘장’이 구축되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10918 둘째날 : SMAF Flea Market / SMAF Fringe! Showcase

두산아트센터 객석 2층 로비에서 진행된 벼룩시장에는 그야말로 누군가의 소중한 보물 상자를 가져온 듯 추억의 물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뮤지컬>과 <씬 플레이빌>이 기증한 초기 본을 포함한 과월호와 각 기획사에서 기증한 DVD와 음반, 그 외 프로그램북과 티셔츠, 손수건 등의 머천다이징 물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중 콘서트에 참여하는 배우들에게 사인을 받은 물품은 가격이 조금 더 높았음에도 가장 먼저 판매되었다.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미리 와 있던 관객들을 위해 계획된 시간보다 한 시간을 일찍 오픈한 벼룩시장. 물품들은 금방 동이 났고, 한 중년의 신사가 뮤지컬을 좋아하는 딸에게 선물하기 위해 더뮤지컬 10주년 기념 전시를 위해 제작되었던 만화가 박희정의 <렌트>액자를 구입하는 훈훈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오후 3시부터 객석 1층 로비에서는 ‘프린지 쇼케이스’가 시작되었다. 현재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기성 창작진의 작품 2편(<마마, 돈 크라이>, <겨울연가>)과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신진 창작진의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지원작 2편(<이채>, <아보카토>), 그리고 뮤지컬 계의 미래를 담당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음악극창작과 학생들의 작품 3편(<선혈의 매화검>, <웨딩플레이어>, <벽>)등 총 7편의 작품이 각각 20~30분 내외로 공연되었다.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기성 아티스트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신진 아티스트, 그리고 앞으로 뮤지컬의 미래를 담당할 예비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함께 공연되는 소중한 자리여서 였을까, 날씨가 좋았던 일요일임에도 주최 측이 예상한 수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찾았다. 특히 학생들의 공연이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연된 작품 중 <선혈의 매화검>과 <웨딩플레이어>의 작사를 담당한 이유진(한예종 음악극창작과 대본·작사 전공)은 “일반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고, 관객 중에서도 <마마, 돈 크라이> 공연을 보러 왔다가 다른 공연도 좋아서 모두 봤다는 김연수(23) 학생은 “볼 기회가 없었던 학생 공연을 보게 돼서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20110919 셋째날 : SMAF Pride Concert ; The M.C. with Friends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월요일에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프라이드 콘서트’가 열렸다.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한 500명이 한꺼번에 모여들면서 티켓 박스 앞이 장사진을 이뤄 시작이 약간 지연되기도 했지만 줄서 있는 관객들은 기대에 찬 눈빛이었다.


객석에 불이 꺼지면서 늘 오케스트라 피트 안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문정 음악감독과 31인조 뮤지컬 오케스트라 The M.C.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캣츠>의 ‘서곡’으로 시작된 오프닝 연주는 <에비타>, <미스 사이공>, <맨 오브 라만차>의 음악으로 이어졌다. 오프닝 연주를 끝낸 김문정 감독은 “더 엠씨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번째 콘서트인만큼, 기존의 갈라쇼와는 차별화 된 공연을 만들고자 고심했다. 재미있게 놀자는 맘으로 나왔으니 함께 즐겨달라”고 인사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한 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특급 배우 19명이 The M.C.의 ‘친구’로서 출연했다.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의 유명 넘버를 의외의 캐스트가 불러 관객을 포볼절도하게 만든 워너비 송 콘서트 순서가 끝나고 오케스트라가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배우들이 마련한 ‘스페셜 무대’가 꾸며졌다. ‘배우, 오케스트라 되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군대에서 드럼을 배워 각 잡힌 리듬을 구사하는 정성화와 자유로운 영혼의 베이스 송용진을 주축으로 박건형, 구원영, 이정미가 직접 오케스트라 밴드 ‘앵그리 버드’를 결성하여 <헤드윅>의 ‘Tear Me Down’과 ‘Wicked Little Town’을 직접 연주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은 김문정 음악감독이 강사가 되어 관객에게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악기에 대한 설명을 선보였던 ‘렉쳐 콘서트’였다. 오케스트라의 악기 파트를 소개하고, 각 악기가 표현할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주로 담당했던 뮤지컬 넘버의 일부분을 시연했으며,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객의 친밀감을 높이는 시간이었다. 예매 관객에게 미리 나눠준 간단한 악기 ‘에그 셰이크’를 흔들며 무대 위 오케스트라와 배우, 관객이 함께 <맘마미아>의 ‘댄싱 퀸’을 부르면서 신나고 유익한 ‘렉쳐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또한, 김문정 감독과 The M.C.는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하는 배우와 관객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도 잊지 않았다. 10명의 배우가 뮤지컬 <코러스 라인>의 오디션 부분을 콩트로 선보였던 ‘A Chorus Line’이 배우 윤정렬의 ‘The Impossible Dream’으로 이어지면서 김문정 감독은 “악기 하나하나가 모여 커다란 하모니를 이루듯 배우도 한 명 한 명이 모여 힘 있는 앙상블을 이룬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배우가 만나 관객에게 다가간다”며 “늘 관객에게 진실한 소리와 진실한 마음이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The M.C.가 직접 편곡 연주한 미니 팝 콘서트를 마친 후 오케스트라를 비롯하여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나와 뮤지컬 <페임>의 ‘I Sing the Body Electric’으로 이날의 콘서트가 끝이 났고, 아울러 삼일간의 뮤지컬 아티스트들의 페스티벌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삼일 간의 축제에 모두 참여한 관객 정애희 씨(40)는 “행사 전반이 신선했다. 첫날엔 뮤지컬을 만드는 각 파트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둘째 날엔 볼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모든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컬의 뒷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시간가는 줄 모르게 삼일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역시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객 신혜순(39)은 이번 SMAF행사에 대해 “1회니까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과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뮤지컬을 잘 몰랐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1 <코러스라인>을 패러디한 코너. 연출가 안드로이드 웨버의 신작 <100억원 들였어!>, 정상훈이 직접 대본과 연출을 맡아 한달여간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라고. 2 <지킬앤하이드>의 `In his eyes`를 열창하는 최정원과 조정은. 초연 루시와 2011년 엠마가 만난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3 <영웅>의 `운명`을 부르는 정성화. 이 날 정성화는 이토와 안중근 1인 2역을 한 무대에서 선보였다.

 

4 `The Phantom of the Opera`를 코믹버전으로 열창한 송용진과 구원영. 고음 파트를 서로에게 떠밀고 있는 모습 `니가 해` `니꺼잖아!` 5 The M.C.오케스트라의 박진석 악장. 이 날 콘서트는 `The M.C. with Friends`라는 제목에 걸맞게 늘 피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다. 6 <쓰릴 미>의 `Nothing like a Fire`를 부르는 임기홍과 정상훈.생각보다 훨씬 진지했던 무대. 진짜로 <쓰릴 미>에서 볼 수 있는 건가요?

 

 

 

7 <시카고>의 `올댓재즈`를 The M.C.오케스트라가 함께 부르고 있다. 노래와 더불어 밥포시의 안무까지 깜찍한 퍼포먼스를 준비한 오케스트라 8 앵그리인치 아니죠. 앵그리버드 맞습니다. 콘서트를 위해 급결성된 배우밴드 앵그리버드를 소개합니다. 연주되는 노래는`Tear Me Down` 드럼 정성화, 기타 박건형, 키보드 구원영, 이정미, 보컬 양준모,베이스 송용진 9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Lecture Concert. 김문정음악감독과 배해선, 서범석이 악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7호 2011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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